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호

단독

김종인 “윤핵관 3인방(권성동·윤한홍·장제원) 영향력은 여전”

“尹, 모든 얘기 곡해해 들으면 더 할 얘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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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입력2022-01-05 19: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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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 말까지 지지율 회복 못하면 힘들어

    • ‘상왕’ ‘쿠데타’ 말 듣고 판단했다면 실망

    • 尹 측근이라는 인간들, 대체 이해가 안가

    • 후보 비서실이 잘났다고 떠들어대

    • 安과 단일화 언급할수록 尹 지지도에 부정적

    • 홍준표는 딴 생각 많이 하는 사람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책위원장이 5일 서울 광화문 대한발전전략연구원에서 ‘신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지호영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책위원장이 5일 서울 광화문 대한발전전략연구원에서 ‘신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지호영 기자]

    윤석열(62)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김종인(82)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관계자) 논란을 빚는 권성동·윤한홍·장제원 의원을 두고 “공식적으로 후퇴했지만 내부적으로 그 사람들의 영향력은 아직 존재한다”며 “비서실 등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통해 얼마든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그런 내용까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윤 후보의 핵심 측근인 권 의원과 윤 의원이 당직과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한 데 대한 반응이다.

    김 전 위원장은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대한발전전략연구원에서 가진 ‘신동아’ 단독 인터뷰에서 “대체 (윤 후보) 측근이라고 하는 인간들이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자신이 내놓은 ‘후보는 선대위가 해준 대로 연기만 해 달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닌데, (측근들이) 그런 걸 끄집어서 후보한테 기분 나쁘게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 “1월 말까지 지지율을 회복하지 않으면 (선거가) 힘들다. 선대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지 않으면 1월 말까지 잃어버린 지지를 회복할 길이 없다”고 했다. 윤 후보가 애초 선대위를 단출하게 구성해달라고 했던 경선 당시의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는 발언과 관련해선 “정치인들은 경선할 때와 막상 후보가 되고 나서의 자세가 달라진다”며 “후보가 되면 거의 대통령이 된 것처럼 착각한다”고도 했다.

    최근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퇴론을 두고는 “그 사람이 어떻게든 선거에 열심히 뛸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할 것 아니냐”면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또 “이번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주류 후보들뿐 아니라 제3후보의 비호감도 역시 높다”며 “비전 제시가 없는 탓”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윤 후보가 단일화를 언급하면 윤 후보 지지도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도 했다. 또 윤 후보의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의 선대위 결합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사람이야 딴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선대위 해산 등 주요 현안에 관한 김 전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선대위에 합류하는 과정에서부터 스스로 물러나기까지의 소회를 담은 인터뷰 전문(1만6000자 분량)은 1월 19일 발매 예정인 ‘신동아’ 2월호에 실린다.


    “내가 무슨 목적 이루려 쿠데타 하나?”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두고 “모든 얘기를 곡해해서 들으면 더 할 얘기가 없다”고 했다. [지호영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두고 “모든 얘기를 곡해해서 들으면 더 할 얘기가 없다”고 했다. [지호영 기자]

    오늘(1월 5일) 11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대위를 해산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발표를 봤나.

    “봤다. 선대위 해산이 별 의미가 없다.”

    의미가 없다면….

    “지지율을 보면 상당히 긴장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1월 말까지 지지율을 회복하지 않으면 (선거가) 힘들다. 그래서 선대위를 전체적으로 개편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던 거다. 그런데 (윤 후보) 주변의 인간들이 내가 후보를 무시했느니 쿠데타를 했느니 이런 소리를 한 것 아닌가. 내가 처음부터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윤 후보에게) 말했다. 실무적이고 효율적인 기능을 하는 선대위를 만들자고 했는데, 그땐 그 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엄청나게 거대한 선대위를 만든 게 아닌가.”

    그래서 매머드급이라고 불렸다.

