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호

서울시장 후보 연쇄 인터뷰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

“7년 시정 운영에 따른 피로감? 필요감!”

  • 입력2018-05-22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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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문은 굉장히 훌륭하고 정말 중요한 분들”

    • “미세먼지 정책, 응원과 비판 겸허히 들어”

    • “차기 대선 출마? 그런 말에 안 넘어가”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 [조영철 기자]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 [조영철 기자]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현 서울시장)는 이번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상승세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4월 20일)에서 66.3%를 얻어 박영선 의원(19.59%)과 우상호 의원(14.14%)을 무난하게 따돌렸다. 본선에서도 파란불이 켜져 있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5월 4일부터 5일까지 이틀 동안 서울시에 사는 성인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5%p, 응답률 3.1%) 결과 박 후보의 지지율은 59.5%였다. 2위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14.9%)와 3위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13.0%)의 지지율을 합친 수치보다 두 배 이상 높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끝나야 끝나는 것”

    이런 판세 때문인지 5월 11일 오후 서울시청 6층 시장실에서 만난 박 후보는 표정과 말투에 여유가 있어 보였다. 나아가, 쟁점에 대해 말을 아낀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후보들이 박 후보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음에도 맞대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두 번의 선거에 비해 이번 선거가 수월하다고 생각하나요? 

    “선거라는 건 끝나야 끝나는 겁니다. 역사를 보더라도 전쟁이라는 게 누구나 승리할 거라고 예측한 군대가 패배하고 정말 의외로 소수의 병사를 가진 부대가 이기기도 하잖아요? 그러니까 그건 정말 알 수 없는 것이고, 다만 시민의 마음을 누가 얻느냐의 싸움이라고 보는데요. 사실 그다지 허허….” 

    야권의 안철수 후보와 김문수 후보가 막판에 단일화하면 변수가 되지 않을까요? 

    “저는 정치적 공학이나 계산엔 굉장히 미숙합니다. 물론 넓게 보면 제가 시민운동도 하고 서울시장을 맡아서 벌써 두 번이나 했지만, 그런 건 잘 모르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결국은 선거라는 건 무엇보다 얼마나 시민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기대에 맞는 정책과 비전을 내놓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것은 단순히 어느 한순간에 아무리 좋은 공약을 내놓아도,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결국은 그 사람이 살아온 과거와 과거의 성취, 그 사람의 미래에 대한 비전, 그런 것들을 실제로 이행할 수 있는 추진력, 실행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그러니까 시민 입장에서 보면 종합적인 하나의 판단인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일시적인 일로 크게 영향은 없을 거라고 봅니다.” 

    그럼 예상할 수 있는 다른 변수는 무엇이 있을까요. 선거 전날 열리는 것으로 알려진 북·미 정상회담? 

    “그건 이미 변수가 아니고 상수가 되고 있잖아요.”



    “3선 도전 깊이 고민”

    7년 동안의 시정 운영에 따른 ‘박원순 피로감’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당시 박영선 후보는 박원순 시장에 대해 “일반적으로 서울시장 3선에 대한 피로감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서울 시민들의 구석구석에서 많이 느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 건 누가 말합니까. 피로감은 정치인들이 주로 말하는 거 아닌가요? 시민들은 ‘필요감’을 많이 느끼고요. 하하하. 사실 현직 시장에 대해선 모든 행정이 그러하듯이 찬반이 다 있거든요. 이런 게 자꾸 쌓이면 반대파나 실망하는 시민도 많아지는 거죠. 그런데 제가 벌써 7년이나 서울시장으로 있으면서 최장수 시장이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정 만족도가 70%까지 나오는 건 제 자신도 조금 이해가 안 되는 대목입니다.” 

