- 잦은 야근과 이른 출퇴근이 능력의 척도가 될 수 있을까? 최근 기업과 정부 부처에 ‘워크 스마트’ 열풍이 불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올 1분기 286개 공공기관 전체 임직원 중 5%가 다양한 탄력근무제와 원격근무제 등 유연근무제를 활용했다고 밝혔고, SK그룹도 팀장 재량하에 자율출퇴근제도를 도입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3월 발표한 보고서 ‘한국기업의 워크 스마트 실천 방안’에 따르면, 워크 스마트의 기본 원칙은 ‘창의 기반 생산성과 일과 생활의 균형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편집자>
포스코가 사내에 마련한 창의놀이방에서 정준양 포스코 회장(앞줄 가운데) 등 임직원들이 게임을 즐기는 모습. 이제 한국 기업들도‘똑똑하게 일하기’에 관심을 갖고 있다.
워크 스마트는 한마디로 ‘머리를 써서 창의적으로 일하자’는 것인데, 자발적인 창의성을 기대하려면 종업원 직무만족도뿐 아니라 개인 생활의 만족도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된 것이 일과 생활의 균형이다. 워크 스마트의 전제는 일과 생활이 대립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며, 이는 조직과 개인의 목표가 조화 가능한 것이라는 사고방식과 그 맥락이 같다.
기업에서 유연근무제도 등을 도입하며 일과 생활의 균형(WLB·work and life balance)을 지향하려 해도 20세기 산업사회의 ‘투입 노동시간의 증대=생산성 향상’이라는 패러다임과 맞물려 개개인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일과 생활의 균형이나 생산성 관리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물리적인 작업공간의 관리(Hardware), 정책과 제도, 일하는 시간의 관리(Software), 모든 것이 연결되는 네트워크(Network)의 트라이버전스(Trivergence)를 통해 개인의 자발적인 창의성에 기반을 둔 새로운 가치 창출과 일과 생활의 균형을 함께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효율성과 효과성
삼성그룹이 2010년 12월 22일 동짓날을 맞아 직원들의 ‘워크 스마트’를 독려하며 사내 인트라넷인 ‘마이 싱글’ 첫 화면에 띄운 메시지.
워크 스마트를 추진해나가는 과정에서 각 기업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회사의 업의 개념이나 경영 상황으로 보아 워크 스마트를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려는 물론, 직원의 가치관과 니즈, 또는 사업이나 직무의 특성 및 문화적인 환경에 따라서도 고려해야 할 요소가 달라질 수 있다. 물론 최고경영자가 혁신 주도형이냐 아니면 현상유지 관리형이냐에 따라서도 많은 부분이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제반 환경과 여건을 감안해 워크 스마트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계별로 다양한 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데, 조직이 처한 상황에 따라 취사선택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적용해볼 수 있는 규범적(orthodox)인 단계를 제시하면 과 같다.
한편 21세기 창조경제를 맞아 일 관리의 초점이 단순한 생산성에서 창의 기반 생산성으로 이동함에 따라 생각해보아야 할 개념이 바로 효율성(Efficiency)과 효과성(Effectiveness)이다. 효율성에 초점을 둔 생산성은 업무 과정상의 투입과 산출에 착안한 개념이며, 효과성에 초점을 둔 생산성은 창조적인 업무를 수행할 때 필요한 질적인 요건의 충족도에 착안한 개념이다.
화이트칼라의 생산성 향상은 효과성과 효율성의 양면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으며, 이들은 병렬적인 관계가 아니라 인과관계라는 것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워크 스마트는 개인에게 자발성에 의한 창의성의 발휘를 요구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개인 수준에서 끝나서는 안 되고, 조직 및 집단의 창조성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단순히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아닌 정보를 함께 가공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협업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워크 스마트에서 지향하는 집단지성의 활용이다.
