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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前戱) 사진 맞잖아요?” “너무 빨리 덮쳤습니다”

간통사건 전문 형사가 들려준 ‘通情 百態’

  • 구무모 전 형사│moomo9@hanmail.net

“전희(前戱) 사진 맞잖아요?” “너무 빨리 덮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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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럴만 했다” “鷄姦만 했다”

혼인 제도를 보호하기 위해 성적 정절을 요구하는 법이 어떻게 단 한 가지 유형의 성행위만 문제로 본단 말인가. 그렇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간통은 세계 곳곳에서 고대부터 처벌해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조선의 8조금법에 간통죄가 포함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여자의 간통만을 처벌했다. 이것이 간통죄 출생의 역사다. 남편의 간통은 처벌 대상이 아니었다. 고대 봉건사회는 여자를 소유의 대상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혈통’을 지키기 위해 ‘성교’ 행위만을 처벌한 것이다.

수사 현장에서 당사자들은 흔히 애무만 했다, 오럴만 했다, 혹은 계간(鷄姦)만 했다고 주장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혐의가 없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법 감정과 괴리된 규율임이 분명하다.

둘째, 벌을 살펴보자. 간통죄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즉, 벌금형이 없다. 대부분 형법 조항은 ‘몇 년 이하의 징역 또는 몇 백만 원 이하의 벌금’ 이런 식으로 형량을 규정한다.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 규정한 죄목은 주로 강력범죄 등 책임이 막중한, 극히 일부의 범죄에 국한된다. 과거 헌법재판소가 간통죄에 대해 4차례나 합헌 결정을 했을 때도 일부 재판관들은 처벌 규정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돼 헌법에 불합치한다고 주장했다. 즉, 다른 죄에 비해 처벌이 과도하다는 것이다. 1905년 구한말의 형법대전, 일제 강점기의 조선형사령 규정을 그대로 계승한 형국이었다.



2008년 이전에 일어난 사건을 하나 소개한다. 빈둥빈둥 무위도식하는 남편이 있었다. 아내는 남편과 두 자녀를 먹여 살리려고 식당 종업원으로 일했다. 아내는 남편이 주점 여종업원과 바람피운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생업이 바빠 증거를 잡으러 다닐 겨를이 없었다. 이것도 모자라 남편은 공연한 의처증에 술에 취한 날이면 어김없이 아내를 구타했다.

이런 남편을 존경할 순 없는 노릇이므로 부부의 애정은 이미 식었다. 식당 단골손님 중에 독신 남자가 이런 아내를 따뜻하게 대해줘 아내는 그 남자를 좋아하게 됐다. 인지상정으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여길 수도 있을 상황이다. 그러나 적반하장으로 남편이 아내를 미행해 ‘현장’을 잡았고, 간통죄로 신고하기 전에 아내와 상대 남자를 심하게 구타해 아내는 갈비뼈 3개에 금이 가는 골절상을 입었다.

결국 아내는 부상을 치료받은 뒤에 구속됐다. 형법에 징역형만 규정돼 있다는 것은 구속 수사를 하라는 의사가 내재된 것이기에 대부분 구속 수사를 한다.

남편에 관대, 아내엔 가혹

간통죄는 고소의 조건에도 문제가 있다. 형사소송법 제 229조는 ‘간통죄는 이혼이 되었거나 이혼소송을 제기한 후에 고소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다. 즉 혼인관계의 불존속과 이혼소송의 계속을 고소 요건으로 한다. 가정의 기초인 혼인관계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 혼인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흔적은 없고 오히려 ‘혼인관계를 깨고 고소하라’고 주문하는 것이다.

간통죄 존폐 논란과 관련해 초기에는 여성단체에서 간통죄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여성을 보호한다고 주장했지만, 내 생각은 그렇지 않았다. 나는 여성단체 추천으로 1999년에 제1회 남녀평등경찰상을 받았을 정도로 여성의 처지를 옹호하는 성향의 수사관이었다. 그런 내가 오히려 간통죄가 여성에게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한 데는 이유가 있다.

간통죄는 1953년 형법 개정 전까지는 여성만 처벌하는 단벌주의였던 것이, 평등을 이유로 남성도 처벌한다는 쌍벌로 바뀌었다. 하지만 고대로부터 여성만 처벌하던 법이 남성을 끼워 넣었다고 평등하게 적용된다는 것은 착각이다.

통계만 봐도 알 수 있다. 외도는 보통 여자보다는 남자가 많이 하는 것으로 알러졌다. 그러나 간통죄로 기소된 여성은 51%, 남성은 49%다. 이는 우리 사회가 여전히 남편의 간통에 관대하고 아내의 간통에는 상대적으로 가혹하다는 증거다.

일선 수사에서도 이런 일을 많이 겪었다. 즉, 아내가 남편을 간통으로 고소했다가 금방 취소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여성이 경제적 자립이 힘들어 궁여지책으로 취소하는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남자는 외도할 수도 있다’는 역사적 통념이 묻어난다. 반면 아내를 간통죄로 고소한 남편들은 쉽게 취소하지 않는다.

또한 이 법은 인간의 존엄성을 너무 크게 훼손한다. 훼손 정도가 아니라 아예 인간 존엄성을 말살한다. 내가 여기서 언급한 존엄성은 법조인들이 말하는 행복추구권이나 성적 자기결정권과는 전혀 다른 얘기다.

간통의 증거는 성교의 증거다. 그 내밀한 부분을 증명하려면 남녀가 벌거벗고 있는 침대를 덮쳐 사진을 찍어야 하고, 어떻게 몇 번 성교했는지를 물어 조서에 기재해야 한다. 여성 경찰이나 초임 경찰관은 쑥스러워 구체적인 질문을 못하기도 한다. 하물며 당사자, 특히 여성은 어떤 기분일까. 이게 과연 법이 인간에게 할 수 있는 일인가.

다음은 내가 간통 수사를 하면서 가장 가슴 아팠던 사건이다. 개인택시를 모는 남편과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 둘을 둔 여자가 있었다. 남편은 술과 도박을 좋아했고, 쉬는 날엔 아예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툭하면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남편이 집 근처 호프집 여주인과 바람났다는 소문을 듣고 부부싸움이 잦았다. 여자는 호프집 여주인을 만나 애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편은 그 여주인을 데리고 집을 나갔다. 수원 모처에서 그 여자와 살며 택시운전을 한다는 소문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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