    박원순 후보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 중도에 포기했다. 여론 지지율이 낮았다. 이번 지방선거 불출마설도 나왔다. 대신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거나, 8월에 열릴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한때 국회의원 재보선 출마설이나 당 대표 도전설이 나왔는데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해야 하는지 깊이 고민했어요. 주변의 사람들이 ‘서울시장 경력으로 보면 두 번 하는 것이나 세 번 하는 것이나 큰 차이가 없지 않으냐. 오히려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봐라, 당 대표에 도전을 하든지’라고 조언하더군요. 어떤 분들은 경남지사 이야기까지 했죠. 그럴 마음이 사실 전혀 없었던 건 아니죠. 그런데 저는 늘 ‘시장이 제 꿈을 실현하는 자리가 아니다, 시민의 꿈을 실현하는 자리’라고 생각해왔거든요. 그래서 지난 7년 동안 서울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온갖 정성을 담았고, 그런 일들이 시민들의 사랑도 받았죠. 제 꿈 때문에, 제 미래 때문에 그걸 포기하는 건 옳지 않다, 시민들이 선택해주신다면 4년을 더 해서 서울을 제가 꿈꾸고 시민들이 바라는 도시로 완성하는 게 옳다는 결론을 내렸죠.” 

    역대 민선 서울시장들에 비해 특별히 서울시민의 삶에 기여한 바는 무엇이라고 자평합니까. 

    “지난 7년은 시민의 삶에 투자한 시간, ‘토건의 도시’를 ‘지속 가능한 도시’로 바꾼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속도와 양적 성장이 지배하던 ‘개발 만능의 도시’를 노동, 복지와 같은 시민 개개인의 사회적 권리를 회복하는 ‘사람의 도시’로, 개인에게 전가돼온 삶의 무게를 공공이 함께 책임지는 공동체의 도시로 하나하나 바꿔왔어요. 서울시가 이뤄낸 혁신 정책은 전국화되고, 세계 57개 도시로 수출도 됐죠. 그 결과, 지난 정부 국가경쟁력이 세계 26위로 떨어질 때 서울의 도시경쟁력은 6위까지 올랐어요.” 

    박 후보가 7년 서울시정 주요 성과로 꼽은 일들은 아래와 같다. 

    “채무는 8조7000억 원 줄이고 복지는 10조 원까지 늘려 시민의 실질적 삶에 투자.” 

    “‘공공임대주택’ 14만 호 공급(1980년대 이후 물량의 3분의 1). 향후 5년 24만호 추가 공급.” 

    “‘찾아가는 주민 센터’로 복지혜택 개인별 맞춤 제공, 건강 기본권 확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노동의 존엄을 선도적으로 회복하고 그 흐름을 확산.” 

    “‘친환경 무상급식’ ‘서울시립대학교 반값등록금’으로 제대로 교육받을 권리 회복.” 

    “국공립어린이집을 643개소(2011년)에서 1930개소(2020년)로 확충 예정.” 

    “도시재생, 공공자전거 따릉이 등 시민 삶과 직결된 21세기형 정책 확대.” 

    박 후보는 “시장에 다시 선출되면 돌봄 공공책임제, 자영업자 안전망, 일자리 혁신거점 개발, 청년미래기금 투자, 도시 숲 조성을 통해 천만 시민의 꿈이 실현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한다. 

    시민사회단체 출신으로서 재임 기간 중 코드 정책, 코드 인사가 지나쳤다는 지적이 있습니다만. 

