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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인터뷰②] “文은 노골적 독재자…말을 못 붙이게 한다더라”

“분란 생길까 참아왔는데 친박이 역사 왜곡하고 있어”

  •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김무성 인터뷰②] “文은 노골적 독재자…말을 못 붙이게 한다더라”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김무성(69) 자유한국당 의원은 사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경남중학교 1년 선배다. 두 사람이 같은 시기에 거대 양당 대표(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를 한 인연도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두 사람이 얼굴을 맞대 정국 현안을 논한 적은 없다. 김 의원이 답답한 듯 말했다. 

“자기가 정치인이라면 국정 운영이 어려울 때 ‘김 대표, 한번 봅시다’ 해서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물을 수 있는 거 아이가? 그러면 나도 국민의 대표인 대통령이니 허심탄회하게 ‘이 정책은 좋은 뜻으로 하는 거 아는데,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할 수 있지 않겠나. (문 대통령은) 그런 모습이 없다. 탈원전 그게 말이 되는 소리가. 한병도(전 청와대 정무수석), 강기정(현 청와대 정무수석)이 내 이야기 듣고 싶다고 해서 식사할 때 그 말 했다. ‘소득주도성장, 탈원전만 대통령이 생각 바꾸면 지지율 올라간다’고. 메모는 하던데, 말은 그래 안 했지만 표정이 그런 말 전달 못 한다는 식이더라고. 말을 못 붙이게 한대.” 

-문 대통령이 말인가? 

“그 두 사람한테 들은 말은 아니고, 민주당 중진 중에도 나와 친구 많잖아. 박 전 대통령은 조용한 독재자였다. 독재적 사고를 갖고 있으면서도 겉으로 표현은 그렇게 안 했지. 반면 문 대통령은 완전히 노골적인 독재자다.” 

-박 전 대통령이나 문 대통령이 ‘반(反)의회주의자’라는 점에서는 똑같다는 말까지 돈다. 

“‘반(反)의회주의자’지. 박 전 대통령은 여당 의원들도 안 만났다. 친박 실세란 사람들 만나서 ‘당신 대통령 몇 번 만났나’ 물어보라.” 



-누나라고 불렀다는 의원도 있었는데. 

“친박 실세라고 하는 의원들이 아무도 박 전 대통령을 못 만났다. 그래놓고 이제 와서 탄핵이 어쩌고 무슨…. 아휴 한심해가지고. 탄핵이라는 게 갑자기 통과된 게 아니라 여러 절차를 다 거쳤잖아. 수많은 의총을 열고 심지어 본회의 표결하러 갈 때도 의총을 열었다. 그때 한 명도 나한테 (탄핵하지 말자고) 말한 사람 없다. 친박을 만든 사람이 나다. 최경환도 내가 친박에 포섭한 사람이다. 나한테 ‘탄핵하지 말자’고 전화 한 통 없었다. 지금 와서 탄핵을 주도한 김무성이 역적이고, 유승민과는 통합 안 된다? 그게 대체 말이 되는 소리요?”


“이X들 해도 너무해”

보수진영은 여의도 안팎에 널따랗게 퍼져 있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우리공화당, 보수 성향 시민단체가 각각의 이해관계에 따라 진영 안에서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한국당 의원들 개개인에게도 친박과 비박 혹은 잔류파와 복당파 같은 다양한 라벨이 붙어 있다. 한편에서 이들은 ‘반(反)문재인’이라는 연결고리로 끈끈한 유대를 과시한다. 또 다른 한편에서 이들은 ‘탄핵’이라는 리트머스 시험지를 통과하지 못한 채 파편처럼 흩어진다. 그 한복판에 ‘정치인 김무성’이 있다. 

-2016년 당시엔 상당수가 탄핵에 찬성하지 않았나? 

“(탁자를 내리치며) 새누리당 국회의원 중 찬성 62표, 반대 57표로, 찬성이 반대보다 5표 많았고 거기에 기권이 7표, 무효가 2표였다. 기권과 무효는 찬성이나 마찬가지다. 그 사람들이 반대할 줄 몰라서 반대 안 했겠나? 찬성하려 하는데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라는 것 때문에 기권, 무효 택한 거지. 최경환은 표결 안 하고 퇴장했잖아. 퇴장할 시간 있으면 나한테 찾아와서 ‘중단하자’고 이야기해야지. 매주 토요일 광화문에 수십만 명이 모이고 집회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었다. 대통령 지도력은 완전히 상실되고 국정은 마비돼 있는 상황인데 대통령이 하야하는 게 옳은가, 법적 절차(탄핵)를 밟는 게 옳은가?”


