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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PD의 지구촌 현장

군부 겨냥한 이슬람 과격파 범행 ‘민주세력’ 대 ‘군부’ 재대결 임박

이집트 관광 한국인 테러사건

  • 김영미 | 국제분쟁지역 전문 PD

군부 겨냥한 이슬람 과격파 범행 ‘민주세력’ 대 ‘군부’ 재대결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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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겨냥한 이슬람 과격파 범행 ‘민주세력’ 대 ‘군부’ 재대결 임박

이집트 성지 순례 도중 폭탄 테러를 당한 충북 진천중앙장로교회 신도들이 2월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시나이 반도는 그중 치안이 가장 약한 지역으로 무슬림형제단이 몰락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슬람 급진 세력이 숨어들기 시작했다. 한국인에게 성지 순례지로 인기 있는 시나이 반도는 모세가 여호와로부터 십계명을 받은 곳으로 알려진 시나이산이 있어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교 교도 수십만 명이 해마다 성지순례를 하는 명소다. 종교계와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이집트와 인근 5개국(이스라엘·요르단·터키·사우디아라비아·그리스)을 성지순례하는 여행객은 연간 2만5000여 명으로 추산되며, 이중 80%가량이 1~3월에 몰린다. 구·신약시대의 명소를 함께 볼 수 있는 이집트는 한국인들에게 성지순례지로 인기가 높다.

한국인 관광객 테러사건이 났을 무렵, 시나이 반도는 이미 수백 개의 무장 세력의 집합소나 다름없었다. 수도 카이로에서 차로 7시간이나 걸리는 데다 전통적으로 베두인족이 살고 있고 중앙 정부의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니 이슬람 무장 조직이 활동하기 딱 좋은 곳이었다.

2011년 혁명 당시 시나이 반도에 주둔하던 이집트 정부군이 철수한 뒤 수감돼 있던 무장 반군도 대거 풀려나 이들에 가세했다. 무르시가 축출된 직후 이들이 벌인 시나이 반도 내 테러는 주로 이집트 정부군과 경찰을 겨냥한 것이었다. 이 과정에 100명이 넘는 군인과 경찰이 무장단체에 의해 살해됐다.

지난 1월, 이집트 정부군도 무장세력에 의해 군 헬기가 격추된 이후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나서 60명 안팎의 무장반군을 사살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에도 이스라엘 남성과 노르웨이 여성 등 관광객 2명이 베두인족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되었다가 가까스로 풀려났다. 한 달 뒤엔 이집트 남부의 유명 관광지 아부심벨의 지역 주민 수십 명이 아부심벨과 아스완 시를 연결하는 주요 고속도로를 차단해 외국인 관광객 600여 명을 태운 버스 수십 대의 통행을 막는 일도 벌어졌다. 그해 7월에는 시나이 반도에서 이집트와 요르단을 연결하는 천연가스관이 무장 세력의 공격을 받아 폭발하고 경찰이 살해됐다. 무장한 이슬람주의자들이 군 시설을 공격하기도 했다. 시나이 반도를 근거지로 삼은 이슬람 단체는 무르시 대통령이 축출되자 군부를 향해 산발적인 게릴라전을 벌여왔다. 이들 각종 무장 세력들의 테러 명분은 ‘군부에 대한 반대’다.

관광객 테러는 ‘경제전쟁’



이들은 이집트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이번 한국인 테러 사건을 계획했다. 사건 직후 이집트 방송에서도 연일 이 사건을 크게 다뤘으며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는 하루에도 몇 차례 이 사건을 주요 시간대에 방송했다. 이번 사건을 일으켰다고 주장한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는 ‘성지를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뜻의 무장단체로 알카에다와 연계된 조직으로 보인다.

그들은 사건 직후 이슬람 무장단체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우리 단체의 영웅 중 한 명이 이스라엘로 향하는 관광버스를 폭발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국고를 약탈하고 국민 이익을 돌보지 않는 배신자 정권에 대한 경제전쟁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말하는 경제전쟁은 바로 관광업에 타격을 주어 이집트 정부에 직격탄을 주겠다는 뜻이다. 이집트의 안전 전문가 마흐리드 압달은 “이집트는 누가 정권을 잡든 관광업이 살지 못하면 민심을 잃는다. 이는 그 누구도 부정하기 힘든 사실이다. 무장단체는 이를 노리고 한국인을 테러한 것이다”라며 경제전쟁의 의미를 분석했다.

한국인 테러 사건이 일어나자 이집트 국민은 충격에 빠졌다. 주요 일간지들이 거의 일주일간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이집트 일간지인 알 아하람의 한 기자는 “이 사건은 한국인들만큼이나 이집트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 앞으로도 이런 형태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이집트의 관광산업은 완전히 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랍권의 위성채널인 알아라비아도 “이번 한국인 테러 사건은 이집트 관광업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4월 실시되는 이집트 대선을 앞두고 발생했다. 군부는 무슬림형제단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대통령을 체포하고 무슬림형제단을 학살했다. 관광산업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강경 이슬람주의자들을 군부가 대신 응징한다는 명분이었다. 이 때문에 관광업계는 군부를 지지하는 편이다.

카이로 중심부의 알칼릴리 시장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좋은 곳이다. 각종 이집트 여행 기념품은 물론 카펫이나 수공예품을 값싸게 살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지금 시장은 텅 비어 있다. 기념품가게를 운영하는 오마르(28)는 “지금은 외국인을 구경하기도 힘들다. 가게문을 열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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