    “협치와 연대는 21세기 행정의 주류죠. 시민의 다양한 요구에 답하고 미세먼지, 기후변화와 같은 21세기형 자연재해처럼 도시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전문가, 시민단체와의 협업은 필요해요. 서울시도 인재 영입의 문을 넓혀 혁신 역량을 강화해온 걸로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요즘 서울의 미세먼지가 심각한 편입니다. 미세먼지 감소 효과는 적으면서 시 예산만 낭비하는 대중교통 무료화 같은 포퓰리즘 정책이 많았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 당시 우상호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미세먼지 정책에 대해 “서울시민 혈세 150억 원을 허공에 날렸다고 비판받는 대중교통 무료화에 대해 사과 한마디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박 시장 7년 동안의 미세먼지 정책, 특히 보여주기 식 정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오늘로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응원과 비판의 목소리를 모두 겸허히 듣고 있어요. 다만 미세먼지 문제는 단번에, 또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입니다. 시민의 안전과 건강에 관한 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와 각오로 중앙, 지방, 국회, 시민이 함께 지속적이고 다각적 해법을 가동하는 것이 중요하죠. 대중교통 무료 정책은 특단의 비상 저감 조치로서 차량 의무2부제로 가기 위한 마중물 정책이었어요. 150억 예산은 채무를 줄여 시민의 주머니로 되돌려드린 것이고요. 논란이 있었지만, 2부제 관련 법제화 논의가 촉발됐고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시민들의 자발적 캠페인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봅니다.” 

    박 후보는 서울시는 베이징, 도쿄 등 9개 도시와 ‘맑은 공기 도시협의체’를 구성해 국제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국만 바라볼 순 없다. 국내 발생 원인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서울시는 미세먼지를 자연재해로 규정해 상시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고 있다”고 했다.

    “임종석 실장이 바로 전화”

    박원순 후보는 “서울을 ‘사회적 우정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한다. [조영철 기자]

    박원순 후보는 “서울을 ‘사회적 우정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한다. [조영철 기자]

    3선 시장이 되면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입니까. 

    “양적 성장주의가 낳은 각자도생의 시대를 끝내고, 서울을 ‘사회적 우정의 도시’로 만들 겁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시민 각자가 치러야 할 경제적·정신적 생존비용이 너무 커요. 그래서 공공의 역할이 더 커지고, 공공성이 강화돼야 하는 거죠. 개인과 커뮤니티, 공공이 사회적 우정으로 연대하고 협력할 때 불평등과 양극화의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사회적 우정의 도시는 각자의 평범한 행복과 라이프 스타일을 존중하면서, 생활에 필요한 공공성을 강화하는 곳이죠.” 

    서울시 차원에서 추진할 대북사업 계획이 있나요? 

    “저는 남북 암흑기였던 지난 정권부터 중앙정부-지방정부-민간이 함께 평화의 내일을 이끄는 ‘3두마차론’을 주창한 바 있습니다. ‘서울-평양 포괄적 교류협력 구상’을 이미 몇 년 전에 마련해 책상 맨 위 서랍에 넣고 ‘때’를 기다려왔어요. 독일의 경우 동서 베를린을 비롯한 독일 50개 도시의 교류가 독일통일의 집에 벽돌을 한 장씩 쌓았던 것처럼 평화의 길목에서 서울 같은 도시가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얼마 전 남북교류협력추진 간담회에 참석한 슈뢰더 전 독일 총리 역시 3두마차론을 호평하더군요. 지금부터 그 구상을 실현할 수 있는 분야부터 실천해 더욱 확장해나갈 겁니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는 서울-평양(경평) 축구 재개, 제100회 전국체전 서울-평양 공동개최를 북측에 제안했다고 한다. 또 시베리아 횡단철도, 중국 대륙 횡단철도의 전진기지로서 서울역의 위상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박영선 후보를 따로 만난 사실이 확인되면서 “친문(친문재인) 세력이 박원순 후보를 배척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이 이야기를 전하면서 “선거 과정에서나 선거 후에 시정을 이끌게 될 때 친문 세력과의 관계 설정이 원활할까”라고 물어봤다. 

    “그거는 왜 엮어요? 그건 전혀 아닙니다. 임종석 실장이 이후에 바로 저한테 전화했어요. ‘그거 아니었다’ 바로 그렇게 이야기했어요.” 