    “(윤 후보) 자기 입으로도 매머드급이라는 말을 했더라. 그래서 결국은 오늘날과 같이 선대위를 해체하는 상황에까지 이른 거다. 지금 시간이 촉박하다. 선대위를 해체했으면 빨리 사람 배치를 제대로 해서 기능을 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간을 놓치면 안 되는데, 뭐 열심히 잘 하리라고 믿는다.”

    쿠데타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내가 무슨 목적을 이루려고 쿠데타를 하나? 내가 선대위에서 개인적 이해관계 없이 도와주는 유일한 사람일 거다.”

    윤 후보 당선을 통해 얻는 게 없이 말인가.

    “그렇다. 그런데 자기 당선을 위해 한 행동을 쿠데타라고 한다면 다른 할 말이 없다.”

    김 전 위원장을 두고 상왕이라는 표현도 많이 쓰는데.

    “상왕은 무슨 놈의 상왕인가. (윤 후보가) 그런 어리석을 얘기를 듣고 판단했다면 매우 실망스러운 거지.”

    오늘 아침에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에게 전화를 했다던데.

    “그냥 형식적인 대화를 했다. 고맙다는 얘기하고 앞으로 조언을 해달라는 식으로.”

    윤 후보가 앞으로도 김 전 위원장이 조언해주길 바라는 투로 말하던데, 조언을 해줄 건가.

    “선대위 기구도 있고 자기들 나름대로 방법을 많이 강구할 텐데 내가 특별히 조언할 수 있겠나?”

    어제 임태희 본부장이 구기동 자택에 찾아왔나.

    “어젯밤에 왔다. 와서는 이것(선대위 해산)과는 관계없는 딴 얘기만 하고 갔다.”

    그러면 오늘 윤 후보가 전화하기 전까지 선대위 해체에 대해 윤 후보 쪽에서 아무 말이 없었다는 얘기인가.

    “그렇지 뭐. 생각이 맞지 않는데 같이 할 수가 있나? 헤어지는 거지.”

    의외로 얼굴이 굉장히 편안해 보이는데.

    “얼굴이 편안할 수밖에 없지. 아침 7시에 회의 나가는 걸 안 해도 되니까 육체적으로 편안하게 됐다.”

    정책본부와 새시대준비위원회는 그대로 남았더라.

    “대선에 가장 중요한 게 정책본부인데, 정책본부는 남을 수밖에 없다. 새시대준비위원회는 남아봐야 별 기능이 없을 거다.”

    새시대준비위원회는 선대위와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독특한 기구였는데.

    “새시대준비위원회를 꾸렸다고 윤 후보 찍는 표가 추가적으로 나오는 게 아니다. 그런 것을 처음부터 왜 만들었는지 내가 이해가 잘 안 간다.”

    새시대준비위원회를 통해 신지예 씨를 영입한 것 등이 다 패착이라고 보겠다.

    “그런 거지.”

    “개인 이해관계 앞선 사람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측근들을 겨냥해 “측근이라고 하는 인간들이 대체 이해가 안 간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호영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측근들을 겨냥해 “측근이라고 하는 인간들이 대체 이해가 안 간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호영 기자]

    윤 후보가 오늘 “(김 전 위원장과) 결별이라고 보시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선대위 조직이 너무 커서 좀 기동성이 있고 실무형으로 바꾸는 게 맞겠다는 판단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결별은 아니라는 점을 애써 강조한 모양새인데.

    “총괄선대위원장과 후보의 관계는 결별이지.”

    윤 후보 본인은 나쁜 뜻이 아니라고 하긴 했지만, 윤 후보 측근들은 “후보는 연기만 해 달라”고 했던 김 전 위원장의 발언이 윤 후보의 권위를 손상했다는 말을 내놨는데.

    “대체 측근이라고 하는 인간들이 이해가 안 간다. 그 사람들은 윤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보다 자기 개인들의 이해관계가 더 앞서 있는 사람들이다. 연기해달라는 건 후보와 선대위가 일치된 목소리를 내자는 뜻이다. 그동안 경험을 많이 해보지 않았나. 말실수라는 것은 선거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느 나라 선거에서나 그런 소리(연기) 한다. 새삼스러운 소리가 아닌데, 그런 걸 끄집어서 후보한테 기분 나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는 거지.”

