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호

“北, 1발로 뉴욕 · 워싱턴 · 시카고 타격 다탄두 核미사일 개발 중”

‘로켓 권위자’ 장영근

  • 조규희 객원기자

    playingjo@donga.com

    입력2020-01-19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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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핵화 협상 2년 동안에도 전략무기 개발

    • 새 전략무기는 액체 연료 다탄투 ICBM

    • 北, 올해 인공위성 반드시 쏘아 올린다

    • 핵잠수함 없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무용지물

    • 北기술력으로 美군사위성 요격 미사일 개발 가능

    [지호영 기자]

    [지호영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연말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첨단 자산으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살해하는 등 강경한 대외정책 기조를 펼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불거지며 발생한 사태가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인 북·미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미국과 대화 여지를 남겨두면서도 “충격적인 실제 행동”을 예고한 김정은의 선택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장영근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교수는 2020년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기정사실화했다. 1월 2일 경기 고양시 항공대에서 장 교수를 만나 북한의 새로운 전략무기를 주제로 인터뷰했다. 그는 미국 버지니아텍과 테네시대에서 각각 석·박사(항공우주공학) 학위를 받은 로켓 분야 귄위자다.

    NASA 본떠 NADA 만들어

    북한은 지난해부터 인공위성 로켓 발사를 시사해 왔다. 노동신문은 2019년 12월 25일 ‘우주개발을 위한 국제적 움직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요지는 다음과 같다. 

    “우주개발은 지난 시기에는 몇몇 발전된 나라들의 독점물이었으나 이제 많은 나라들의 개발 영역이다. (위성을 통한) 전지구위치측정체계를 이용해 어떤 환경과 조건에서도 위치를 정확히 결정할 수 있으며 통신위성을 통해 언제든지 지구의 임의의 대상과 통신연계(연락)를 취할 수 있다. 탐지위성을 통해서는 국토 조사, 농작물 예상 수확량 평가, 재해 방지 등을 진행할 수 있다.” 



    - 북한의 인공위성 로켓 발사 가능성을 어떻게 봅니까. 

    “올해가 북한 국가우주개발계획 1차 완료 시기입니다. 북한이 반드시 한 번은 인공위성을 발사할 것입니다.” 

    - 전략적으로 북한에 위성이 필요한 이유가 있습니까. 

    “북한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을 본떠 국가우주개발국(NADA·National Aerospace Development Administration)을 설립하고는 인공위성을 개발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미사일 시험을 하다 보면 통신위성의 필요성을 절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사일이 원하는 궤적과 고도대로 비행하는지, 비행 중 원활하게 기동하는지 등의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위성이 필수적입니다. 현재까지는 북한이 제한적인 상태에서 미사일 시험을 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미사일 발사 궤적에 따라 바다에 배를 띄워 측정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산악 지형이 국토의 대부분인 북한의 특수한 상황과 노후한 통신 인프라로 인해 통신위성이 필요합니다. 

    감시·정찰 자산으로서의 위성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비대칭전력을 선점하는 전략을 가동해 왔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및 핵 개발이 그 같은 전략의 일환입니다. 정찰위성도 비대칭무기 체계예요. 우리나라의 경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감시·정찰 자산을 획득하지만 북한은 이 분야에서 국군과 미군에 비해 상당한 열세에 처해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가 인공위성 발사입니다.”

    8년간 인공위성 발사 안 해

    -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인공위성 로켓 발사는 미국의 ‘레드라인’을 넘는 게 아니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앞으로의 인공위성 로켓 발사는 북한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미사일 발사와 분리해 생각하는 게 맞습니다. 물론 인공위성용 로켓과 미사일 발사 기술은 상호 보완되거나 중첩된 영역이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로켓 기술을 공용하고요. 

    북한이 2006, 2007년 무수단리 동쪽 발사장에서 대포동 1, 2호를 쐈습니다. 위성을 얹은 로켓을 발사했다고 주장했으나 장거리 미사일을 쏜 것으로 봐야 합니다. 당시 전 세계가 위성 로켓을 쐈다는 북한의 주장을 믿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로 실험한 것이 ‘단 분리’ 기술입니다. 위성 로켓을 쏜 것으로 위장하거나 실제로 쏘면서 ICBM 개발에 필요한 단 분리 기술을 획득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공위성 로켓과 미사일의 가장 큰 차이는 운용 방법입니다. 쉽게 말해 미사일이 탄두를 우주로 올렸다가 땅으로 떨어뜨리는 것이라면 인공위성 발사체(로켓)는 우주에서 위성을 유지하거나 움직이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로켓 세팅부터 차이를 보입니다. 