한국 기업의 워크 스마트에 대한 인식 수준을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도출하고자 2011년 6월 29일부터 열흘간 설문조사를 실시해, 삼성경제연구소 홈페이지(seri.org) 회원 및 몇몇 기업의 임직원 1776명으로부터 회답을 받았다. 설문은 공간 관리 등 1차 연구에서 워크 스마트 추진영역으로 제시했던 내용들의 현재 수준에 대한 질문과 워크 스마트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묻는 40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본 설문조사는 설문에 응답자의 직급, 직군, 성별 등 인적 속성을 포함해 계층별 분석이 가능하도록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설문 응답자 중 대기업, 경영지원 직군, 고직급, 남성 직원이 과대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워크 스마트를 통해 업무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설문에서 82%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응답해 워크 스마트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워크 스마트가 일과 생활의 균형에 미칠 영향에 대한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81%가 워크 스마트를 통해 일과 생활의 균형이 증진될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 40% “관행 및 조직문화가 워크 스마트 저해한다”
워크 스마트를 저해하는 요인을 묻는 설문에서는 ‘관행 및 조직문화’(41%)를 가장 많이 지적해 워크 스마트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조직문화 개선이 시급함을 보여주었다. ‘경영진(상사)의 의식’이 29%로 뒤를 이었으며, 인사제도 및 업무처리 절차를 지적한 응답자도 13%에 달했다. ‘개인의 전문성 부족’을 지적한 비율도 7%로 나타나 워크 스마트를 위해서는 직원들의 역량을 높일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사무공간에 대해서는 57%의 응답자가 보통 수준이거나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응답했는데, 실내온도·환기(30%), 소음진동(18%) 등 환경적 요인이 불만요인으로 제기됐다. 한국 기업의 사무공간은 대부분 개방적인 형태로 나타났는데, 이는 조직구성원 간의 상호작용 촉진에는 적합하나 프라이버시가 확보되지 않아 양자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창의적으로 일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공간으로 응답자들은 업무집중 공간(39%)과 리프레시 공간(32%)을 많이 지적했다.
한국의 직장인들은 시간 통제감이 낮고, 시간 압박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결과를 통해 업무 흐름이 자주 끊기고 낭비하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 시간 통제감이 높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시간 통제감이 높지 않은 사람들이 만성적인 잔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전체 응답자의 27%가 만성적 잔업에 시달리고 있다고 응답한 반면, 시간 통제감이 낮은 사람의 경우 그 비율이 47%에 달했다. 한편 유연근무제(원격근무, 자율출퇴근제 등)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는데, 응답자의 80%가 유연근무제를 택하겠다고 응답했다.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업무의 비중이 20%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약 60%로 업무 구조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장시간 회의문화가 워크 스마트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많이 지적됐다. 의사결정 속도에 대해서도 50%만이 적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한국 기업의 의사결정이 신속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응답자의 약 90%가 아이디어 창출 제도가 없거나 있어도 유명무실하다고 응답했으며, ‘동료와의 일상적인 지식 교류’(21%)를 가장 효과적인 지식확보 수단으로 꼽았다. 성과 평가 및 보상 방식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16%만이 만족한다고 답했으며, 업무 결과 이외의 요소에 의한 평가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생산성 높여 새로운 시간 창출하자
구체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워크 스마트 추진 방안에 대해 알아보자. 워크 스마트를 위한 작업공간은 개인의 창의성을 이끌어내고 이를 조직 창조성이라는 시너지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사무공간을 효과적으로 혁신하려면 집중공간의 확보, 교류공간의 조성, 효과적인 팀 작업공간의 확보에 유의해야 한다. 사무 공간 내의 변화뿐 아니라 공간 자체의 개념이 확장되고 있는데, 정보통신기술, 일과 생활의 균형 추구 등의 다양한 니즈에 따라 유연하게 사무공간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언제 어디서라도 근무할 수 있는 모바일 오피스도 등장하고 있지만, 각 조직이 놓인 상황과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적절히 조합해나갈 필요가 있다.
시간 관리는 양적으로 근로시간을 구속하는 것이 점점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만큼 시간 사용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업무 흐름의 끊김을 방지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하며, 시간 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한 눈치성 잔업인 페이스 타임은 시간 관리를 저해하는 요인이므로 제거해야 한다.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시공간의 제약 없는 근무가 가능해지면 직원들은 자율적인 시간 관리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워크 스마트의 일 관리는 기본 업무의 효율화 및 업무 개선으로 시간당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새로운 시간을 창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워크 스마트 관점에서 시간당 생산성을 높이는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1차 연구에서 제시한 일의 방법, 창조적 지식의 교류, 성과보상 영역에 관한 내용을 종합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1차 연구에서 제시한 각 영역의 추진 내용들은 아주 새로운 내용이라기보다는 ‘계획(Plan), 실행(Do), 평가(See)’라는 전통적인 일 관리의 방법론과 연계된다. 워크 스마트는 효율성과 효과성을 감안하여 단계별로 수단을 취사선택하면서 추진해나가야 한다.