    ‘친문’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저는 ‘친문’이라고 지칭되는 분들을 굉장히 훌륭한, 정치적으로 깨어 있고 행동하는 정말 중요한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단한 비전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론 굉장히 소외된 소수파였을 때 그분들의 힘으로 정치의 중심을 만들어내는, 그런 역사적 경험을 가진 분들이잖습니까? 그리고 그분들이 또 더 진화해서 지난번 촛불광장을 통해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들어낸 셈이죠. 그런 세력, 그러니까 문재인 대통령도 말씀하시고 저도 항상 말씀드리는 ‘깨어 있는 시민’ ‘시민의 힘이 세상을 바꿉니다’라는 그런 철학에 맞는 사람들인 거 같아요. 저는 그분들이 꼭 누구를 선택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을 가장 잘 이끌 수 있는 지도자를 선택한다고 믿어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마찬가지고요.”

    “모든 진실은 결국 드러나”

    친문 핵심인 김경수 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연루된 ‘드루킹 사건’은 특검까지 가야 할 사안이라고 봅니까? 

    “저는 드루킹은 친문과는 아무 관계없는, 뭔가 왜곡된 정치행동을 보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 사건은 온라인 포털사이트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고 믿고 이용했던 잘못된 행태이고, 지금 어떤 상황인지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는 단계잖아요. 이 세상에 모든 진실은 결국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죽으면 내일 드러나고, 내일 죽으면 모레 드러난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지금 경찰 수사 중인데 야당이 그걸 가지고 너무 지나치게 하는 건 또 다른 정치행태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방선거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저렇게 하면 그거야말로 과도한 정치 공세가 아닌가. 그래서 아마 국민으로부터 크게 지지를 못 받고 있는 것 같아요.” 

    서울시장 선거전에 따라다닐 화두는 안철수 후보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음에도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했다는 얘기다. 당시 안 후보 측 윤여준 전 의원은 최근 ‘안철수 후보가 그때 아버지와 딸이 강하게 반대하는 바람에 미리 불출마 결심을 해놓고 박 후보에게 양보하는 것 같은 모양새를 만들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바 있다.

    “너무 화사하게 웃고 막 그러던데”

    박원순 후보는 “시민의 위대한 힘을 믿는다”고 했다. [조영철 기자]

    박원순 후보는 “시민의 위대한 힘을 믿는다”고 했다. [조영철 기자]

    2011년 당시 안철수 후보에게 양보를 받은 겁니까. 아니면 담판이었습니까. 

    “(윤여준 전 의원 얘기는) 제가 답해드릴 사안이 아닌 것 같아요. 전 지금까지도 안철수 후보가 저한테 선의를 보였고 아름다운 양보를 했다고 믿고 있어요. 지금도 그건 고맙게 생각하고요. 그때 저는 이미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에서 백두대간을 걷고 있었는데, 안철수 후보가 나온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와의 관계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리 두 사람이 경쟁하는 것이 적절한 지, 한번 만나보자고 e메일을 보냈고 답이 왔죠. 그렇게 약속이 돼서 만났는데, 정말 짧은 시간 안에, ‘변호사님이 하십시오’ 하셨죠. 저는 그걸 너무 고맙게 받아들였어요. 그래서 서울시장이 됐고, 그것뿐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서로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고, 서 있는 위치와 관계도 많이 달라져버린 그런 상황이지요.” 

    그러나 ‘이번엔 서울시장 자리를 안 후보에게 양보하는 게 맞지 않으냐’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박 후보는 “나는 민주당의 비전과 정책을 가진 후보로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아닌가. 무엇보다 서울시장은 천만 시민의 삶을 살피는 자리다. 과거의 인연으로 거래하듯, 주고받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지금은 안철수 후보의 7년 서울시정 비판 강도가 김문수 후보보다도 더 센 것 같은데요. ‘호화판 소꿉놀이’ 이런 말도 하고…. 

    “예?” 

    ‘박원순 시장 7년은 호화판 소꿉놀이였다’ ‘7년 동안 못하고 4년 더 하겠다는 건 염치없는 짓이다’라고 비판합니다만. 