    은하 3호를 비롯해 지금껏 북한이 쏘아 올린 위성 발사체는 장거리 미사일의 기술 구현과 ICBM 개발을 위한 것으로 봐야 하지만 국가우주개발국을 창설한 것은 북한이 실제로 위성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북한이 ICBM 개발 초창기에 장거리 미사일을 쏘면서 단 분리 기술 등을 확보했다면, 현재는 기술 고도화에 따라 위성용 로켓 발사와 미사일 시험을 분리할 실질적 필요성을 느낀 것입니다.” 

    현광일 북한 국가우주개발국 과학개발부장은 2016년 8월 4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을 비롯한 추동 세력들이 아무리 우주개발을 막으려고 해도 우리 우주개발자들은 반드시 우주를 점령할 것이고 기어이 달에 깃발을 꽂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부장은 김정은이 지시한 국가우주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2020년까지 더 많은 지구관측위성과 첫 정지궤도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대학에서 로켓 과학자 양성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은 2012년 12월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 이후 2013년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우주개발법’을 채택하고 ‘국가우주개발국’ 신설을 결정했으나 광명성 3호 발사 이후 8년간 인공위성 발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새 전략무기는 백두산 엔진 다탄두 核미사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2019년 11월 2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2019년 11월 2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 인공위성을 제외한 북한의 군사적 선택지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2019년 12월 7일과 13일을 기억해야 합니다. 북한이 당시에 ‘중대한 시험’과 ‘7분 연소’를 언급했는데 그 이야기 자체가 전략무기를 뜻하는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추정해야 해요. 과연 어떤 유형의 전략무기인지, 어떤 미사일 체계에 접목할 것인지 분석해야 합니다.” 

    북한은 2019년 12월 7일 국방과학원 대변인 담화에서 “7일 오후 서해 위성발사장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됐다. 이번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번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ICBM이 먼저 떠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백두산 엔진 기반의 액체연료 ICBM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두 번의 지상 연소 시험을 액체 엔진이라고 보는 것은 북한이 ‘7분’ 동안 연소했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고체 추진제 기반의 엔진은 껐다 켰다도 못할 뿐더러 7분씩 타지도 않습니다. 추진체 길이가 웬만큼 길어도 최장 2분 연소합니다. 실례로 미국의 우주왕복선을 보면 양쪽에 고체 추진제 로켓 모터가 달려 있습니다. 그 추진체 길이가 40m가 조금 넘는데 연소 시간이 123초입니다. 그 큰 엔진도 2분 3초 만에 다 타는데 북한이 7분이라고 말한 것을 보면 고체가 아닌 액체 추진 기반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액체 추진체의 최장 연소시간도 3~4분에 그칩니다. 한국형 발사체로 개발 중인 75t 엔진의 연소 시간이 134~135초입니다. ICBM 사거리 능력을 좌우하는 2단 엔진 시험 또는 다탄두 미사일 개발을 위한 재진입 운반체 혹은 후추진체로 불리는 PBV(Post Boost Vehicle) 시험이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2단 엔진 시험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까. 

    “일반적으로 1단 엔진은 140초면 완전 연소하는데 엔진 크기가 작으면 추력이 작으니 7분에서 10분 연소도 가능합니다. 결국 북한이 7분 연소라고 언급했으니 작은 t수의 액체 추진 기반 엔진이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ICBM에서 1단 추진체의 역할은 사거리, 탄두 적재 무게와 직접적 관련이 있으나 얼마나 빨리 대기권을 뚫고 나가느냐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실질적으로 사거리 능력을 확장하는 것은 2단 추진체입니다. 북한이 ICBM이라고 자랑하는 화성-14형, 화성-15형에서 어떤 2단 추진체를 썼는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7분 연소와 북한의 ICBM 사거리 확장 노력 등을 고려했을 때 2단 추진체 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발로 뉴욕·워싱턴·시카고 타격 가능

    - 북한이 사거리 확장뿐 아니라 다탄두 핵미사일 기술력까지 확보했다고 봐야 할까요. 

    “얼마 전 미국 공군에서 홍보 자료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 영상 자료에 북한의 화성-14형이 나오는데 1단 분리와 2단 분리를 하고 이후에 탄두를 보호하는 페어링(탄두 덮개)이 분리되면서 원뿔(콘)형 탄두 1개가 나타납니다. 이 자료는 미군이 정찰자산으로 획득한 정보로 판단됩니다. 요컨대 화성-14형은 핵탄두 하나를 실은 미사일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화성-15형의 탄두 적재 부분을 보면 전체적으로 뭉뚝하게 돼 있습니다. 적어도 3개의 탄두를 실을 수 있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북한이 공개한 핵탄두는 장구 모양으로 무게는 600~650㎏으로 보입니다. 핵탄두를 150~200㎏ 정도로 소형화·경량화했다면 다탄두 적재가 가능합니다.” 

