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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와 golfing

“골프도 인생도 천-고-마-비 타법으로”

타이어 외길 40년 뚝심 경영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

  • 글·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사진·조영철 기자

“골프도 인생도 천-고-마-비 타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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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사회책임 경영

매월 첫째 목요일에 모여 운동하는 일목회(강 회장, 구자신 쿠쿠전자 회장, 남정태 유일고무 회장, 최종락 국제플랜트 회장) 회원들과의 라운드에서였다. 당시 이 골프장이 1년간 리모델링을 하고 신장개업한 직후 기록한 첫 홀인원이어서 그는 특별히 골프장으로부터 퍼터, 꽃, 양복티켓 등의 선물을 받았다. 홀인원을 한 뒤 그는 넥센이 만든 골프공 ‘빅야드(Big Yard)’ 신제품 박스에 ‘공이 아니고, 행운을 나눠 갖는다’는 문구를 적은 쪽지를 넣어 지인들에게 나눠주었다.

“홀인원 뒤에 손자도 얻었고, 기업인의 영예인 다산경영상도 받았습니다. 사업도 번창하고 있고요.”

강 회장은 동아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67년 화물운수회사 옥정산업을 창업했다. 주로 일본에서 수입한 중고화물차를 굴렸는데 많게는 800대까지 갖고 있었다고 한다. 당시 타이어에 펑크가 자주 나 타이어 품질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것을 계기로 타이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운수업을 해보니 돈은 많이 벌리는데 그 돈이 모두 타이어 구입비로 들어갔어요. 당시만 해도 타이어 품질이 형편없어 펑크가 자주 났습니다. 그 무렵 재생 타이어 공장을 운영하던 한 지인이 공장을 판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쓰는 타이어를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공장을 인수했습니다.”



이 공장을 기반으로 강 회장은 흥아타이어를 세웠고, 외환위기 직후 우성타이어(뒤에 넥센타이어로 개명)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회사로 도약했다. 우성타이어 인수 당시 주변에선 수익성이 낮다며 만류하는 이가 많았지만 그는 공장을 둘러보며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그래서 직원들에게도 업계 최고의 대우를 해줬고, 매달 회사 매출을 공개하는 등 신뢰 경영을 통해 노사화합도 이뤘다.

“골프도 인생도 천-고-마-비 타법으로”

“신지애 선수와 라운드를 한 적이 있어요. 저에게 스윙할 때 클럽을 20cm 더 앞으로 보내라고 하더군요.”

넥센은 경남 창녕에 제2 공장을 설립해 지난해 3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전 공정을 자동화해 1일 1만6000개의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다. 강 회장은 2018년까지 1조2000억 원을 투입해 2000여 개 일자리를 만들고, 이 공장을 단일 규모 세계 최대 타이어 공장으로 키울 계획이다. 양산공장, 중국 칭다오공장 등을 합쳐 연산 6000만 개 제작으로 세계 10위권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넥센그룹은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한 품질 향상, 적극적인 국내외 시장 개척, 대규모 설비투자, 스포츠마케팅 등 브랜드 키우기, 고객서비스 강화 등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회사라 대학에서도 성공사례로 소개되곤 한다. 스포츠마케팅의 대표적 사례는 넥센히어로즈 야구단의 메인 스폰서가 된 것. 넥센의 자회사이자 부산·경남 지역에서 인기 있는 방송인 KNN도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넥센은 타이어뿐 아니라 골프공 생산도 병행해왔는데, 최근 출시 브랜드인 ‘세인트 나인(Saint Nine)’은 지난해 주요 매체로부터 ‘히트 상품’에 꼽히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승승장구하던 강 회장도 큰 위기를 맞은 적이 있다. 부산 울산 창원 등 동남권 산업벨트에 있는 기업들이 접근하기 쉬운 금융그룹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부산의 동남은행 등 5개 금융기관에 투자했던 것. 그러나 외환위기 여파로 어려움에 처하면서 2개 회사는 매각했고, 나머지 회사의 주식은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다. 강 회장은 “금융그룹 만든다고 떠벌리며 ‘고개를 들었다가’ 그만 어려움에 봉착했다”며 인생살이도 골프처럼 ‘천고마비’ 정신으로 차근차근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강 회장은 자신의 아호를 딴 월석선도장학회를 설립해 1100여 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했고, KNN문화재단 등을 통해 문화예술·학술 분야에도 지원하고 있다. 자신은 2억 원이 안 되는 30여 년 된 낡은 아파트에서 검소하게 살고 있다. 강 회장은 1994년부터 9년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재직하며 삼성자동차와 선물거래소를 유치하는 등 부산 경제 발전에 큰 힘을 보탰다.

“골프도 인생도 천-고-마-비 타법으로”
“골프도 인생도 천-고-마-비 타법으로”


신동아 2013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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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사진·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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