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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와 golfing ⑥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에 대한 믿음”

선박자재 국산화 기수 조성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 글·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사진·조영철 기자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에 대한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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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의 조성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에 대한 믿음”
조성제 회장이 골프를 시작한 건 1980년대 중반이었다. 당시만 해도 골프가 대중적인 스포츠는 아니었고, 골프를 즐기는 층도 대부분 60대 이상이었다.

“당시 저는 30대 초반이었는데 연세가 많은 분들과 라운드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골프가 인맥을 쌓고 사업을 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됐지요. 외국 투자자나 고객과도 함께 땀을 흘리고 운동을 하면 언어라는 장벽도 없어지고, 저의 사업 포부와 신념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그가 금과옥조로 여기는 신념 하나는 상대에게 믿음을 주면 성공한다는 것이다. 기업 경영에서도 그는 이를 무척 중시한다.

“기업이 혁신적인 기술로 제품을 개발해 이윤을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기업과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과 믿음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BN그룹의 경영이 안정적 궤도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런 신뢰관계가 기반이 됐다.

“1986년 일본 미쓰이(三井) 조선소에 처음 납품할 때 일어났던 일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당시 저희 회사가 막 성장기로 접어들 무렵이어서 제품 국산화에 성공하고 해외 수출까지 하게 됐어요. 미쓰이 조선소에서도 우리 제품을 믿고 구매해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사용했던 염료에 문제가 생겨 야외에 둔 강판이 변색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땐 정말 아찔했습니다. 그때 저는 눈앞의 돈보다는 신뢰를 선택했습니다. 문제가 발생한 제품을 전량 회수하고 새로운 제품으로 납품했습니다. 회수 비용이 수출 금액의 3~4배에 달해 회사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신뢰를 저버릴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이후 ‘위기는 곧 기회’로 바뀌었다. 미쓰이 조선소 사건이 있은 후 조선업계에서는 ‘신뢰의 조성제’라는 별명이 생겼고 일본뿐 아니라 대만 등 다른 나라로도 수출량이 급증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에 대한 믿음”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에 대한 믿음”
▲고라니가 지나간 페어웨이의 응달에 얼어붙은 눈이 간간이 보였다. 겨울엔 공의 라이가 좋지 않을 경우 흔히 윈터룰(winter rules)을 적용한다. 공이 페어웨이의 디봇이나 맨바닥, 얼음에 떨어졌을 경우 6인치 이내에서 페널티를 받지 않고 공을 이동시킬 수 있는 이 로컬룰은 R·A(영국왕립골프협회)에서도 용인한다. 클럽을 휘두르다 얼어붙은 땅을 치면 손목이나 팔, 어깨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에 대한 믿음”
조 회장은 부산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하고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와 현대중공업에서 선박 설계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그는 국내 조선업이 성장하는 상황에서도 대부분의 선박 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선박 자재 국산화를 목표로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초심을 잃지 않고, 위기 때마다 통찰력 있는 결정으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2011년에는 대선주조를 두고 재벌기업과 벌인 인수전에서 이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그는 부산상의가 안고 있는 과제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 소재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입니다. 그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강소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어야 지역경제가 살아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산상의는 역내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또 가덕도 신공항 건설 등 부산의 굵직한 경제 현안을 해결하는 데도 발 벗고 나서겠습니다.”

인코스 16번홀 파4. 그의 드라이브샷이 사원하게 날아가 페어웨이에 안착했다. 그린까지 100m 정도 남은 거리에서 그는 피칭 세컨드샷으로 공을 깃대 7m 옆에 갖다 붙였다. 자칫 놓치기 쉬운 내리막 퍼팅이었지만 그는 침착한 퍼팅으로 버디를 낚았다. 그린 왼쪽의 대숲이 바람에 살랑거렸다. 이날 조 회장의 스코어는 79타.

그는 도전정신을 갖고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이다. 창업할 때도 그랬지만 지금껏 쉼 없이 새로운 일을 만들어왔다. 학문에도 빠져 7년 전 나이 쉰여덟에 부산대에서 국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해 6월 그는 제주 더클래식 골프앤리조트에서 첫 홀인원을 기록했다. 속설처럼 이후 그는 3년간 큰 복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신동아 2013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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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사진·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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