    지난해 미국 공군 공병감실이 ‘미래로 가는 고속도로’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배포했다. 공군 공병단의 역할을 소개하는 1분 5초 분량 동영상으로 북한이 평양 북쪽 지역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가상 상황이 나온다. 컴퓨터그래픽(CG)으로 표현된 미사일 표면에는 북한 전략군 소속이라는 의미의 ‘ㅈ3631171’이 적혀 있으며 1, 2단 추진체와 페어링 분리 이후의 재진입체 모양이 원뿔형으로 그려졌다. 원뿔형 재진입체는 그동안 북한이 공개한 모양과 다르다. 2016년 북한 노동신문이 공개한 ‘탄도로켓(미사일) 전투부 첨두(탄두부)’는 끝부분이 둥근 버섯형으로 뭉뚝하다. 

    - 다탄두 핵미사일에서 후추진체(PBV)의 기능은 뭡니까. 

    “다탄두 미사일을 완성하려면 상단 추진체라고도 할 수 있는 PBV가 필요합니다. 실제 미사일 비행을 보면 1단, 2단 추진체와 페어링(탄두 덮개) 분리 이후 PBV라는 상단 추진체가 핵탄두를 위에 얹고 비행합니다. 다탄두미사일은 이 과정에서 탄두 자세 제어 등의 고도화된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타격을 원하는 지역에 한 개씩 핵탄두를 분리해 떨어뜨릴 수 있어야 합니다. 미국의 ICBM인 미니트맨 등 다탄두 미사일에는 모두 PBV가 장착돼 있습니다. 화성-14형, 화성-15형은 다탄두 시험을 한 적이 없고 PBV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다탄두 ICBM은 한 발로 뉴욕·워싱턴·시카고를 타격할 수 있다.

    ‘중대시험’ ‘7분 연소시험’

    - 다탄두 기술 확보를 어떻게 검증합니까. 

    “북한이 다탄두 미사일을 시험·검증할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미사일이 일본을 넘어 태평양에 진입하면 사실상 미국에 대한 도전이 돼버립니다. 그래서 북한은 지금껏 고각 발사를 해왔습니다. 2017년 두 차례 시험 발사한 화성-14형의 최대고도는 첫 번째 2800㎞, 두 번째 3700㎞입니다. 화성-15형은 (최대고도) 4475㎞였지만 비행거리는 1000㎞ 이내였습니다. 미사일이 태평양까지 비행하면서 정해 놓은 지역별로 탄두를 하나씩 떨어뜨리는 시험을 하지 않는 이상 기존의 고각 발사로는 다탄두 기술을 검증할 수 없습니다. 

    12월 7일 ‘중대시험’, 12월 13일 ‘7분 연소시험’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액체 추진제 미사일일 것이고, 북한에서 가장 성능 좋은 백두산 엔진일 것이며 화성-15형보다는 몸집과 성능을 키웠을 것입니다. 거기다 ‘7분’까지 고려하면 화성-14형,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당시 실체가 모호했던 2단 추진체 또는 다탄두 적재를 위한 PBV 추진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 지난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도 발사했습니다. 

    “2019년 10월 발사한 SLBM은 북극성-1형보다 직경이 훨씬 길어졌습니다. 미진한 기술을 조금씩 보완·확장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전력화해 실전배치된 미사일 또는 안정화된 미사일의 직경을 확장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북한이 개발한 SLBM이 아직 안정화된 상태가 아니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2016년 처음 공개된 북극성-1형의 1단 추진체 길이는 3.1~3.2m, 직경은 대략 1.2m다. 지난해 10월 발사된 북극성-3형의 경우 추진체 길이가 3.3~3.4m로 늘어났다. 북한은 SLBM으로 북극성-1형, 3형을 개발·보완 중이며 북극성-1형을 지대지미사일로 개량한 북극성-2형을 실전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극성 계열 미사일은 고체 추진제 기반으로 액체 추진제와 달리 발사 준비가 짧아 사전 포착이 어렵고 원점 타격 가능성 또한 급격하게 떨어진다.

    핵잠수함 없는 SLBM은 무용지물

    - 북한의 고체 추진제 미사일 개발 수준은 어떤가요. 고체 엔진을 사용하는 ICBM도 개발할 수 있을까요. 

