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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대출, 직원비리, 과다결손 이사장·감사 非전문·無책임 탓

사고, 또 사고…새마을금고

  • 최호열 기자 | honeypapa@donga.com

불법대출, 직원비리, 과다결손 이사장·감사 非전문·無책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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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마음대로’ 가능한 구조

5월 부산에서 새마을금고 이사장 자리를 놓고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로 관련자가 모두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당시 현직 이사장이던 A씨는 불출마 대가로 B씨에게 1억 원을 받은 후, 제3의 후보인 C씨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B씨에게 ‘금품제공 사실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며 B씨의 불출마를 종용했다. B씨가 거부하자 검찰에 금품수수 사실을 신고했지만 그 내막이 밝혀지면서 함께 형사처분을 받았다. 돈이 오가는 과정에 지역 정치인도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건이 종종 일어나는 것은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그만큼 이권이 많은 자리라는 방증이다.

이사장에 당선됐다는 건 과반 이상 대의원의 지지를 확보했음을 뜻한다. 그런데 대의원은 이사장 선출뿐 아니라 7~15명으로 이뤄진 이사와 감사도 선출한다. 선출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다. 유권자가 후보들 중에서 한 명씩에게만 투표하는 방법도 있고, 이사회 정원 수만큼 투표(정수투표)하는 방법도 있다. 많은 새마을금고가 정수투표를 택한다. 따라서 대의원 과반수를 확보한 이사장이 마음만 먹으면 이사와 감사까지 모두 자기 사람으로 채울 가능성이 높다. 정수투표제는 이사장에게 잘 보여야 이사나 감사가 될 수 있는 구조이기에 자연히 이사와 감사는 이사장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선거 구조가 이렇다보니 동네에서 돈 좀 있고 활발하게 활동한 사람들이 이사장, 이사, 감사 자리를 차지하기 쉽다”고 말했다. 연간 수천억 원을 주무르는 금융기관의 수장들에게 전문성을 기대할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100~150명의 대의원만 상대로 하는 선거이기에 금권, 탈법 유혹에 노출된다. 공정선거가 되려면 선거관리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공신력 있고 전문성 있는 정부기관인 중앙선관위에 선거관리를 위탁한 곳은 8곳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자체적으로 선관위를 꾸렸다.



새마을금고 중에는 한 사람이 30년 넘게 이사장을 하는 곳도 있다. 20년 이상 이사장을 하는 곳은 허다하다. 정부는 2007년 새마을금고법을 고쳐 그 전에 몇 년을 했든 향후 한 차례만 연임이 가능하도록 했다. 따라서 2008년 선거에서 연임된 이사장은 2012년 출마가 불가능했다. 그런데 2011년 새마을금고법이 개정돼 두 번까지 연임이 가능하게 됐다. 현직 이사장이 또다시 연임할 수 있는 길을 터준 것이다.

‘비상근 이사장 + 상근 이사’

단위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만 폐쇄적인 게 아니다. 지난해 치른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 선거에서도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150여 명의 선거인단과 관계자들만 참석한 가운데 선거가 진행된 것. 더욱이 선거 장소인 충남 천안연수원 정문과 인근 야산엔 수십 명의 새마을금고중앙회 직원이 배치돼 관계자 이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이 때문에 단위 새마을금고 이사장과 회원들은 자신들의 대표를 선출하는 축제의 장을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회장 선거와 관련 선거장에는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 외에는 출입을 일절 금한다”며 “특히 선거일 전날, 선거와 상관없는 일부 새마을금고 임원 및 회원들이 시위를 벌일 예정이라는 정보가 입수돼 직원들을 배치했다. 원만한 선거를 치르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이유야 어떻든 군사정권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밀실 선거’를 치른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새마을금고법 시행령을 개정하며 새마을금고중앙회 선거 규정을 개선했다. 현재 100명 이상인 대의원 수를 300명 이상으로 늘려 선거의 객관성을 높였다. 또한 차기 회장부터는 비상근 명예직으로 전환해 실무에서 손을 떼도록 하고, 회장이 갖던 권한을 신용공제 대표, 지도감독이사, 전무이사 등 3명의 상근이사에게 분산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에서 금융사고가 더는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단위 새마을금고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개혁의 핵심은 이사장 선출 방식과 자격이다. 김상조 경북 구미시의원은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를 현행 대의원 간접선거가 아닌 회원 직선으로 바꿔야 한다. 또한 농협처럼 같은 날 전국 동시선거로 치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새마을금고의 한 관계자는 “이사장과 감사는 최소한의 금융 경력을 갖춘 사람으로 자격 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관계자는 “이사장 자격을 금융인 출신으로 제한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중앙회 회장처럼 단위 새마을금고 이사장도 비상근 명예직으로 전환하고, 대신 금융권 경험이 있는 상근이사를 의무적으로 두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감사도 최소한의 금융 전문성을 갖춘 사람으로 자격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신동아 2015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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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열 기자 |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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