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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학생들이여 해외로 나가라 돈키호테가 돼라!

오바마 미 대통령 강연 성사시킨 한국외대 박철 총장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학생들이여 해외로 나가라 돈키호테가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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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세계성’ 중시하는 오바마, 45개 언어 가르치는 한국외대 선택
  • ● 강연 이후 한국외대 국제화지수 30% 상승
  • ● “오바마도 스페인어 공부 안 한 걸 후회한다”
  • ● 8학기 중 1학기는 해외에서, 2개 언어 통과해야 졸업 가능
  • ● “땀이 혈통을 만든다” 돈키호테 정신
학생들이여 해외로 나가라 돈키호테가 돼라!
“감사합니다. 같이 갑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어로 또박또박 말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3월 26일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외국어대에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특별 연설을 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학을 찾아 연설한 것은 이번이 최초였다. 이 연설은 국내외 언론을 통해 전 세계에 특별 생중계됐고 더불어 ‘오바마가 선택한 한국외대’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특히 이날 연설은 미국 정부 측이 먼저 국내 대학 중 한국외대를 꼭 집어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화제가 됐다.

6월 4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대 본관에서 만난 박철 한국외대 총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다른 대학이 아닌 한국외대를 선택한 것은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저력이 60년 가까이 대한민국 대표 글로벌 리더를 기른 한국외대에 있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30분 남짓한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평화를 위한 세계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고, 한국과 미국의 동맹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계 미국인인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최초의 한국계 주한 미 대사인 성김 대사에게 감사를 전했고, 한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미투데이, 카카오톡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또한 2주기를 맞은 천안함 희생자 46명에 대한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오바마 메시지 “우리 모두 세계성을 갖추자”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밖의 대학을 방문해 연설한 것은 2009년 6월 이집트 카이로대 이후 두 번째다. 박 총장은 “2009년 연설에서는 이집트나 카이로대에 대해서는 짧게 언급하고 대신 13억 이슬람 국가에 화해를 제의하는 목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한국외대에서 한 연설은 한국에 대한 투철한 이해가 강조했고 외국어, 세계화에 대한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했다”고 비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첫머리에서 “한국외대의 외국어 교육과정은 세계 최고로 꼽히기 때문에 여러분의 영어실력은 제 한국어 실력보다 월등히 나을 것”이라며 한국외대 학생들의 외국어 실력을 칭찬했고, 연설 중에도 “이 훌륭한 대학에 와보십시오. 새로운 세대가 세계무대로 뻗어나가며 그들의 부모와 조부모는 꿈도 못 꿨던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라는 찬사를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글로벌 시대에 북한, 이란 등의 핵문제를 해결하고 핵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협력이 절대적이라는 입장입니다. 그가 연설 중간 중간 한국어로 말하며 한국 사례를 강조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자신이 한국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보여주면서 본인의 ‘세계성’을 표현하고, 나아가 전 세계 청중 역시 세계성을 키워 국제 문제를 함께 해결해가자고 유도한 겁니다.”

박철 총장의 말처럼 세계화 시대에 외국어 능력은 필수 생존무기다. 한국외대는 45개 언어를 전공으로 가르치고 있다. 프랑스 이날코 대학(93개), 러시아 무기보 대학(53개)에 이어 세계 3번째로 다양한 언어를 가르치는 것. 몽골어, 우크라이나어, 아제르바이젠어 등 한국외대 언어 전공 절반 정도는 우리나라 대학 중 한국외대가 유일하게 가르치는 언어다. 박 총장은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언어, 특히 제2외국어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최적의 공간이 한국외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에 미국 ABC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 가지를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학창 시절에 스페인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답했습니다. 연설 당일 오바마 대통령과 연설 이전에 잠깐 대화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제가 ‘나는 스페인 전공 학자입니다’라며 스페인어로 인사를 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내 딸도 스페인어를 배우기 위해 멕시코로 어학연수를 간 적이 있다’며 반가워했습니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서, 또한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가 흑인 인구를 앞지른 상황에서 스페인어 등 외국어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관심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평교수 시절에 썼던 ‘독학스페인어첫걸음’ 책을 선물했더니, 매우 즐거워하더군요.”

80개국 446개 대학과 교류

오바마 연설 이후 한국외대의 분위기는 한껏 고무됐다. 5월 말 발표한 ‘2012년 조선일보·QS 아시아대학평가’에서 한국외대는 ‘아시아 대학 중 의대 없는 대규모 종합대학 순위’에서 6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6계단 상승한 것으로 한국 대학 중 순위가 가장 높았다. 특히 한국외대는 국제화지수, 졸업생 평판도, 학계 평가 등에서 지난해보다 3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총장은 “오바마 방문 이후 국내외적으로 한국외대의 저력이 재조명받으면서 객관적 평가 지표도 좋아진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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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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