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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사탐

‘친박과 친황은 한 몸인가요?’ 그 후…

시민의 분노 모르는 별나라 사람들

  •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친박과 친황은 한 몸인가요?’ 그 후…

  • ※ ‘댓글사탐’은 ‘댓글의 사실 여부를 탐색하기’의 줄임말로 ‘신동아’ 기사에 달린 댓글을 짚어보는 코너입니다. 큰 호응을 얻은 댓글, 기자 및 취재원에게 질문하는 댓글, 사실 관계가 잘못된 댓글을 살핍니다.
‘친박과 친황은 한 몸인가요?’ 그 후…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전 새누리당 대표)의 보좌관을 지낸 장성철(49)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신동아 1월호를 통해 2016년 20대 총선 당시의 비화를 폭로했습니다. 지난 총선 때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뜻이라면서 청와대에서 비례대표 공천 후보 6명의 명단이 하달됐다는 겁니다.(‘신동아’ 2월호, [최초공개] 前 김무성 보좌관 장성철 “지난 총선 때 ‘박근혜 뜻’이라며 비례대표 6인 명단 하달” 제하 기사 참조)

지난 총선 당시 장 소장은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부실장으로 일한 덕분에 공천 전후 사정에 밝은데요. 그런 인물이 그간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공개했으니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주요 일간지 등 여러 매체가 관련 소식을 인용 보도했습니다. 해당 기고의 다음 뉴스 댓글창에는 무려 1013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이중 아이디 ‘인생무상’님이 적어주신 댓글이 6113명의 추천을 받았습니다. 댓글 밑에 달리는 ‘덧글’도 29개에 달했는데요. ‘인생무상’님은 “친박과 친황이 한 몸통이었네”라고 써주셨습니다. 아이디 ‘유망주’님은 “진정한 보수는 친박·친황을 빼고 다시 새롭게 태어나라”는 취지의 ‘고언(苦言)형 댓글’을 남기셨습니다. 왜 ‘인생무상’님과 ‘유망주’님의 댓글이 큰 관심을 끌었을까요? 장 소장이 쓴 본문 중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친박은 언제나 숨어 있는 당내 최대 파벌이었다. (…) 친박은 2019년 2월 전당대회에서 황교안 후보를 앞세워 오세훈 후보를 가볍게 눌렀다. 이로써 친박은 화려하게 당내 중심 세력으로 복귀했다. (…) 그 뒤 친박은 그간 숨죽인 세월을 보상받기라도 하듯이 빠르고 전면적으로 당을 접수했다. 이제 한국당은 친박 세력이 완벽히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문장으로 갈음하자면 ‘친박’이 ‘친황’으로 명찰을 바꿔 달고 한국당을 장악했다는 겁니다. 황 대표는 평생 행정부에서만 일해 왔습니다. 자연히 한국당 내 기반이 미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황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압승을 거두는 과정에 ‘계파로서의 친박’이 있었다는 뜻이지요.

이 주장이 가진 함의는 적지 않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가결돼 대통령직에서 물러났습니다. 당시 주류로 불린 ‘친박’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성찰했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일 겁니다. 하지만 한국당의 전신인 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에서 잔뼈가 굵은 장 소장이 친박을 두고 ‘늘 당내 최대 파벌’이라고 ‘팩트 폭격’을 한 셈입니다.
정치의 첫 번째 명제는 ‘책임’입니다. 정작 댓글에 달린 반응을 짚어보면 ‘친박’이 전임 정권의 실정에 걸맞은 책임을 졌다고 생각하는 시민은 많지 않은 듯합니다. 되레 ‘새롭게 태어나라’고 쓴 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으니까요.



정작 여의도에서는 장 소장의 글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마저 읽힙니다. 글이 공개된 직후 기자는 다양한 정치권 인사들로부터 ‘반응’을 접했습니다. 이중 다수는 장 소장이 정치적 노림수를 위해 글을 기고한 게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친박과 친황이 한 몸’이라는 주장에는 별 다른 반박을 하지 못했습니다.

글쎄요, 이른바 ‘정치판’에 있는 분들을 만나다 보면 의원이건 보좌진이건 ‘별나라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들의 상당수는 시민들이 무엇에 분노하는 지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정치공학’에만 매몰돼 세상사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늘 ‘음습한 의도’만을 하이에나처럼 찾아 헤매겠지요.

난세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좋은 야당이 좋은 여당을 만든다는 건 대의민주주의에서 불변의 진리입니다. 부디 야당에 속한 분들이 밑바닥 민심을 읽는 데 소홀함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신동아’도 총선을 앞두고 건강한 공론장이 만들어지는 데 일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신동아 2020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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