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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리더십 <마지막 회>

새 대통령이여, 세상을 아름답게 꾸며라!

  • 김광웅│서울대 명예교수·명지전문대 총장 kwkim0117@mjc.ac.kr

새 대통령이여, 세상을 아름답게 꾸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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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가 최근 경험한 미국 관료주의(bureaucracy)의 폐해를 통해 관료주의와의 싸움이 얼마나 힘든지를 들여다보기로 한다. 사건은 허위보고에서 비롯된다.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영사관 피습사건 당시 최초 보고서에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극단세력의 공격(attack)’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후 ‘공격’이 ‘시위(demons-tration)’로 바뀌었다. ‘알카에다 연계’라는 부분도 빠졌다. 현장의 심각성을 희석시켜 미국 대선에 미칠 영향을 줄이려는 것이라는 의심을 살 만했다. 정보기관이 정보 내용을 이렇게 바꾸면 대통령은 누굴 믿고 올바른 정책결정을 할 수 있을까. 사건은 마이클 모렐 중앙정보국(CIA) 국장 대행이 11월 27일 국회의원들에게 ‘CIA는 이를 수정하지 않았고, 아마도 연방수사국(FBI)이 했을 것’이라고 했다가 다음 날 ‘CIA 내부에서 수정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을 바꾼 것으로 끝난다. 2만 명이 넘는 인력을 보유하고 연간 70조 원에 달하는 예산을 쓰는 거대 조직에서 일어난 일이다.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CIA가 의회를 바보로 만들었다’고 질타했지만 관료주의의 이 같은 오랜 습성을 누가 바꿀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일이 우리 정부에서도 수없이 일어나고 있다. 대통령이 관료들 말만 듣다가 정부의 정책성과가 바닥을 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난 10년간 우리 정부의 정책성과를 보자. 2003년 2.8%였던 경제성장률은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5.1%까지 올랐다. 이명박 정부에선 2008년 다시 2.3%로 떨어진 경제성장률이 2010년 6% 이상으로 올랐다. 그러나 2011년에는 다시 3.6%로 떨어지고 말았다. 경제성장률은 우리 정부 혼자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국제경제 흐름과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성과는 경제성장률로 판가름 나고, 그 책임의 대부분은 경제 관료들에게 있다.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299조 2000억 원이던 국가부채는 2011년 현재 420조7000억 원에 달한다. 노무현 정부 때 대학 등록금은 국·공립대의 경우 57% 폭등했다. 집값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올랐다. 1인당 세금 부담도 44%나 증가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물가가 상승해 아파트 전셋값이 연평균 7.6% 올랐다. 가계부채가 937조 원으로 급증해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이들 모두는 대통령의 책임인 동시에 경제 관료가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내용이다. 정부의 성패가 관료 때문에 갈린다는 말이다.

능력보다 인성

인사에서도 대통령은 관료에게 끌려간다. 인사는 팀을 어떻게 짜느냐와 직결된다. 이명박 정부는 경제정책이나 복지 등의 면에서 전 정부보다 못한 것이 없어 보이지만, 내용으로 보면 인사는 망친 것과 다름없다. 최근 불거진 검찰총장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사이의 갈등이 이를 전적으로 보여준다. 전임 검찰총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때부터 말이 여간 많지 않았다. 이처럼 인사가 엉망이었던 사례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리가 전범으로 삼아야 할 것은 미국이다. 미국은 선거를 6개월 정도 앞두고 인사팀을 구성해 국정운영을 준비하는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 우리는 어림도 없다. 대선 때는 급하니 이런저런 사람을 데려다 쓰고, 승리하면 자리 달라고 조르는 것을 못 이겨 아무 데나 앉히다 사달이 난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들이 국정을 농단하는 예가 눈에 띄었다. 이들이 ‘주군’ 밑에서 경험을 쌓았다고는 하지만 나쁜 전례도 그대로 배워 답습하니 정부가 온전할 수가 없다.

내가 오래전부터 주장하는 것은 선거캠페인 팀과 국정운영 팀을 구분하는 것이다. 국정을 맡을 팀은 선거 전략 수립이나 순간 판단력보다 앞을 보고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을 선택할 줄 아는 사람으로 구성해야 한다. 선거참모는 약 30%만 국정 팀에 포함시키고 나머지는 달리 인선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성공하는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선자가 당장 할 일은 여러 참모 중 정부가 성공하는 데 도움이 될 인물을 골라내는 일이다. 개인의 능력도 고려해야 하지만, 그보다는 서로 돕고 조화를 이룰 줄 아는 인성의 소유자인지를 우선해야 한다. 대통령을 당선시킨 공신들 사이에서는 지금부터 자리다툼과 실세로 군림하기 위한 암투가 시작된다고 보면 거의 틀림없다. 대통령은 이런 참모들 간의 역학관계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성층권에서 맴돌 뿐 땅에 발을 디딜 수 없다.

팀을 잘 짜야 정부가 성공한다. 불완전한 개인이 만나 완벽한 팀을 이루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결속력이 약해지면 팀은 있으나마나다. 21세기 리더는 ‘나보다 너보다 우리’가 함께 가야 한다. ‘Non mihi, non tibi, sed nobis’라는 라틴어가 바로 이 뜻을 담고 있다.

동행의 리더십

리더는 자기중심적이기보다는 함께 나아가려는 협동심이 있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팀 리더십이다. 리더는 ‘끌고 가는 자’가 아니라 모두 함께 가는 사람 중의 하나다. ‘코 리더십(co-leadership)’‘나누어 갖는 리더십(shared leadership)’‘팀 리더십(team leadership)’이 필요하다. 지시하고 군림하는 명령의 리더십이 통하는 시대는 지났다. ‘역사를 만드는 리더십’의 저자 장현규 박사는 구성원과 ‘함께하는(Let′s go)’ 동행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리더십 연구자 존 어데어는 “모든 유능한 리더는 공동체 정신인 ‘단결심’을 창조하는데, 이는 가장 어려운 일이나 단조로운 일조차 흥미롭게 만드는 효과를 발휘한다”고 주장한다. ‘최고의 리더’ 등을 쓴 제임스 쿠제스는 “협력과 협동에서 상호 의존 정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다른 사람들이 성공하지 않으면 자신도 성공할 수 없으며, 다른 사람들이 협력해야 자신도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사람의 성공이 다른 사람의 성공에 영향을 받는다는 인식이 있어야 긍정적인 팀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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