단계별 추진 방안
[제1단계] 체감형 변화 추진: 가시화/제도화
워크 스마트는 결국 조직구성원들의 참여와 자발성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실패하기 마련이므로 시작 단계에서부터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제1단계로 가시화 및 제도화를 추진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공간 관리다. 한국 기업의 사무공간은 대부분 개방적이기 때문에 조직 단위별로 자신들의 업무 특성에 맞는 지식을 공유하고, 협업을 증진하며, 소통을 강화할 수 있다. 따라서 개방형 사무공간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하고, 적절하게 변화, 유지, 보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개방형 구조의 사무실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획일화된 개인의 작업공간을 개인화(personalization)하는 것은 임직원이 업무에 몰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위계적인 형태를 띠는 개방형 사무실은 일반 직원과 간부들이 동일한 크기의 책상에 둘러앉아 일을 하는 탈권위형 수평구조로 공간을 재배치함으로써 통제와 위계로부터 발생하는 소통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
핫 데스킹(Hot desking)은 개인 책상을 없애고, 책상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자유좌석제(Free Address), 변동좌석제라고도 이야기할 수 있다. 고정 자리를 없애고, 자기가 앉고 싶은 자리에 앉아 사람들의 위치와 구성이 바뀌며 소통이 활성화되고, 일시적으로 팀을 구성해 일할 때 별도의 재배치나 공간 확보 없이 바로 실행할 수 있다. 또, 잘 계획된 방식으로 책상을 공유하면 그만큼의 공간 사용을 줄일 수 있고, 이는 바로 임차료 등 고정비용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핫 데스킹을 시행하는 과정에서는 자기영역(territory) 의식에 대한 순기능과 역기능을 동시에 고려해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데, 여러 가지 업무 방해 요소에서 벗어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별도의 집중근무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개인의 업무공간과 작업을 위한 팀 공간의 재구성만큼 중요한 것이 창의적인 교류공간의 설계다. 창의적인 공간은 기본적으로 리프레시하면서 다양한 자극을 통해 영감을 받고 동료들과 유대관계를 쌓을 수 있는 공간으로, 기존 휴게실의 개념에서 벗어나 새롭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핫 데스킹’으로 개인 책상 치우고 눈치성 잔업 없애기
모바일 오피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기술 지원이 필요하고, 조직이나 인간적인 차원에서도 원활한 상호작용, 조직 몰입, 소속감 등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 및 훈련이 필요하다.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원격근무(Telework) 시스템의 진보를 계기로 재택근무제도나 스마트워크센터를 적극 활용해보는 것도 개인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시간 관리는 시간 사용의 질을 높여 창조적인 작업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시간 관리를 위해 집중시간제, 타임오프제, 자율출근제, 완충시간제 등의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집중시간제는 집중해서 업무를 수행하는 시간블록을 두는 제도로 집중시간에는 온·오프라인 회의 등 동료 직원과의 상호작용(interaction)이 금지되고, 독립적인 업무수행만 해야 한다. 끊김에 따른 시간손실로 인한 시간 압박감에서 벗어나는 것이 이 제도의 목적이다.
집중시간제 도입과 더불어 동료 직원의 시간을 존중하는 문화도 구축돼야 하며, 자신만의 집중시간을 정하는 등 직원 개개인의 노력도 필요하다. 멀티태스킹 기술을 기르는 것도 필요하다. 페이스 타임, 특히 눈치성 잔업을 없앨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정시 퇴근을 강제하는 것이다. 일명 ‘타임오프(time off) 제도’라고 하는데, 퇴근 시간이 되면 전 직원을 퇴근시켜 회사에 남아 있는 사람이 없게 하는 것이다. 정시퇴근문화를 구축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퇴근 시간이 되면 모두 퇴근해 퇴근 시간 이후에 회사에 남아 있는 것이 상당히 예외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전략맵과 SNS 이용
한편 타임오프제는 자율출근제와 병행해 실시할 수 있다. 자율출근제는 회사에서 일률적으로 정한 시간이 아닌 직원 자신이 선택한 시간에 출근을 하고 그에 따라 퇴근하는 제도다. 퇴근 시간이 전 직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경우와 비교해 퇴근 시간이 지난 후에 회사에 남아 일하는 눈치성 잔업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무 끊김 등에서 오는 시간 압박 해소를 위한 수단으로 완충시간(buffer time)제를 고려할 수 있다. 업무를 잠시 중단하더라도 직원들에게 여유를 부여함으로써 더 ‘큰’ 것을 얻는 것이 완충시간제의 목표다.
