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발랄 창조농민 CEO
최인석·박창희 공저, 책넝쿨, 384쪽, 1만2000원

창조라는 말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더 자주 사용되는 느낌이 든다. 국정목표의 첫 번째도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다. 물론 새로운 것이 없는데 창조라는 말을 남용한다는 지적부터 추상적이라는 주장까지 논쟁도 뜨거웠다.
그러나 ‘모방도 창조’라는 말에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 속에 ‘창조 논쟁’은 이제 시들해졌다. 베끼고 훔치고 머리를 굴려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일로 인류는 발전적으로 진보하기도 했다. 창조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나 정보기술 시대를 선도해온 빌 게이츠 역시 창조를 적극적으로 차용했다.
농업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농업·농촌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도 생산(1차산업), 제조·가공(2차산업), 유통·관광(3차산업)을 융·복합해 가치를 높이는 6차산업을 창조적으로 일으키려는 농업인도 많다. 필자는 그러한 현장을 확인하고 싶었다. 20여 년간 ‘농민신문’ 기자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동료 기자와 함께 지난 1년간 주말을 이용해 현장을 취재했다. 그 결과 농업이야말로 경쟁이 덜하면서도 사업 전망이 밝은 ‘블루오션 시장’이라고 나름대로 진단했다. 신지식농업인들을 만나면서 이러한 진단이 틀리지 않음을 더욱 확신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농사를 짓는 농업인들을 만나면서 유쾌한 기분으로 배우고 메모했다. 부족한 내용은 전화와 e메일을 주고받으며 보충했다. 이런 노력으로 선보인 책이 ‘유쾌발랄 창조농민 CEO’다. 이 책 속 주인공들과 대화하면서 창조경제가, 6차산업이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농촌에 뿌리를 내리고 있음도 봤다.
(사)한국신지식농업인중앙회의 추천으로 만난 이들 10명의 농업인은 그냥 돈만 잘 버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창조농민들은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 창의성을 적용하며 농업·농촌에서 ‘황금’을 캐고 있었다. 평범한 것들에 아이디어를 입혀 모양을 살짝 바꿔보기도 하고, 자기만의 색깔을 덧칠하고, 기존의 것에 붙이고 떼고 하면서 알토란 같은 수익을 내고 있었다. 남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 지나친 것들 속에서 진주를 찾아내며 농촌에 희망을 불어넣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었다.
창조경제가, 농업의 6차산업화가 시대적 화두로 등장한 지금, 이에 부합한 농업인들이 전국 곳곳에 있다는 것은 한국 농업에 희망이 있다는 얘기다. 이 책은 개척자 정신으로 한국 농업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창조농민 CEO들의 희망찬 이야기로 가득하다.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이겨내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창조적인 농장 경영으로 부가가치를 새롭게 창출하는 농업인 10명의 노하우를 배우는 마음으로 일독을 권한다. 창조농민의 품격을 엿볼 수 있다.
최인석 | 농민신문사 기획출판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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