    “핵탄두 무게를 600㎏으로 가정했을 때 북극성-3형의 사거리는 2000 ~2200㎞입니다. 북한은 지상에서 발사할 수 있는 북극성-2형의 사거리가 2000㎞라고 주장하지만 제 계산에 따르면 1500~1600㎞입니다. 이 정도가 현재까지 북한이 개발한 고체 추진 기반 미사일의 최장 사거리입니다. 북한은 앞으로 야금야금 사거리를 늘려나갈 것입니다.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고체 추진 기반 ICBM을 언젠가는 개발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만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은 다른 문제입니다. SLBM을 탑재하고 쏠 수 있는 잠수함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습니다.” 

    - 김정은이 지난해 7월 새로운 잠수함을 공개했는데요. 

    “북한이 보유한 신포급 잠수함은 발사관이 1개인데 북극성-1형을 실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7월 공개한 잠수함은 3000t급으로 발사관 3개를 갖췄으며 북극성-3형을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만 SLBM은 통상 제2격(Second Strike) 개념으로 운용됩니다. 본토가 핵 공격을 당해 지상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없을 때 바다에 숨어 있던 잠수함에서 핵미사일을 발사하는 겁니다. 

    북한 처지에서 SLBM을 활용하려면 사거리가 적어도 6000㎞에서 1만㎞까지는 돼야 합니다. 지금 북극성-3형의 사거리로는 미국 해안 1000~2000㎞ 인근에서 발사해야 하는데 북한 잠수함이 거기까지 도달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미국을 타격할 SLBM을 탑재하려면 적어도 7000t급에서 1만t급 이상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필요합니다. 이른바 ‘핵잠수함’이 없는 한 장거리 SLBM 개발은 의미가 없습니다. 반대로 북한이 5000㎞가 넘는 SLBM을 개발했다고 한다면 전략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는 뜻일 수도 있으나 현실적으로 둘 다 어려운 일입니다.” 


    ‘저비용 고효율’ 위성 요격 탄도미사일

    [지호영 기자]

    [지호영 기자]

    - 북한이 지금까지 거론되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전략무기를 개발했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위성 요격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의 우주 감시 정찰 체계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군사 관련 위성만 120개가 넘습니다. 이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의 정찰·통신 자산을 공격할 수단을 갖는다는 것은 미국에 엄청난 압박과 부담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 북한 기술력으로 가능할까요. 

    “미사일 요격에는 탄도미사일 요격과 인공위성 요격이 있습니다. 굳이 둘 중 더 어려운 것을 꼽자면 탄도미사일 요격입니다. 인공위성은 궤적을 따라 돌기 때문에 운행 궤적 예측이 가능합니다. 북한이 고도 4400㎞까지 쏘아 올릴 수 있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갖춘 만큼 인공위성 요격 탄도미사일 개발이 수월할 수 있습니다. 북한 처지에서 보면 저비용 고효율 효과를 볼 여건이 마련된 상태입니다. 북한 기술력으로 결코 위성 요격이 어려운 상황이 아닙니다. 반대로 탄도미사일 요격 기술은 위성 요격에 비해 갖추기 어렵습니다. 북한이 공격용 탄도미사일은 줄기차게 개발했지만 요격 미사일을 개발한 적은 없습니다. 대공 요격 미사일을 갖고는 있는데, 대부분 러시아에서 사온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미국, 러시아, 중국 및 인도만이 위성 요격 미사일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북한이 전략적 지위를 보여주려 남이 못한 것, 미사일 강대국만 성공한 기술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러시아만 실전배치한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도전할 가능성은 없나요.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 7~10(마하 1은 1224㎞/h)으로 비행하는데 대부분 저공으로 비행해 요격이 불가능합니다. 북한이 러시아가 전력화한 ‘아방가르드’처럼 ICBM처럼 비행하는 미사일을 개발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북한이 기존에 축적해 온 ICBM 기술력을 토대로 대기권 진입 시 물수제비처럼 파동을 그리면서 비행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비핵화 협상이 도대체 뭔지 근본적 의심 들어

    - 북한은 지난해 총 13회에 걸쳐 25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방사포,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3형 등 지난해 꾸준히 군사 행보를 이어왔습니다. 최근 2년간 연구 개발을 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북한 스스로가 비핵화 협상 기간에 협상은 협상대로 하면서 전략무기를 개발해 왔음을 증명한 셈입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단거리 미사일 등은 누구나 하는 것”이라면서 계속해도 괜찮다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탄도미사일 발사를 인정했습니다. 북한은 2년 동안 핵무력 국가 지위를 유지하면서 미사일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머지않아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는 선언은, 세계가 놀랄만한 새로운 전략무기를 앞세워 핵 보유국으로서의 완전한 위상을 증명해 보이겠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핵화 협상을 해왔다는데 도대체 무엇을 했다는 건지 근본적 의문이 듭니다.”

    '신동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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