    “그럴 리가 있습니까? (이미 보도됐다고 하자) 어제, 그저께도 행사장에서 만났는데 너무 화사하게 웃고 막 그러던데…하하하.” 

    정치인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안철수를 어떻게 평가합니까? 

    “글쎄요. 제가 말하기는 그렇고, 시민들이 판단하겠죠.” 

    김문수 후보는 경기도에서 정치를 하다가 20대 총선 때 고향인 대구(수성구)로 갔지만 갑자기 서울로 와서 후보가 됐는데요. 

    “출마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는 거니까요. 또 공천의 자유도 모든 정당에 있는 것이고요. 결국 출마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당선이 중요하죠. 그건 시민의 판단에 맡겨야 하지만…뭐 이기려고 공천하고 출마했겠죠.” 

    대구에 갔을 때는 대구에 뼈를 묻겠다고 했는데 2년 만에 서울로 올라와 그런 부분이 정치 불신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웃으며) 유도신문에 안 넘어갑니다. 시민의 판단에 맡겨야죠. 저는 선거를 3번째 하고 있고, 그전에 시민운동을 했는데 시민의 위대한 힘을 믿습니다. 사실은 여기에 집단지성의 힘이라는 게 작동하는 거 같아요. 그 시기 시기마다 정치계에 큰 메시지와 영향을 주잖아요. 거대한 민심이 항상 흐르고 있습니다.”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후보 중 누가 더 상대하기 어려운가요. 각자의 장단점은요. 

    “두 분 모두 우리나라가 한걸음 성장하는 데 기여하신 분들이죠. 안철수 후보는 탁월한 학자이자, 의사이자, 기업가였어요. 김문수 후보는 한국 사회의 변혁을 위해 청춘을 바친 분이고요. 그 후 정치 행보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없다고 할 순 없지만 이 역시 시민들이 평가하고 판단할 몫이겠죠. 경쟁자이자 서울시민으로서 두 분이 각자의 경험과 안목으로 서울에 대해 어떤 비전을 제시할지 궁금하긴 해요.”

    “모금은 과학이고 예술”

    참여연대를 비롯해서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한 박 후보는 처음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부터 ‘협찬’과 관련한 공격을 받았다. 이번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도 박영선 의원이 ‘시민운동하면서 재벌에게 후원금을 받고 한 게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좀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바라는 것 없이 줬겠느냐’는 얘기를 했다. 

    ‘재벌에게 후원금 받은 게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바라는 것 없이 줬겠느냐’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저는 ‘모금은 과학이고 예술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고. 실제로 그래요. 모금이라는 게 하나의 거대한 산업이 돼 있습니다. 제가 만든 ‘아름다운 재단’이 있기 전과 이후로 나누어질 만큼 정말 중요한 분수령이 생겼죠. ‘기부지수’라든지 이런 걸 개발하고 ‘기부연구소’ ‘기부도서관’도 만들었어요. 지금은 웬만한 연예인들이나 유명 인사들 가운데 기부를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할 정도로 기부나 모금이 우리 사회의 보편적 언어가 됐어요. 저는 큰 기여를 한 사람이죠. 제가 ‘모금전문가학교’를 만들었고, 교장을 했어요. 이런 건 한국 사회의 판을 바꾼, 또 하나의 큰 기념비적인 족적이라고 생각하죠. 그래서 제가 아시아의 노벨상이라고 하는 막사이사이상을 받았고, 세계재단협의회 고문도 지냈어요. 이건 칭찬받아야 할 일 아닌가요? (웃음) 아니, 모금을 잘했다는 것이 왜 비판의 요소가 되죠?” 

    2022년 대선은 서울시장 임기 종료와 거의 맞물리는데, 그때 대선에 다시 도전할 생각인가요? 

    “그런 말에 절대 안 넘어갑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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