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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나를 막을 수 있는 건 조직의 명령뿐”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나를 막을 수 있는 건 조직의 명령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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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재적소 아닌 적소적재

▼ 여느 인사 담당자와 다르게 직원들과 식사도 자주 하고, 연구원들이 무슨 연구를 하고 있나 꼼꼼하게 들여다봤다고도 하던데요.

“저는 인사란 적재적소(適材適所)가 아니라 적소적재(適所適材)라고 생각합니다.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을 앉혀야 해요. 이게 끝이 아니라, 미션을 잘 수행하고 있는가, 몇 부 능선까지 올랐는가, 보충해줘야 할 것은 무엇인가 등을 살펴봐야 합니다. 그러려면 당연히 직원들이 하는 일을 자세하게 지켜보며 끊임없이 관리해야지요.”

▼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인사도 전략인데, 이근면은 탁월한 전략과 추진력으로 애니콜 신화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제가 1998년부터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인사팀장을 했습니다. 당시 삼성 휴대전화는 세계시장에서 11위였는데, 이 전 부회장이 시동을 걸었죠. 그땐 휴대전화 연구원 숫자도 미미했습니다. 빠른 성장에 가장 필요한 것은 그 일을 해나갈 사람이죠. 성장에 지체함이 없도록 먼저 큰 옷을 입혀 몸이 자라게 하고, 다시 더 큰 옷을 입히고를 반복했어요. 외부 인력 수혈도 본격화했고…. 정보통신총괄 인사팀을 이끈 12년 동안 획기적 발전을 이뤘지요.”



성별 구분 없는 ‘적소적재’ 인사 스타일은 그가 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을 로레알코리아에서 삼성으로 스카우트했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2007년 이 부사장이 삼성으로 옮겨왔을 때, 삼성이 첨단 IT제품의 마케팅을 소비재 마케팅 전문가에게 맡기기로 했다는 점에서 언론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이 부사장은 “이 처장은 앞으로는 휴대전화가 엔지니어링과 테크놀로지 중심에서 사람 중심의 마케팅으로 옮겨갈 것이라며 여러 번 찾아와 설득했다”며 “당시 정보통신총괄 임원 중 내가 유일한 여성이었는데, 그는 내가 나답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줬다”고 회고했다.

삼성광통신 대표이사 부사장을 마지막으로 2011년 삼성을 떠난 후 이 처장은 ‘청년 멘토’로 활동해왔다. 청년의 진로와 취업, 창업 등을 지원하는 비영리재단 ‘청년위함’을 만들었고, 아주대에서 강의를 하고 취업 관련 책도 썼다. 최근 출간된 ‘직립보행, 인턴에서 100% 취업 성공하기’에서 그는 직장에서 지켜야 할 기본예절에 대해 ‘깨알 조언’을 한다. ‘우체국, 은행, 주민센터 위치는 미리 알아둬라’ ‘상사와 함께 택시 탈 때는 먼저 타서 안쪽으로 들어가라’ 등이다.

이 처장과 삼성SDS에서 함께 근무했고 이 책을 공저한 조재천 인키움 대표는 “평소 직장 예절을 매우 강조하는 분”이라며 “그가 말하는 예절이란 상대를 안전하게 해주고 좋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우리 회사가 있는 빌딩에 입주한 회사가 150개나 돼 서로 모르고 지내는데, 경비원들은 가끔 방문하는 이 처장에게는 꼭 거수경례를 한다”고도 했다.

“나를 막을 수 있는 건 조직의 명령뿐”

지난 12월 5일 박근혜 대통령이 신임 장·차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이근면 인사혁신처장과 기념촬영을 했다.

“지금 안 하면 안 된다”

▼ 남의 회사 빌딩 경비원한테 인사받는 비법이 뭔가요.

“내가 먼저 인사하면 됩니다. 먼저 존중하지 않으면 존중받을 수 없는 법이지요. 저는 선한 사람은 아니에요. 치열하게 살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달아나간 사람입니다.”

정부가 ‘개방성과 전문성을 갖춘 공직사회로의 혁신’을 기치로 인사혁신처를 신설한 만큼, 이 처장은 앞으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어공’을 많이 발굴해야 한다. 인사혁신처는 그 시작으로 인사혁신처 내 10개 직위를 민간에 개방하면서 핵심 보직이라 할 인재정보기획관(국장급), 인재정보담당관(과장급), 취업심사과장을 포함시켰다. 인재정보기획관과 담당관은 공직 후보자를 발굴·조사·평가하며, 취업심사과장은 퇴직공직자의 재취업을 심사해 관피아 논란을 사전에 예방하는 자리다. 인사혁신처 관계자에 따르면 이 세 자리에 반드시 민간 전문가를 앉혀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이 바로 이 처장이라고 한다.

응시원서 접수 결과 이들 세 자리에 총 53명이 지원했고, 그중 민간 전문가가 46명이나 됐다. 최근 5년간 개방형 직위 공모 현황과 비교하면 경쟁률은 3배(5.8대 1에서 17.7대 1), 민간인 지원율은 20%P 이상(61%에서 86.8%) 오른 것이다.

▼ ‘이근면 효과’인가요?

“공직 사회가 혁신하길 원하는 국민의 바람이 반영된 결과로 받아들입니다. 민간인이 공무원 인사 책임자가 된 것을 보고 많은 분이 이제 공직도 민간 전문가가 들어가 일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나간다고 생각하는 것도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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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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