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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열 기자의 호모 에로티쿠스

“그래 나 섹스 좋아한다 어쩔래?”

파란만장 性체험기 ‘이기적 섹스’ 펴낸 은하선

  • 최호열 기자 | honeypapa@donga.com

“그래 나 섹스 좋아한다 어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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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정도면 중독 아닐까.

“좋아하긴 하는데 중독까지는 아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랑 다 해보고 싶은 정도는 아니다(웃음). 지금은 유학 중이라 애인과 6개월 이상 떨어져 장거리 연애를 하는데 그동안 섹스를 한 번도 안 했다. 그래도 잘 산다.”

▼ 섹스를 하는 원칙이 있나.

“원칙이 있는 건 아닌데,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다른 사람하고의 섹스는 생각이 안 난다. 그렇지 않을 때는 ‘원나이트’도 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섹스라면.



“야외에서 한 게 기억에 남는다. 특별히 좋았다기보다는 상황이 주는 스릴이 있다. 바닷가 갯바위 뒤에서 하고 있는데, 아저씨들이 낚시도구를 들고 우르르 오기에 후다닥 옷을 입은 적도 있다.”

▼ 섹스로 인해 문제가 생긴 적은 없나.

“고등학교 땐 피임을 잘했다. 그러다 대학에 가서 콘돔 끼는 걸 싫어하는 남자를 만나면서 안 했는데 그게 습관이 됐다. 솔직히 내게 임신 같은 건 없을 거라고 방심했다. 남자가 사정하기 직전에 빼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다가 한방 맞았다. 그런데 남자가 모른 척하더라. 혼자 산부인과에 갔다. 자궁외 임신이어서 자연유산됐다.”

▼ 그런 일 겪으면 후유증이 클 텐데.

“잠깐 있었다. 한 달 정도?(웃음)”

“나는 문란하지 않다”

▼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생각은 안 해봤나.

“그렇게 생각 안 한다. 다들 섹스 한번 하고 그 상대와 결혼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내 인생이다. 아파도 내가 아픈 거다. 물론 그런 말을 들으면 ‘내가 난잡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한다. 하지만 죄의식보다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다. 힘들기도 했다. 산부인과만 가도 어리면 뭐라고 하니까 그 말에 상처받고, ‘내가 이렇게 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자연스럽게 풀어온 것 같다. 그런 면에서 페미니즘이 내게 좋게 작용한 것 같다. 순결의 강요는 가부장제가 만들어낸 것이다.”

▼ 당신에게 섹스란 무엇인가. 사랑의 표현 방법? 단순한 성욕 해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겐 사랑이 있어야만 섹스가 극락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사랑하는 사람이랑 하면 섹스가 즐겁기도 하지만, 섹스의 쾌락과는 별개 문제다. 원나이트가 정말 더 만족스러울 때도 있다.”

▼ 사랑과 섹스는 별개라는 말?

“별개이기도 하고, 같이 가기도 하고…. 완벽한 매칭은 없다고 생각한다.”

“삽입 신화를 깨라”

그는 책에서 ‘그렇게 열심히 자지만 빨고 다니던 내 섹스 인생 12년 만에 새로운 막이 열렸다. 여자를 만나게 된 것이다’라고 고백한다.

▼ 뒤늦게 자신의 성 정체성에 눈뜬 건가.

“전에는 여자에 대해 관심도 없었고, 여자와의 섹스가 가능할 거란 생각도 못했었다. 그런 제안을 받은 적도 없었고.”

▼ ‘여자와의 섹스가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자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했는데.

“여자와 하게 되면서 세상을 보는 스펙트럼이 넓어졌다는 이야기다. 어떤 해방감이 느껴졌다고 할까.”

▼ 여자와의 섹스는 남자와 하는 섹스와 어떻게 다른가.

“남자와의 섹스도 재미있지만 여자와의 섹스가 주는 재미가 또 있다. 내가 상대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더 많고, 내가 주체가 돼 섹스를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좋았다. 남자와의 섹스는 역할이 정해진 느낌이다. 내가 상대적으로 수동적이 된다고 할까.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여자와 하면 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쾌감을 느낀다. 여자 몸이 더 부드럽고, 더 섬세하기도 하고.”

▼ 여자끼리는 삽입섹스가 불가능해 결국 딜도를 활용한다. ‘그럴 거면 왜 여자랑 해? 진짜가 있는데’라는 반론이 나올 법하다.

“레즈비언은 무조건 섹스할 때 딜도를 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딜도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레즈비언도 많다. 나도 딜도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입이나 손으로 섹스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자들은 자기 걸 넣기만 하려는 데서 오는 불쾌감이 있다. 그것도 너무 빨리 넣으려고 한다. 하지만 여자와 섹스를 하면 삽입에만 집중하지 않고 다양한 것을 해볼 수 있어서 좋다. 남자들은 삽입 신화를 깨야 한다.”

▼ 남성 독자들을 위해 여성을 만족하게 할 수 있는 비밀을 알려준다면.

“여자들이 원하는 섹스, 만족스러운 섹스를 이거다라고 규정하기는 불가능하다. 사람마다 다 다르다. 흔히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면 오르가슴에 오른다고 하는데, 다 좋아하는 건 아니다. 여자의 오르가슴은 단순하지 않다. 내 경우 똑같은 바이브레이터로 자극해도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따라, 손목 스냅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쾌감이 달라진다.”

▼ 그럼 도대체 어쩌라고…(웃음).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가르쳐주는 건 한계가 있다. 특히 오르가슴은 수학 공식처럼 정해진 정답이 있는 게 아니다. 그건 남자도 마찬가지다. 내 경험상 남자들도 저마다 취향에 따라 만족감을 느끼는 체위와 애무 형태가 다 달랐다. 열심히 해봐야 상대방이 좋은지 안 좋은지 알 수 있다.”

그는 한 가지 팁을 줬다.

“여성에게 클리토리스는 신이 주신 축복이다. 그런데 삽입섹스를 할 때 이곳을 세게 자극하기 힘들다. 페니스링을 착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하면 더 쉽게 클리토리스를 자극해 여성이 오르가슴에 오를 수 있다. 섹스토이가 섹스를 더 윤택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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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열 기자 |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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