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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수준 나라장터 가격 관리 구멍 숭숭

조달청 관급물품 가격거품 의혹

  • 이의철| 인턴기자 eclee.el@gmail.com

세계적 수준 나라장터 가격 관리 구멍 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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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제품은 수년간 비쌌다”

세계적 수준 나라장터 가격 관리 구멍 숭숭
나라장터를 직접 이용하는 각 학교의 교직원은 가격 문제를 절감한다고 했다. B 고교의 행정실장은 수년간 나라장터를 이용하며 만족스러운 부분도 있었으나 일부 품목은 나라장터 가격이 비싸 의구심을 가진 적이 적지 않다고 했다. “지난해 5월 학교 컴퓨터와 모니터를 2000만 원이 조금 넘는 가격으로 교체했습니다. 싼 가격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물품은 (나라장터가) 싼 경우가 많지만 컴퓨터 관련 물품은 저희 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도 나라장터가 더 비싸다고 여기고 있을 겁니다.”

또 다른 학교인 C고교에서는 공산품 가격 전반의 문제를 지적했다. 농수산품이나 기타 비품, 책걸상 및 탁자 등은 나라장터를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고 했다. 교내 공사 용역 역시 2단계 경쟁입찰을 통해 진행해 시중 대비 싸게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학교 관계자는 공산품 가격에 대해서는 불만을 토로했다. “우리 학교의 경우 식수인원이 많고 규모가 커서 물품을 구매할 때 MAS 2단계 경쟁을 통해 진행해요. 이 과정을 통하면 대부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요. 따로 말씀드리자면 이런 쪽보다는 공산품 가격에 대해서 조사해보세요. 분명 문제가 있을 겁니다.” 공산품 가격과 관련해 나라장터가 더 비싼 것을 담당자 입장에서 공개적으로 언급하기가 꺼림칙하다는 토로인 셈이다.

하지만 일부 사용자는 조달청 나라장터에 가격거품이 있다는 것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D 초등학교의 한 교직원은 기자가 학교로 찾아와 나라장터 가격 문제를 취재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린 그런 문제를 알지 못해요. 나라장터를 통해 구매하라고 하니 구매할 뿐이지 그 가격까지 저희가 관여할 부분은 아니잖아요. 이미 잘 사용해오고 있고요. 저희는 모르는 문제입니다.” 가격거품 문제는 전적으로 조달청이 관리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조달청이 나라장터 물품가격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권익위, 국회 잇따라 지적



사실 나라장터 가격거품 논란이 수면으로 떠오른 것은 지난해 4월 국가권익위원회의 보도자료를 통해서다. 같은 해 3월 한 중학교의 교육정보부장이 나라장터 물품 가격에 문제가 있다는 민원을 제기했다. 당시 그는 “나라장터 노트북 가격이 인터넷 쇼핑몰보다 32.0~62.1% 비싸고, 컴퓨터실 개선사업 때 4000만 원 상당의 조달 구매에 참여한 모 업체가 1000만 원 상당의 책걸상 서비스 제공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아 조달가에 거품이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권익위는 가격 점검을 통해 상당 품목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한 뒤 조달청에 대해 ‘나라장터 물품의 가격조사 강화를 위해 조사요원을 채용할 것’과, ‘관급물품의 시중가 이하 판매 시 해당업체에서 조달청에 이 사실을 자진신고할 것’을 권고했다. 권익위는 또 ‘가격자료 검증을 강화하기 위해 제3의 전문기관을 지정해 원가산출 적정성을 검증하고, 가격자료 허위작성 및 위·변조 업체의 경우 처벌 조치 근거를 마련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조달청은 가격 관리 강화의 필요성을 통감한다면서 권고사항을 모두 이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나라장터 물품의 시중·온라인 가격조사를 위해 청년인턴 2명을 한시적으로 채용하고, 지난해 5월 2일부터 조사대상 품명 53개에 대해 나라장터 등록 가격과 인터넷 쇼핑몰 가격을 비교했다. 그 결과 53개 품명, 283개 업체, 1979개 세부규격의 시중가를 확인했으며 조달단가를 높게 등록한 91개 업체에 대해 가격 인하를 위한 조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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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국감에서 많은 의원이 조달청 관급물품의 가격 거품을 지적했다. 사진은 조달청이 위치한 정부 대전청사.

또 지난해 7월에는 ‘MAS물품 우대가격 유지의무제’를 실시해 공급업체가 자발적인 신고를 통해 조달가격을 인하하도록 관련 제도를 개정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강제적 조달단가 인하, 차기 계약 배제 등 처벌 규정을 강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개선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조달청 국정감사에서 동일한 문제가 또다시 지적됐다. 당시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다수공급자계약제도로 조달청 나라장터에 물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가격자료 위·변조, 조달가격 부풀리기로 공공구매 예산이 낭비되고 있으나 감독기관의 담당인력 부족으로 가격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실제 품목을 거론하며 “같은 모델, 같은 모양의 의자가 시중가 대비 91.1%, 레이저프린터는 46%, 컴퓨터 모니터의 경우 37.7%가 비싸다”면서 “시중가 대비 높은 가격으로 등록되는 문제가 지속될 경우 심각한 세금 낭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또 “업계 관계자로부터 ‘신제품이 개발되면 항상 출시 직전에 시중에 낼 신제품과 모델명이 다른 하나를 만든다’는 진술을 들었다며 조달용 물품과 민간에 싸게 팔 제품을 따로 구별하는 점에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가격 검증에 난점 있다”

당시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도 “다수공급자계약제도 도입 이후 나라장터 등록품목이 급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가격관리에 한계가 발생하고 있고, 조달청이 제시한 해결방안인 ‘MAS물품 우대가격 유지의무제’ 또한 느슨한 규정으로 인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가세했다.

나라장터 등록 물품가격에 대한 잡음은 왜 그치지 않는 것일까? 조달청의 관련 공무원은 적은 인원으로 많은 수의 품목을 관리하는 데 따른 어려움을 호소했다. 2011년 말 나라장터 등록 품목 수는 27만3015개, 현재는 33만 개에 달하는 반면 가격조사 전문 인력은 지난해 4월 채용한 2명과, 올 2월에 추가 채용한 1명 등 3명뿐이라는 것이다. 단순 계산으로 1명당 10만 개의 품목을 담당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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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철| 인턴기자 eclee.e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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