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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호 대선특집

親盧-非盧 ‘책임론’ 핵분열하나

대선 패배 야권은 어디로

  • 이종훈 | 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최영철 기자 | ftdog@donga.com

親盧-非盧 ‘책임론’ 핵분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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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와 비주류의 새판짜기

親盧-非盧 ‘책임론’ 핵분열하나

안철수 전 후보는 12월 19일 투표를 한 후 오후 비행기편으로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깊이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진정성이 떨어지는 정치쇄신안은 가끔 야당 공세용으로 활용이야 하겠지만 정말 야당이 이것을 받아들이길 원치는 않을 것이다. 새누리당의 주류 친박계 역시 ‘당분간은 이대로’ 대통령을 만들어낸 세력으로서 그 권력을 향유하려 할 것으로 봐야 한다. 혹시 국정운영 과정이나 새누리당 내에서 또 다른 비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비판 여론이 일기 전까지는 그렇게 보는 게 정확하다. 그렇다면 답은 분명해진다. 민주통합당도 새누리당도 다음 총선거가 있을 2016년까지는 이대로 가길 원한다고 봐야 한다.

주류 친노계가 책임공방을 벌이며 자신들과 호남 구세력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행태에 대항해 비주류 일각에서 안철수 전 후보를 상수로 놓고 야권의 새판짜기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도 있다. 민주당 비주류만을 흡수한 신당 창당설이 꾸준히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안 전 후보는 “단일화 이전 친노 그룹의 계파주의를 맹비판하면서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등의 용퇴를 직간접적으로 요구했고 민주당 비노계도 이에 동조하는 반응을 보였다.

안 전 후보가 대선 당일 미국으로 떠난 것과 관련해 신당 창당 구상을 하기 위해서라는 설도 나온다. 그는 캠프 해단식에서 “국민이 만들고 닦아준 새 정치의 길 위에 저 자신을 더욱 단련해 항상 함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출국에 앞서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깊이 고민해보겠다”고 말해 돌아오면 정치인 안철수로서의 제2막을 어떻게든 시작하겠다는 뜻을 암시했다. 앞으로 어떤 형태로든 뜻을 같이하는 세력의 규합, 즉 정치세력화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만약 신당이 창당된다면 ‘합리적 보수, 온건적 진보’라는 안 전 후보의 평소 정치 성향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패배 공방에 지친 민주당 비주류는 물론, 새누리당에서도 이탈자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대선에서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고 박 당선인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온건 보수 성향의 의원과 ‘월박(越朴)’을 하지 않고 남은 MB계 의원 일부가‘안철수 신당’이 생기면 옮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문제는 안 전 후보가 이들을 받아주느냐 여부다.



‘안철수 신당’이 만들어진다 하더라도 안 전 후보가 전면에 나설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안 전 후보가 ‘숙고(熟考)’하는 스타일인데다 총선과 지방선거 등 대규모 선거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親盧-非盧 ‘책임론’ 핵분열하나

대선 과정에서 민주통합당 당 대표에서 물러난 이해찬 의원. 하지만 아직 친노계의 좌장으로서 그의 힘은 막강하다.

만약 민주당 비주류가 대선 패배 책임공방 과정에서 탈당 움직임을 보일 경우 민주당의 새판짜기는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일괄 사퇴한 이해찬 전 대표 등 구 지도부는 정치 2선으로 밀려날 수 있다. 문 후보가 11월 18일부터 겸해온 당대표 권한대행직을 내놓을 경우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면서 권력투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해찬 전 대표 등 친노세력과 호남세력이 지도부 재입성을 시도한다면 비주류의 신당 창당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2013년 1월 중순쯤 열릴 것으로 보이는 새 지도부 선출 전당대회가 민주당의 권력지도와 안철수 신당의 탄생 가능성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은 분명하다.

가능성은 작지만 친노세력과 비노세력이 대선 패배 책임공방을 벌이는 대신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대선 과정에서 이룬 새정치 공동선언 합의를 기초로 ‘국민연대’가 출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전 후보를 중심으로 한 국민연대가 ‘안철수 신당’ 창당으로 가는 길이다. 신당 창당은 똑같지만 민주당 친노세력과 호남세력, 건전보수 등을 모두 포용한 신당인 셈. 이 경우 이해찬 전 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구세력은 설자리가 없어진다. 이 신당에는 자유로운 건전 보수까지 포함된다. 만약 국민연대를 기초로 한 안철수 신당이 창당된다면 개헌을 통한 의원내각제 도입 또는 4년 중임제 개헌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대’ 계속 가나

구세력의 입김이 아직 거센 상황에서 오히려 문 후보가 대선 승리를 전제로 제시했던 범야권 신당인 국민정당의 창당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주당과 선거기간 범야권 공조기구였던 시민사회 인사 중심의 ‘국민연대’, 그리고 일부 중도 보수진영이 ‘헤쳐모여’식으로 연합신당 창당을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설이다. 이 경우 주도권이 민주당 측에 주어진다면 안 전 후보는 독자행보를 취할 가능성이 높으며 국민정당 연합신당은 ‘도로 민주당’이 될 공산이 적지 않다.

만약 안 전 후보와 민주당 비주류가 새 정치를 전면에 내걸고 혼돈에 빠진 야권을 추스르고 재건할 ‘구원투수’를 자임하며 이 범야권 신당에 합류한다면 야권 전체를 아우를 중심축으로 부상하며 야권의 재편 작업도 질서 있게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반면, 친노계가 비토를 하고 건건이 반대를 한다면 범야권 신당 흐름과는 별개로 독자노선을 택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상황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안 전 후보로의 원심력이 강화되면서 범야권 신당 창당 작업에도 제동이 걸리고 안 전 후보에게 우호적이었던 민주당 내 비주류 그룹을 중심으로 집단이탈이 현실화되면서 ‘안철수 신당’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내 비주류의 대표주자 격으로 안 전 후보의 사퇴 이후 단독 회동을 가졌던 손학규 상임고문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을 모은다. 일각에선 친노 그룹과 대척점에 서 있던 안 전 후보와 손 고문 측이 연대를 본격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어쨌든 민주당의 대선 패배는 안 전 후보의 귀국을 재촉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판도에 지대하게 영향을 준 안 후보는 민주당 내의 책임공방과 관련 없이 범야권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조타수가 되어 있다. 정치공학적 시각에서 바라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안 전 후보는 민주당의 패배로 ‘꽃놀이패’를 쥔 것일 수도 있다. 대선에는 실패했지만 야권에서 안 전 후보의 입지는 더욱 강화됐다.

신동아 2013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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