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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눈으로 본 북한

中 자본가 착취에 눈물로 침묵시위

동북 3성의 북한 노동자들

  • 김승재 YTN 기자 | sjkim@ytn.co.kr

中 자본가 착취에 눈물로 침묵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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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배후는 ‘노동부원’

투먼 경제개발구에 위치한 ‘K공업’은 북한 인력 700명가량을 고용했다. 공장 3개를 운영하며 주로 완구를 생산한다. 이 회사는 북한 인력을 고강도로 착취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매일 16시간 이상씩 북한 근로자를 혹사시켰다. 이 회사 사장은 “북한 인력은 이렇게 다루는 것”이라며 자신의 북한 인력 착취를 공공연하게 자랑하고 다녔다고 전해진다.

결국 이 공장에서 일하던 북한 인력이 일제히 침묵시위를 벌이는 일이 벌어졌다. 각자의 재봉틀 앞에서 머리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울면서 일을 하지 않은 것. 이 침묵시위는 힘을 발휘했다. 깜짝 놀란 회사 대표가 월급을 1인당 200~300위안씩 올려준 것이다. 노동력 착취 행위도 중단했다.

북한 근로자들의 이러한 단체행동 배후에는 ‘노동부원’으로 불리는 이들이 있다. 노동부원은 우리의 국가정보원과 성격이 일부 유사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이다. 해외에 파견한 인력을 감시 및 관리하는 일도 한다. 보통 인력파견회사당 1명씩 나와 있고 수십 명 단위의 소규모 인력을 파견한 공장의 경우 몇 개 회사를 묶어 관리한다. 노동부원은 1주일에 한 차례씩 북한 근로자들을 면담하고 애로 사항이 있으면 사장에게 시정을 건의하기도 한다. 물론 노동부원의 주 임무는 북한 근로자의 일탈 행위 감시지만 회사 측을 견제하는 기능도 하는 것이다.

옌볜 조선족 자치주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 중 일부는 중도에 귀국하기도 했다. 질병이나 연애 문제 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 북한 여성 근로자는 유부남인 중국 직원과 바람이 난 사실이 알려져 북한으로 돌아가야 했다. 두 사람은 상대방 언어로 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깊은 관계에 빠졌다. 두 사람을 두고 “사랑에 언어는 필수 요소가 아니다”는 뒷담화가 나돌았다고 한다. 폐결핵 등 중대 질병에 걸려 불가피하게 평양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질병으로 부득불 귀국하는 근로자가 가기 싫다고 버티는 바람에 노동부원이 며칠에 걸쳐 설득해 겨우 귀국시키는 경우도 잦았다고 한다.



中 자본가 착취에 눈물로 침묵시위

투먼 경제개발구의 공업단지 팻말.

“너희 공장 월급은 얼마니”

지난해 여름 중국 선양(瀋陽)의 북한 영사관과 옌볜 조선족 자치주의 북한 인력 대표부가 중국 측의 처사와 관련해 강력하게 항의하는 일이 있었다. 그해 봄과 여름 투먼 북한 인력 단지에서 두 차례 발생한 집단 식중독 사고 때문이었다. 당시 식중독 사고로 북한 인력 200여 명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했다. 북측은 항의와 더불어 투먼의 북한 인력 식당 운영권을 넘겨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투먼의 북한 근로자 2500여 명은 조선족 3명이 운영하는 식당 세 곳으로 나뉘어 식사를 한다. 북측은 이들 조선족의 식당 운영 방식에 불만을 가져왔다. 식사가 중국식으로 공급된다는 점, 싸구려 재료로 음식을 제공하면서 식당끼리 담합해 가격을 올린다는 점 등이 불만의 이유였다. 급기야 두 차례나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자 분노가 극에 달한 것이다.

선양의 북한영사관은 “식당 운영권을 넘겨주지 않으면 투먼에 대규모 인력을 송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며 투먼 지방정부 인사들과의 면담도 의도적으로 피했다. 식당 운영권을 3명의 조선족에게 준 것은 투먼 지방정부였다. 개인 식당업자들의 로비를 받고 영업권을 줬기에 투먼 당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처지에 빠졌다고 한다. 북한이 식당 운영권을 요구한 배경에는 식당 운영을 통해 얻을 짭짤한 수익이 있다.

2012년 5월 중국에서 최초로 북한 인력을 합법적으로 받아들인 투먼은 한동안 북한 근로자가 가장 선호하는 해외 일터였으나 식당 문제 등으로 잡음이 심해지면서 최근에는 선호 지역에서 밀려났다고 한다. 북한의 인력송출업체들도 투먼을 꺼리기 시작했다. 세 군데 식당에서 여러 공장의 근로자들이 모여서 식사하는 과정에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보니 서로의 근로조건에 대해 상세히 알게 됐다. 노동 시간과 급여를 비교하게 되자 불만이 터져 나왔다. “나는 저 사람과 똑같이 일하는데 왜 저 사람이 나보다 더 많이 받는가” 하는 것이 주된 불만이었다. 이는 결국 투먼에서 일하는 북한 인력의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졌다.

반면 훈춘 등 다른 지역에서는 대부분 개별 업체들이 각자 식당을 운영한다. 다른 공장 근로자들과 섞일 일이 없어 근로 조건을 비교하기 어려워 투먼에서와 비슷한 불만이 덜 나왔다고 한다.

신동아 2015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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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재 YTN 기자 | sj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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