    그렇지 않아도 윤 후보 메시지가 거칠다는 지적이 있다.

    “후보의 메시지가 나가면 국민에게 감흥을 줘서 지지도가 높아져야 하는데, 후보가 지방에 다니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메시지를 많이 냈다. 내가 그걸 시정하기 위해 비서실에서 메시지 써주는 기능을 총괄상황실로 이전하려 했는데, 그렇게 해도 (제대로) 작동이 안 됐다. 그래서 전반적인 조직에 대한 개편이 없으면 시정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조직 개편을 얘기한 것이었다.”

    이른바 윤핵관이라고 불리는 그룹이 조직적으로 김 전 위원장을 비토한 건가.

    “이 사람들이 윤 후보 측근을 자처한다면 윤 후보가 당선되는 데 지장이 가는 일은 절대로 해선 안 된다. 당장 자기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행동하려고 하니까 잡음이 날 수밖에 없는 거지. (선대위에) 가서 한 달쯤 경과를 보니까 이렇게 해서는 절대로 효율적인 선거를 할 수가 없다. (윤 후보) 주변 인간들이 내가 뭐 전략도 없고 정책도 없다고 입놀림을 하는 것 같은데, 그 조직으로는 움직여지지가 않는다. 비서실은 비서실대로 자기들이 잘났다고 떠들어댄다. 정책실에 ‘왜 정책이 빨리 안 나오느냐’고 물으면 자기들이 만들어서 후보에게 갖고 가면 비서실 단계에서 제대로 진행이 안 돼 발표를 못 한다고 한다. 그것이 지금까지 윤석열 선대위의 현실이다.”

    윤 후보가 경선 전에도 찾아왔고 경선 과정에서도 김 전 위원장을 찾았다고 들었는데.

    “여러 번 찾아왔지. 정치인들을 관찰해보면, 경선할 때의 자세와 막상 후보가 되고 나서의 자세가 달라진다. 일관성이 없다. 후보가 되면 거의 대통령이 된 것처럼 착각한다. 50% 대통령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런 사람을 여럿 경험해봤다.”

    그래서 윤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약속한 것도 지키지 않았다고 표현한 것인가.

    “경선 과정에서 선대위를 (실무형으로) 구성하면 거기에 맞춰 행동하겠다고 (윤 후보에게) 말했다. 그렇게 약속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선대위를 구성했다고 해서 안을 가지고 왔다. 내가 ‘이런 선대위 가지고는 참여를 못하겠다’고 했다.

    실질적으로 처음에 참여할 때도 실무형 선대위가 아니지 않았나.

    “그렇지. 그러니까 내가 끝까지 안 들어가려고 했던 건데, 하도 주변에서 ‘당신이 안 도와줘 정권교체가 안 됐다고 하면 어떡하느냐’는 압박이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일단 갔는데, 보니까 효율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기동헬기를 띄우는 방법으로 비서실에서 맡고 있던 메시지와 일정 정하는 기능을 총괄상황실로 옮기려 했던 거다.”

    “이런 얘기하면 또 욕 얻어먹겠지만…”

    애당초 선대위 합류를 결정하기 전인 지난해 11월 12일 CBS 라디오에서 “내가 허수아비 노릇을 할 수 없잖아”라고도 했다. 그 당일 오후 ‘신동아’가 윤 후보 인터뷰를 하면서 이 말을 전하니 “김종인 전 위원장을 (캠프에) 모신다면 어떻게 허수아비가 되겠는가. 그분의 경륜과 의견을 존중해 (캠프 운영을) 하게 될 텐데”라고 답했다. 윤 후보의 이와 같은 공언이 결론적으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봐야 하나.