박근혜 당시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앞둔 2016년 12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 김무성 의원이 참석했다. [동아DB]

박근혜 당시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앞둔 2016년 12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 김무성 의원이 참석했다. [동아DB]

-절차를 밟아서 질서 있게 퇴진하는 게 낫지 않겠나. 

“그렇지. (탁자를 내리치며) 대통령이 하야했으면 민중봉기에 의한 헌정 중단 아니가? 그런데 2016년 11월 28일에 친박 8명이 모였다(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서청원, 정갑윤, 최경환, 홍문종, 유기준, 정우택, 윤상현, 조원진 의원이 서울 마포의 한 식당에서 비공개 오찬 회동을 했다). 8명이 토론 끝에 내린 결론이 ‘도저히 수습이 안 되고 대통령이 탄핵의 불명예를 안게 할 수는 없으니 하야를 건의하자’는 거였다. 8명이 헤어지지 않고 그 자리에서 허원제 당시 정무수석한테 전화를 한다. 모여 있는 사람 명단 불러주고 ‘하야를 건의한다’고(당시 8인은 이를 ‘명예퇴진을 건의하자’고 주장했다).
그래놓고 지금 와서 김무성이 역적이고 배신자다? 누가 배신자요? ‘당신 이제 대통령 못 하니까 당장 그만두시오’가 배신자가, 아니면 ‘법적 절차를 밟자’가 배신자가? 내가 말을 할 줄 모르나, 머리가 나쁜 X이가. 왜 그간 이 말을 안 했겠나. 내가 그 말을 하면 당에 분란이 생기니까 지금까지 참아왔다. 그런데 이X들 해도 너무해. 역사를 왜곡하고 있잖아요. 내가 이 이야기를 하면 또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해야 해. 감옥에 들어앉아 있는 여성 대통령을 밖에서 사내대장부가 비판하는 것이 싫어서 지금까지 말을 안 했던 거요.(큰 한숨)” 

이 대목에서 그는 “자신보다 김진태 의원이 먼저 탄핵을 주장했다”고 강조했다. 

“11월 3일에 김진태가 ‘국정이 마비됐으니 법대로 탄핵 절차를 밟으면 자기는 탄핵에 반대하겠다’고 했다. 그 열흘 뒤(11월 13일) 내가 탄핵을 주장했고.”
한편 김진태 의원은 1월 10일 MBC 라디오에 나와 “황교안 대표가 (유승민 의원 측의)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요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받아들이겠다고 하면 나중에 큰 후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살기 위해 통합해야지 무슨 방법 있노”

-총선 캐스팅보트인 중도 유권자들은 탄핵에서만큼은 진보 유권자와 의견을 같이한다. 보수가 탄핵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정리하지 않으면 이들은 무당파로 남아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니 피 터지는 논쟁을 통해서라도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늦었다. 나는 (탄핵 논쟁을) 피할 생각은 없는데, 탄핵은 역사에 맡기고 묻어놓고 가야 한다. 탄핵에 대해 더는 언급하지 말고 국민의 판단에 맡기자는 거지. 우리공화당에서 탄핵을 되돌릴 수가 있나? 아니면 탄핵된 대통령을 다시 불러서 대통령 시킬 수가 있나?” 

-민심(民心)은 정권과 여당도 싫지만 한국당은 더 싫다고 한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한국당에 대한 반감이 유독 심하다. 

“결국 친박이라는 주홍글씨 때문에 그런 거요. 2017년에 박 전 대통령만이 아니라 새누리당과 친박이 탄핵당한 것이다. 그런데 황 대표 주변에 친박이 다 득세하고 있잖아. 국민들은 그게 꼴 보기 싫은 거지.” 

-황 대표의 리더십은 어떻게 평가하나? 

“황 대표 처음 만났을 때 ‘당신이 친박한테 신세 진 일 있느냐. 비박하고 원수진 일 있느냐. 국민적 기대가 당신한테 있으니 자신감을 갖고 당당하게 하라’고 어드바이스했다. 그런데 아직 자기 리더십을 밀고 가는 힘이 약하다. 국민들은 여의도 정치하는 놈 꼬라지 보기 싫어 안철수를 택했다가, 이번에는 황교안을 택한 것 아닌가. 황 대표가 그런 여망을 제대로 담아내질 못하니 지지율이 빠지는 거지.”

(김무성 의원 인터뷰③에서 계속)




신동아 2020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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