워크 스마트를 위한 일 관리를 임직원들이 체감하게 하려면 미션을 명확히 하고 집단지성을 활용해야 한다. 조직의 미션과 개인의 역할을 연결하는 방법과 관련해 좋은 시사점을 제공해주는 것이 전략맵(Strategy Map)의 사고방식이다. 전략맵은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조직 전체의 방향성과 조직 내 자신의 위치나 역할, 공헌도 등을 이해시키기 쉽기 때문에 전략 실행 시 의견통일의 도구 또는 동기부여를 위한 도구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또한 이미 개인적인 수준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는 SNS를 업무에 활용하게 하는 것도 사원들이 변화를 실감하게 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조직 내부에서 정보가 수평적으로 흐르면서 동시에 구성원들이 중심이 되는 채널을 만들 필요가 있는데, 많은 투자를 하기가 꺼려진다면, 기업을 상대로 SNS 서비스를 하고 있는 야머(Yammer)와 같은 외부의 리소스를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과거의 유산이라고 생각되는 ‘사원제안제도’를 새롭게 재해석해 불특정 다수의 집단지성을 활용함으로써 성과를 올릴 수도 있다. 또한 회의의 양과 질을 개선함으로써 효율적으로 합의를 이루고 효과적인 정보의 공유를 도모해나가는 것도 일 관리의 변화를 보여주는 방법이다.
워크 스마트는 기본적으로 장시간 노동에 의한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질적인 노동과 성과 자체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하는 시간이 아닌 결과 중심의 평가, 업무의 절대적인 양보다는 업무 수행 과정의 질, 결과의 질, 단기 효율성 및 장기 효과성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서는 최근 일본기업들이 많이 도입하고 있는 역할평가제도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즉 성과주의라 해 결과만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역할을 배려한다는 것인데, 부가가치에 대한 공헌도를 성과와 역할로 나누어 생각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제2단계] 실천과 효율 제고
워크 스마트의 1단계 활동을 통해 방향이 명확해지고, 조직구성원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게 되었다면, 구체적으로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2단계 활동이다.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 운영한다고 해서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도입된 제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반 환경 및 문화를 제대로 구축해야 의도했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관심과 소소한 개선 활동이 수반돼야 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워크 스마트의 제2단계에서 추진해야 할 활동으로 먼저 최고경영자의 분명하고도 지속적인 메시지 전달과 조직구성원들의 자발성을 이끌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직이 추구해야 할 목표와 성공의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은 워크 스마트의 시작이자 끝이다. 조직의 비전이나 목표, 성공의 기준이 명확해졌다면 조직의 구성원들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나서서 자신의 업무를 효율적, 효과적으로 개선해나갈 수 있는 분위기 및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또한 조직구성원들 간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기 위해 정서적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서적 소통이 활성화돼 관계가 좋아지면 직무만족도가 높아지면서 몰입도가 높아지고 동료와 쉽게 협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정서적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임직원 간에 업무 외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부서 간 활동(Cross Meeting)’을 통해 스킨십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서적 소통은 워크 스마트의 기본
한편 워크 스마트 관련 활동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를 통해 조직구성원들에게 확실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인식시켜줄 필요가 있다. 효과적인 업무처리 사례를 많이 발굴해 조직 내에 전파하는 일도 중요하다. 또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기기들을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내고 모델케이스를 만들어 끊임없이 전파하며, 가상공간을 활용한 집단지성을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하다. 교육과 홍보뿐만이 아니라 운영방식에 대해서도 목적에 어긋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인프라를 개선해야 한다.
워크 스마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중간관리자들의 의식을 바꾸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평가 권한을 가진 관리자가 무심코 던지는 한마디로 인해 워크 스마트를 위한 다양한 활동이 한순간에 무의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간관리자들이 창조경제시대에 워크 스마트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하고, 이를 토대로 구성원들을 관리할 수 있도록 관리자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철저히 학습시켜야 한다. 특히 원격근무는 고립감을 유발할 수 있고, 임직원 간 상호 교류가 부족해져 협업이 필요한 업무에서 갈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세심하게 관리해야 하는데, 이 역시 중간 관리자들의 멘토링을 통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성공적인 워크 스마트를 위한 지원체제를 확고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워크 스마트는 공간 관리, 시간 관리, 일 관리를 개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하나의 운영주체가 통합적으로 제도를 지원하고, 운영 방식에 대한 노하우를 전파해나가야 한다.
