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정의와 평화를 신봉하고 실천할 수 있는 분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정의와 평화에 대한 신념을 갖고 사심 없이 국정을 운영하는 분이라면 나머지는 그리 큰 문제가 없으리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되면 남북관계 문제도 조금은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고 지연, 학연, 혈연 등에 얽매여 한쪽으로 치우치는 정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특히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해 정의가 자취를 감춰버리게 하는 일 따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두 번째로 바라는 것은 국민의 마음을 따뜻이 보듬어주고 서민 생활에 온기를 불어 넣어줄 수 있는 대통령이었으면 하는 것이다. 소외된 계층을 따뜻이 감싸주는 사랑의 정치를 꼭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경제발전만이 우리의 살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이제는 발전 속도를 조금 늦추더라도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 가는 삶을 생각해볼 시기라고 생각한다.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는 결손가정 아이들, 일하고 싶어도 건강을 잃어 사회활동을 할 수 없는 사람들 - 이런 사람들은 아무리 발버둥치고 살아보려고 애를 써도 본의 아니게 주어진 가난의 대물림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사회를 원망하고 자포자기 상태에서 무너져 내리는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영세민, 노숙자 등 돈이 없어 일반 병원에 가지 못하는 이들을 무료로 치료해주는 자선병원 ‘요셉의원’에서 상근 자원봉사를 하며 이런 사람을 수없이 봐왔다. 이들에게 다른 이들과 같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우리의 숙제이고 책무가 아닐까. 그래서 이들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여기고 이끌어줄 대통령을 꿈꾸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간절히 바라는 것은, 이번만은 국민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대통령이 탄생했으면 하는 것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는 대통령, 한 치의 사심 없이 온 국민을 위해 일하다 임기를 마칠 수 있는 대통령. 이제는 대한민국이 수립된 지 60여 년이 됐으니 현세에서는 물론 후세에서도 존경받고 추앙받는 대통령이 한 분쯤 탄생했으면 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을 한번 떠올려본다. 온 국민의 사랑을 받고 존경을 받은 대통령이 떠오르지 않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장점도 많았지만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았다.
‘한 나라의 정치는 그 나라의 국민 수준에 달려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훌륭한 대통령을 뽑는 것도, 그렇지 못한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도 모두 우리 국민의 책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우리는 지금까지 국민의 가슴에 오래 남을 대통령을 뽑지 못했고, 더구나 우리가 스스로 선출한 대통령을 사랑하고 아낀 경험을 갖지 못한 국민인 셈이다. 심지어는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욕하고 비난했던 뼈아픈 경험까지 갖고 있다.
변수만<br>1939년생 무료 자선병원 ‘요셉의원’ 상근봉사자
정말 이번만은 온 국민이 정신을 바짝 차려 훌륭한 대통령을 선출하고 그분이 오래오래 존경받고 사랑받는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를 간절히, 아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