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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기획취재 | 미래가치가 핵심이다 ③

웨스트팩 금융그룹

공동체가 없으면 은행도 존재하지 못한다

  • 시드니=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웨스트팩 금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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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 이 은행이 착하게 돈 벌려는 까닭은?
  • A 공동체가 없으면 은행도 존재하지 못한다
  • 셰익스피어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은 주인공 안토니오의 몸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다. 한국의 은행이 샤일록처럼 돈을 번다는 비아냥거림이 나온다. 웨스트팩 금융그룹 산하의 은행들은 탐욕스럽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냈다. 웨스트팩은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금융기업으로 꼽힌다.
웨스트팩 금융그룹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의 웨스트팩금융그룹 본사.

웨스트팩은 자산 규모에서 호주 2위 금융그룹이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도 2011 회계연도(2010년 10월~2011년 9월) 때 54억 달러가 넘는 순이익을 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은행’이란 낱말 뒤에 ‘탐욕’이란 단어가 따라붙곤 한다. 한국의 은행들도 단기 이익에 매몰해 호황 때는 외형 경쟁을 벌이고, 불황이 찾아오면 혹독하게 채권을 회수한다고 비판받는다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하는데다 비 올 때 우산을 뺏는다”는 것이다.

웨스트팩은 웨스트팩은행, 세인트조지은행, 멜버른은행, BT파이낸셜그룹, 웨스트팩뉴질랜드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금융그룹이다. 웨스트팩이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선전하는 비결은 뭘까?

비결은 ‘미래가치에 방점을 찍은’ 지속가능(sustainability) 경영에 있다.

비즈니스 전문잡지 ‘에티스피어’는 2008년부터 4년 연속 이 금융그룹을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most ethical companies) 중 하나로 선정했다.



팀 윌리엄스 웨스트팩그룹 지속가능 경영 최고책임자에게 물었다.

▼ 은행이 윤리적이면 돈을 어떻게 버나?

“전략적으로, 폭넓게,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둘은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다. 윤리적 부문과 돈을 얼마나 버느냐는 함께 움직인다. 단기 이익에 매몰하지 말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해야 한다. 윤리적 퍼포먼스가 평판에 영향을 준다. 지속가능성, 신뢰성을 구축하면서 경영전략을 짜고 있다. 그렇게 해야 재무적 결과(financial outcome)가 따라붙는다.”

코란 릴 홍보부장이 말허리를 자르고 거든다.

“윤리와 수익은 결코 따로따로가 아니다. 또한 윤리적 평판이 훌륭해야 유능한 직원을 뽑을 수 있다.”

그가 덧붙여 말한다.

“다우존스가 주관하는 지속가능성 평가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은행

웨스트팩 금융그룹

웨스트팩금융그룹이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친환경 자동차.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DJSI)는 미국 다우존스가 재무정보뿐 아니라 사회·환경적 측면을 고려해 기업을 종합 평가하는 프로그램이다. DJSI는 상장기업 중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1차 대상을 선정한다. 재무 상태가 안정적인 기업을 고른 후 윤리적 측면(지배구조·사회적 공헌),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해당 기업의 미래 투자가치를 지수로 매기는 것. 기업이 △환경 효율 △경제 투명성 △사회적 윤리를 위해 얼마나 투자하고, 실행하는지를 강조한다.

웨스트팩은 DJSI에 편입한 190개 은행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2011년). 2002년부터 DJSI에서 지속가능 경영 분야 ‘글로벌 리더’로 공인받고 있다. 게일 캘리 웨스트팩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9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가치, 비즈니스 과정, 전략이 지속가능성과 깊게 연계돼 나아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게 하는 것이 고객, 직원, 주주, 사회에 장기적 이익을 제공하는 방법이라고 확신한다.”

최근 1년간 웨스트팩의 지속가능 경영 성과는 눈부시다.

스위스 샘이 선정하는 지속가능 경영 리더에 이름을 올렸으며(2012년) ‘머니매거진’ 평가에서도 ‘올해의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은행’으로 뽑혔다(이하 2011년). ‘이산화탄소 감축 프로젝트’라는 기관은 웨스트팩을 온실 효과를 생각하는 기업 톱10에 올렸다. ‘파이낸셜타임스’도 ‘FTSE4Good’이라는 최고 등급으로 이 은행을 평가했다. 외콤(Oekom Research AG)은 웨스트팩을 “책임감 있는 기업”이라고 극찬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지속가능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웨스트팩이 착하게 비즈니스하려고 노력하는 까닭은 뭘까?

전문가들은 윤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평판이 비즈니스 아웃풋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고 입을 모은다. 도덕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려는 이가 늘면서 사회적 책임 경영이 재무성과와 직접적으로 연결되고 있다. 단기적 이익이 아닌 장기적 성과를 누리고자 R·D(연구개발)를 열심히 하는 것도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잣대다. 제품 및 서비스가 지구 환경과 공동체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지도 중요하다. 지속가능 경영은 리스크 관리에도 도움을 준다. 투자자, 고객은 ‘착한 것으로 알려진 기업’과 관련해 나쁜 소식이 들리면 “그 회사는 절대로 그럴 곳이 아니야”라면서 신뢰를 철회하지 않곤 한다. 평판이 나쁜 기업은 소소한 잘못으로도 롤러코스터의 꼭대기에서 아래로 추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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