    “윤 후보가 안 지켰다기보다는 (선대위) 기구 자체가 돌아가질 않은 것이다. 기구가 안 돌아가는 데 총괄선대위원장 자리가 무슨 의미가 있나.”

    바깥에서 보면 선대위에 직함이 너무 많더라.

    “이런 얘기하면 또 욕 얻어먹겠지만, 선대위 명함을 파서 다니는 것이 영광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그러니 기능은 없고 직함만 많은 거지.”

    이준석 대표 사퇴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선출된 대표니 본인이 그만두기 전에는 그만두게 할 방법이 없다. 내가 이 대표에게 ‘당신은 당 대표니까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도록 당 대표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지금 이 대표가 당내에서 고립됐다는 표현이 도는데.

    “고립시켜 해결될 게 없으면 그 사람이 어떻게든 선거에 열심히 뛸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윤 후보가 이 대표와 멀어질수록 20·30대 사이에서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내가 조사를 한 번 해봤다. MZ 세대는 ‘이준석은 똑똑한 사람이다. 우리가 그 사람을 대표로 만들었다. 그런데 왜 우리가 만든 대표를 압박하느냐’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러니까 최근에 MZ세대가 윤 후보에게서 떨어져 나가는 것이다. 그 중 일부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한테 가고 또 일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한테 간다. 잃어버린 지지를 빨리 회수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윤 후보가 정상으로 갈 수 있다. 선대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지 않으면 1월 말까지 잃어버린 지지를 회복할 길이 없다.”

    지지도가 MZ세대에서 많이 빠졌다고 진단하나.

    “MZ세대와 중도층에서 표심이 빠졌다고 봐야지.”

    그렇기 때문에 이준석 대표가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려던 건가.

    “내가 선거를 총괄하는 선대위원장으로서 득표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 뭐든지 해야 할 것 아닌가. 그래서 이 대표에게 당 대표로서 책무를 다 하라고 계속 강조했다. 그걸 두고 내가 무슨 이 대표 편을 든다느니, 심지어 어떤 언론에서는 내가 이 대표하고 짜고 쿠데타를 일으켰다느니 그런 엉터리 같은 소리를 하더라. 그런 소리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내가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

    필요에 의해 이 대표의 역할을 만들려 했는데, 마치 김 전 위원장과 이 대표가 서로 짜고 행동했다는 식의 마타도어가 당 안팎에서 있었다는 건가.

    “내가 지난해 12월 31일에 이 대표와 점심을 했다. 그걸 두고 내가 무슨 빈손으로 나왔다는 보도가 있던데, 실은 내가 그날 이 대표와 만나고서 선대위로 돌아오라는 얘기를 한 마디도 한 게 없다. 나는 이 대표에게 윤 후보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당신의 정치 생명도 살아난다고 했다. 그런데 윤 후보 측근이라는 인간들이 뭐라고 얘기했나? 내가 이 대표와 결탁했다고 그러는 거야. 판단이 그 정도 수준이라면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

    윤 후보도 그렇게 생각했다는 의미인가.

    “주변에서 하도 그렇게 얘기하니까 일부 그런 생각을 한 게 사실인 것 같다.”

    윤 후보는 정말로 ‘연기 발언’에 대해 명예가 훼손됐다고까지 생각했을까.

    “어느 나라 대선이건 당과 선대위, 후보가 내놓는 메시지는 다 맞아 떨어져야 효과가 난다. 그런 얘기까지 다 곡해해 들으면 더 이상 얘기할 게 없다.”

    그러면 대통령이 되도 문제 아닌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 당선되고 나서 문제 아닌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나?”

    “비서실이다 뭐다 자기 사람 박아 놔”

    선대위 합류 전에 윤 후보에게 “사람에 너무나 집착할 것 같으면 성공을 못 한다”고 했다.

    “사람에 너무 집착하면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이라는 사람에 대해 너무 집착하다보니까 여러 가지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나. 대선후보도 마찬가지다. 측근이라고 하는 한 사람에게 너무 집착하면 전체를 볼 수가 없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 시절 ‘문고리 3인방’을 언급했는데.

