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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고발

내부고발자 쫓아내고 교육청 돈으로 재벌 행세

무소불위 사학권력

  • 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내부고발자 쫓아내고 교육청 돈으로 재벌 행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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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8일 서울시교육청은 영훈학원 신임 이사장으로 허종렬 서울교대 교수를 임명했다. 교육청은 “(관선이사 취임 이후) 이사장 개인 횡령 금액(5억여 원)을 전액 환수했고 법인 정관을 개정했으며 비리 관계자 9명을 징계 처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년이 돼 학교를 떠났거나 법원에서 금고 이상형을 선고받아 당연면직된 교사 등을 제외한 3명에 대해서만 징계위원회가 열렸다. 서울시교육청이 각각 해임, 정직, 감봉을 권고한 사람들에 대해 영훈학원은 정직 1개월, 감봉 2개월, 견책으로 징계 수위를 낮췄다. 견책을 받은 행정실장은 현재 법인 사무국장으로 승진했고, 법원에서 벌금형을 받고 서울시교육청이 정직을 권고한 법인 담당 직원은 행정실장으로 승진했다가 개인 사정으로 퇴직했다.

반면 정경영 전 영훈고 교감은 ‘내부고발자’로 몰려 해임됐다. 이사회 회의록에 나타난 해임 사유는 ‘리더십이 없고 교사와 동창회의 불만이 극심하다’는 것이었다. 자녀의 영훈국제중 부정 입학을 양심 고백한 학부모 홍진희 씨는 “전임 관선 이사장이 문제 해결 의지가 있었다면 공익제보자인 나부터 만나지 않았겠나. 그런데 한 전 이사장을 단 한 번도 못 만났다”고 말했다.

구속 수감 중인 김 전 이사장은 지금도 영훈학원 운영에 관여한다. 영훈학원이 최근 공개한 ‘이사회 회의록(2013~2014년)’에 따르면, 김 전 이사장이 대리인으로 지목한 이모 영훈학원 사무국장이 이사회에 참여해 김 전 이사장의 뜻을 전달한다. 다음은 2013년 12월 31일 회의록 일부다.

사무국장 토지보상금 사용계획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원금은 4억1900만 원인데 관련 규정상 법인 수익 중 30%만 법인 운영비로 쓸 수 있습니다. (…) 영훈국제중학교 김 교감선생님이 돌아가시면서 학교장으로 치를 때 장례비로 4900만 원이 나왔는데 학교비로 집행했으므로 법정부담금을 전출해 보전하고자 하는 것이며…



이사장 장례비 보전은 무슨 이야기입니까?

사무국장 김 교감 장례에 대해 유족들의 항의가 있어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학교장으로 하는 것을 김 전 이사장님이 지시하셨기 때문에 영훈국제중에서 학교비에서 이미 집행했습니다.

언급된 김 교감은 입시 비리 관련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2013년 6월 학교에서 자살한 인물. 당시 그는 “오직 학교를 위해 한 일인데 생각을 잘못한 것 같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전직 영훈학원 관계자는 “사실 김 교감은 학교 입시 비리의 주역이나 마찬가진데 그를 위해 학교장을 치르고 법인이 장례비를 치르는 것은 적절치 않다. 게다가 구속 상태인 전 이사장이 ‘지시’했다며 꼼짝없이 그의 말을 따르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 시험문제 유출

2014년 6월, 서울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학부모에게 2000만 원을 받고 시험지를 유출한 혐의로 서울 모 여고 국어교사 A씨를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한 학부모로부터 국어, 영어, 수학 시험문제(중간·기말고사)를 과목당 수백만 원을 받고 유출했다. 구속된 A씨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범죄 수법은 단순한 듯 치밀하다. 학생과 학부모가 A교사 차에 타면 교사는 국어, 영어, 수학 시험지를 건넸다. 한정된 시간에 시험 문제와 답안을 모두 적을 수 없어 학생이 녹음기에 문제와 답을 불러 녹음했다. 하지만 A교사는 재판에서 “이 파일은 해당 학생이 차 안에서 ‘아나운싱’ 연습을 한 것”이라고 발뺌했다.

재판 과정에 교사와 학생 어머니의 ‘부적절한 관계’도 드러났다. 한 교사는 “학생 어머니는 재판에서 ‘옷, 지갑, 벨트 등 사달라는 대로 다 사줬고 성관계도 어쩔 수 없이 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 역시 해당 부분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다고 확인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재판장에서 “(학생 어머니와) ‘부부관계 유사한 관계’가 있었던 건 맞다. 돈을 주고받은 것은 ‘사적 관계’ 때문”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가족 경영

2012년 서울시교육청은 충암학원 이모 전 이사장의 임원 취임 승인을 취소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이사장님’으로 불린다. 2014년 2월 졸업생들에게 배부된 졸업앨범에도 ‘이사장’ 란에 그의 사진이 있다. 공식 이사장직은 그의 차녀가 맡고 있고, 큰아들은 행정실장이다.

사학 내 가족경영은 매우 익숙한 풍경이다. 정진후 의원에 따르면 전국 861개 초·중등 사학법인 중 554개(64.3%)에 설립자나 이사장의 가족, 친인척이 이사나 학교장으로 근무 중이다. 이사장의 배우자, 직계 존·비속으로 확장하면 훨씬 많다. 가족이 교사로 임용되는 경우도 많다. 앞서 문제를 지적한 진명학원, 영훈학원 역시 가족이 운영하는 세습 사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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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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