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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號 70돌 신동아-미래硏 연중기획/ 국가미래전략을 묻는다

“서방·동방정책으로 美· 蘇 흡인 ‘서독 모델’ 본받아야”

윤영관 前 외교장관의 ‘광복 100년’ 외교 방략

  • 구해우 | 미래전략연구원 원장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서방·동방정책으로 美· 蘇 흡인 ‘서독 모델’ 본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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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도발 가능성 낮다”

윤영관 교수의 설명으로 되돌아가보자.

“중일관계를 그렇게 비관적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최근 추세를 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두 차례나 만났습니다. 냉랭하던 관계가 해빙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측면이 있습니다.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중국과 일본이 무력충돌로까지 갈 것으로 보지는 않아요.

2010년 이후 3~4년 동안 남중국해와 관련한 중국 외교가 굉장히 공세적인 전략에 따라 이뤄졌습니다. 일본의 센카쿠열도 영유권 주장을 무력화하려는 노력이 빈번했는데요. 요즘은 그러한 시도가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중국의 외교전략 기조는 군사적 힘을 직접적으로 과시하기보다는 경제적 능력을 통해 자국의 위상과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쪽인 것으로 봅니다. 일대일로(一帶一路)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그 방증이죠. 하지만 중일관계를 비관적으로 보진 않더라도 한국 처지에서는 극한 상황을 막고자 다방면에서 의도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시진핑 주석은 2012년 11월 “중화민족의 위대한 중흥을 시현(示現)하는 게 근대 이래 가장 위대한 꿈”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꿈(中國夢)’을 실현하는 방법의 하나로 일대일로 구축에 역량을 쏟아붓는다. 당나라(육상 : 산시성 시안~독일 뒤스부르크)와 명나라(해상 : 푸젠성 취안저우~지중해)의 실크로드를 재현하려는 이 프로젝트를 뒷받침하는 AIIB에는 한국을 포함해 57개국이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했다. AIIB가 위안화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집행하면 위안화의 기축통화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



▼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고조된 긴장을 조절하려는 양상입니다. 미국도 중동 문제, 우크라이나 사태 등 당면 과제가 적지 않아 아시아에서 중국과 긴장 구도가 형성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요. 그런데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하고자 미국과의 강력한 연대를 바탕으로 중국의 부상에 대응합니다. 일본이 이런 전략을 더욱 공고히 하고자 국지분쟁을 도모할 개연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중국과의 전쟁을 궁리한다”는 아베의 발언도 이 같은 맥락에서 표출된 게 아닐까요. 일본이 도모한 국지분쟁이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미중 간 대결구도가 형성되면 한국이 대단히 어려워집니다. 최악의 상황도 가정해서 고민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그런 일이 벌어질 개연성은 낮다고 봅니다. 미국과 중국이 1913년 무렵 영국과 독일처럼 갈등을 빚고 고도의 긴장관계에 처했다면 그럴 소지가 있겠으나 작금의 상황은 안정적이에요. 이러한 분위기에서 아베 총리나 일본 내각이 의도적으로 도발한다?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봅니다. 미국이 동아시아를 중요시하며 그들 나름대로 예의주시하면서 컨트롤합니다. 미국이 과연 일본의 그러한 시도를 용인할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서방·동방정책으로 美· 蘇 흡인 ‘서독 모델’ 본받아야”
핀란드식 중립화 가능할까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지난해 6월 9일 ‘중앙일보’에 ‘‘핀란드화라는 이름의 유령’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요지는 다음과 같다.

‘중국의 부상에 대한 우려가 한반도를 뒤덮고 있다. 우선 북한이 중국 경제에 예속되고, 중장기적으로는 한국마저 중국의 속국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두려움이 그것이다. 작가 복거일은 중국의 그림자가 커질수록 소련의 속국으로 전락해야 했던 예전 핀란드의 운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핀란드화’란 무엇인가. 하나는 약소국이 인접 강대국에 예속되어 묵종적 자세를 취하는 것, 다른 하나는 강대국 틈바구니에 낀 약소국이 생존을 담보하기 위해 택하는 중립 노선이다. ‘핀란드화’를 단순히 강대국에 대한 약소국의 일방적 예속으로 규정하는 시각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오히려 변화하는 대외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한 약소국의 생존전략으로 보는 게 타당하지 않을까.

중국의 부상을 마주한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운명은 강대국의 전략적 선택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단합과 대응전략에 달려 있다는 것이야말로 냉전기 핀란드의 생존전략이 한국에 주는 값진 교훈일 것이다.’

‘핀란드화 모델(finlandization)’은 1960년대 서독에서 생겨난 말로 냉전시기 소련과 핀란드의 관계를 빗댄 표현이다. 한 나라가 자주독립을 유지하며 대외정책에서 이웃한 대국을 건드리지 않는 것을 뜻한다. 1871~1940년 독일과 덴마크의 관계를 설명할 때도 이 말을 쓴다. 핀란드인은 이 단어를 모욕적으로 여기면서 “서방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소련과 친하게 지낸 것”으로 평가한다. 냉전 시기 미국의 대외정책 전문가들은 일본과 서유럽 일부 국가가 핀란드화해 반(反)소련 정책을 취하지 않게 될 것을 우려했다.

▼ G2 체제가 등장하면서 동아시아 정세가 요동칩니다. 일부 학계 인사들은 한반도의 ‘핀란드화 모델’을 주장합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을 내세우기도 합니다. 핀란드와 한반도의 지정학적, 역사적 유사성과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한반도가 핀란드화 모델로 갈 수 있을까요.

윤영관 교수는 “핀란드의 중립화 외교보다는 옛 서독이 미국과 소련을 상대로 펼친 외교가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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