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紙上 특강

관점을 바꾸면 기적이 시작된다

‘퍼스펙티브 디자이너’ 박용후의 긴급제언

  • 박용후│카카오 커뮤니케이션 전략고문 parkyonghu@gmail.com

관점을 바꾸면 기적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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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와 아이폰

관점을 바꾸면 기적이 시작된다

공중전화부스에서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여고생. 수년 전까지 공중전화부스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스티브 잡스의 미국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 연설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줬다. 가장 인상 깊은 부분 중 하나는 ‘연결된 점들(connecting the dots)’이라는 표현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연기론(緣起論)’과 맥을 같이한다. 현재 내가 보고 듣고 행하는 어떤 행위가 하나의 점이라면 이 점은 그냥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어떤 점과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반대로 말하자면 멋진 미래를 꿈꾸는 사람은 이 미래를 가능하게 해주는 현재의 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없으면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2007년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인류에게 충격을 안겨준 스마트폰의 시대가 열렸다. 그런데 아이폰의 기능 중 애플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MP3의 종주국은 대한민국이고 전화기와 인터넷 커뮤니케이터도 스티브 잡스의 작품이 아니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는 서로 다른 것들을 연결지어보고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해 아이폰이라는 기적을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서로 다른 것들의 연결과 새로운 관점으로의 재해석이 갖는 힘이다. 스티브 잡스는 이를 재발명(reinvent)이라고 명명한다.

우리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란 정말 어렵다. 그런데 더 쉽고 더 가치 있는 일이 있다. 우리는 이것을 해야 한다. 즉,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여기에 새로운 관점을 부여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내게 다음과 같이 묻는다.

“관점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건 이제 알겠다. 그런데 관점을 어떻게 바꿔야 하지? 그 방법이 뭐지?”

이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답한다.

“당연함을 부정하라!”

당연함에 던지는 왜

모든 것이 당연하면 변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당연함의 틀에 갇히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과학과 철학은 기존의 당연함을 계속 인정했다면 발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과학과 철학은 당연함을 끊임없이 극복하는 과정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관점의 변화는 당연함의 부정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나는 ‘크리에이티브(Creative·창의적인)’에 대해 ‘당연함에 던지는 왜?’라고 정의한다.

많은 사람이 “소셜미디어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답한다.

“소셜미디어는 미적분이다.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보이게 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 친구가 되면 그 사람이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 누구와 친구인지,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또한 트위터의 검색을 이용하면 어떤 주제와 관련된 많은 사람의 생각이 물 흐르듯 드러난다. 예를 들어 이 생각들을 적분하면 사람들 생각의 모양이 보이고 흐름이 보인다. 사람들 간의 관계가 보인다.

나는 “사람을 설득하고 관점을 바꾸는 방법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한다. 소셜미디어를 움직이는 힘은 바로 ‘자발성’이다. 선거철만 되면 소셜미디어가 정치판을 바꾼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어떤 정당은 “우리는 소셜미디어를 잘 못한다”고 말한다.

소셜미디어는 잘하고 못하고의 차원이 아니다. 여기서도 관점이 중요하다. 많은 정치인은 신문이나 잡지와 인터뷰하듯이 소셜미디어를 생각한다. 절대적으로 잘못된 관점이다. 소셜미디어는 ‘읽는 도구’다. 그런데 ‘말하는 도구’라는 관점으로 보고 있으니 제대로 보일 리가 없다. ‘올드 보이’의 오대수 말처럼 틀린 질문만 하니 맞는 대답이 나올 리 없는 거다. 정치가가 소셜미디어를 어떤 관점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로 달라진다. ‘먼저 경청하라. 그리고 말하라.’ 소셜미디어에선 이 원칙을 지켜야 한다. 그러면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이 소통을 워낙 강조하므로 정부 관계자도 소통하는 법에 대해 각별한 관점을 갖는다. 해답은 이미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단어의 어원인 ‘서로’라는 말에 녹아 있다.

서로 주고받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일종의 ‘받아넘기기’다. 즉 대화하는 A가 어떤 말을 하면 B가 이 말을 받아넘겨주고 다시 A가 이 말을 받아넘겨주고…. 이 과정이 커뮤니케이션이다. 사람이 항상 필요한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대화의 이어짐 자체가 중요할 때도 많다.

우리는 ‘다름’과 ‘틀림’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경향이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면 ‘틀리다’고 얘기하는 습관이 있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나랑 생각이 달라? 넌 틀렸어. 네 생각과 내 생각은 틀리거든’이라는 뜻의 틀리다(not Exactly)와 다르다(Different)는 다른 의미다. “나는 너와 다르게 생각하는데, 너 한번 얘기해볼래. 어떻게 생각해?”처럼 다름을 인정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상대를 염두에 두고 조합하기

홍보, 마케팅, 소통. 어떤 관점에서 출발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삶도 마찬가지다. 당연함을 부정해보자. 이것이 출발지점이다. 상대가 여자친구이든, 고객이든, 면접관이든, 유권자이든 상대를 염두에 두고 기존의 것들을 조합하고 재해석해 다른 관점을 만들어보자.

관점을 바꾸면 기적이 시작된다
박용후

1965년 천안 출생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석사 과정

전 CNET 한국 지사장

전 충무로국제영화제 자문위원

경기도 정보화 자문위원

카카오 커뮤니케이션 전략고문


상대에게 유익하고 나에게도 유익한 관점 말이다. 자기만의 성에 갇혀 자기 이야기만 하고 있는 것과 이렇게 하는 것과는 결과가 다를 것이다. 우리는 늘 깨어 있어야 하고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거기서 얻은 해답이 관점이 된다. 그 관점은 단지 작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어선 안 된다. 실질적으로 나의 삶과 상대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면 상대는 마음의 문을 열고 내 이야기를 받아들일 것이다.

신동아 2012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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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후│카카오 커뮤니케이션 전략고문 parkyongh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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