[제3단계] 선순환 구조의 정착: 성과 관리와 피드백
가시적인 조치들과 제도화를 통해 조직구성원들이 변화를 체감하고, 문제점을 해결해나갔다면, 그 결과로서 조직 내에 작더라도 성공 사례가 나타나야 하고, 워크 스마트 활동이 항구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 따라서 워크 스마트의 제3단계 활동은 조직별로 성과 관리의 기준을 정하고, 구체적인 성공 사례를 발굴한 후, 타 조직에 이를 효과적으로 전파해 공유함으로써 자신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해야 한다.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는 선진 사례가 아니라, 동료들의 크고 작은 성공 사례가 오히려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제1단계에서 이루어진 가시적인 조치나 제도, 이와 관련된 활동에 대한 조직구성원들의 긍정적인 태도와 자발성이 형성되면 워크 스마트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것이다.
화이트칼라의 경우 무엇을 지표로 생산성을 측정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하지만 재무지표든 비재무지표든 그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평상시에 ‘계획하고 실행하고 확인하고 평가하는’ PDCA(Plan, Do, Check, Appraisal)의 관리 사이클을 정상적으로 운용하면 결과적으로 화이트칼라의 효율적인 활용으로 연결되고, 생산성도 증가할 것이다. 목표치를 전기의 실적을 기초로 경영진의 예측과 기대를 포함시켜 실현 가능한 것으로 설정하고, 그것을 조직구성원들이 납득하게 되면 PDCA의 사이클이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PDCA라는 관리 사이클의 효과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조직구성원들이 가능한 한 높은 목표를 실현 가능한 목표로 인식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동료효과(Peer Effect)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목적을 이러한 동료효과의 방향성과 일치시킬 수 있다면 조직구성원들은 자발적으로 기업에 유리한 결정을 하게 되거나 상부에서 내려온 결정에 스스로 따르게 된다. 조직이 제시하는 목표에 대한 납득성을 높이고, 목표 달성을 위한 긍정적인 동료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부서 이기주의, 정보 독점주의를 깨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직원들이 경쟁관계에서 벗어나 상호 협력적인 목표를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워크 스마트의 핵심은 자율적인 참여
일과 생활의 균형을 구현하면서 창의 기반 생산성을 높이자는 워크 스마트는 향후 100년을 화이트칼라의 생산성 향상에 의지해야 하는 21세기형 기업에는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다. 워크 스마트는 조직 내외부의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기존 업무 스타일의 효율성, 효과성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차원의 선택을 해야 하는 일종의 변화 관리로 이해할 수 있다. 변화에는 혁신적인 변화와 점진적인 변화가 있는데, 어떠한 변화를 선택할 것인지는 각 조직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워크 스마트 시대에는 기존과는 다른 관리방식을 요구한다. 모든 프로세스를 연계해 성과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먼저 경영진은 개개인의 역할과 직무를 명확히 해주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인프라를 구축해주며, 교육훈련 및 평가시스템을 정비해주어야 한다.
또한 지속적인 소통과 피드백을 통해 업무상의 장벽을 제거해주고,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면서 동기를 부여해나가야 한다. 작업자의 입장에서도 적극적으로 개인의 창의성을 조직의 창조성으로 연결시키고자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에게 자율성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동료효과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워크 스마트의 핵심은 자율적인 참여에 있다. 워크 스마트는 전문화된 개인이 일과 생활의 균형을 구현하면서 자발적 창의성을 발휘해 조직 전체의 가치 향상에 기여해줄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조직 전체의 가치 향상은 조직구성원 전원이 필요에 따른 협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문제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시하고 스마트워크센터나 모바일워크시스템과 같은 워크 스타일이 보급될수록 팀 작업을 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그 해결책은 정보 공유와 다능화에 있으며, 나날이 심해지고 있는 보안정책과 적절히 조화를 이후는 데 있다.
워크 스마트가 한때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최고경영자나 관리자의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아무리 일과 생활의 균형을 강조한다고 해도 막상 일이 급해지면 작업자 본인 스스로가 삶의 균형(Life Balance)에 대한 생각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것이 반복되면 결국 워크 스마트는 공염불이 되고 워크 하드의 연속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최고경영진을 비롯한 관리자들이 조직구성원들의 업무 진척 상황을 상시적으로 관찰하면서 적절히 조언하거나 피드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