    “문고리 같은 사람들을 너무 믿지 말라는 얘기였다. 윤 후보는 내가 그렇게 말했더니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은 검증된 사람이니 검증되지 않은 (박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과는) 다르다고 하던데, 검증됐건 아니건 하는 행위가 똑같으면 똑같은 것이다.”

    세간에서는 권성동·윤한홍·장제원 세 사람을 3인방으로 거론한다.

    “그 사람들이 오늘 뭐 다 후퇴하겠다고 그러대.”

    과연 후퇴할까.

    “그러니까 그게 문제라고. 밖에는 공식적으로는 후퇴한 것처럼 돼 있지만 내부적으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 같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내가 보기에 그 사람들의 영향력은 아직도 존재한다.”

    영향력이라는 게 의사결정에 개입한다는 건가.

    “비서실이다 뭐다 이 사람들이 다 자기 사람들을 박아놨다고. 그 사람들을 통해 평소에도 얼마든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거지.”

    권성동·윤한홍·장제원 세 사람의 영향력을 없애려면 이른바 심어놨다고 하는 사람들까지 윤 후보가 다 물러나게 해야 하는 것인가.

    “그것을 (윤 후보가) 어떻게 알고 물러나게 하겠나. 나는 윤 후보가 그런 것까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면 더 심각한 문제 아닌가.

    “허허허.”

    후보 교체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되지도 않을 소리다. 불가능한 얘기다.”

    이번 대선을 두고 역대 가장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횡행한다.

    “주류 후보들의 비호감도가 높다. 제3후보도 똑같다. 비전 제시가 없으니까 비호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재명 후보가 도덕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유능하다고 보는 유권자가 제법 있다.

    “이 후보가 말하는 것을 보면 박력 있게 추진할 것 같은 인상을 많이 주지 않나. 그러니까 도덕적으로 조금 모자란 게 있어도 국가경영능력이 낫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단일화라고 하는 것은 나중에 후보끼리 서로 의견이 맞아야 가능한 거다.”

    윤 후보 지지율이 낮아지고 안 후보 지지율이 높아지면 단일화에 동력이 생기는 셈 아닌가.

    “나는 윤 후보 선거캠프에서 단일화라는 표현은 삼갔으면 좋겠다. 윤 후보 쪽에서 자꾸 단일화를 언급하면 윤 후보의 지지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윤 후보가 단일화 프레임에 말려버리기 때문인가.

    “그렇다.”

    안 후보 지지율 상승의 원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니 그쪽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20·30대에서 안 후보 지지율 상승세가 높은 게 눈길을 끄는데.

    “오늘 아침 여론조사 보니까 1%포인트 정도 (윤 후보보다) 앞섰더라. 내가 보기에 지금 윤 후보의 선거캠프가 제대로 정신을 차려서 시정해나가면 윤 후보 쪽으로 다시 회귀할 수도 있다.”

    설 전에도 그것이 가능하다고 보나.

    “(큰 소리로) 구정 전에 이뤄져야 한다고.”

    홍준표 의원의 선대위 결합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그건 모르겠다. 그 사람이야 딴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이니까.”

    선대위 재합류 가능성은 아예 없나.

    “나는 그런 짓은 안 해. 내가 2012년 박근혜 후보한테도 ‘내가 당신 대통령되면 당신 밑에서 무슨 다른 사람처럼 한 자리 차지하기 위해 이 짓을 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지금도 똑같다. 윤 후보 선대위에서 본인의 이해관계 없이 봉사해주는 사람은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을 거다. 그런 사람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딴 소리를 하면 도저히 내 양심이 용납을 못 한다.”



    고재석 기자

    고재석 기자

    1986년 제주 출생. 학부에서 역사학, 정치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영상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15년 하반기에 상아탑 바깥으로 나와 기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유통, 전자, 미디어업계와 재계를 취재하며 경제기자의 문법을 익혔습니다. 2018년 6월 동아일보에 입사해 신동아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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