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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유십이 ‘정현’불사, 전남에 보수 돛 다시 세우려 해

[2024 총선_판 뒤집기 노리는 사람 15人] 이정현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국민의힘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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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24-04-02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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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에 말한다. 제발 호남 포기를 포기해 달라.” 
    이정현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국민의힘 후보가 언론 인터뷰 때마다 입버릇처럼 하는 이야기다. 보수정당에 호남은 험지 중 험지다. 후보를 내도 당선은커녕 선거비 보전(15% 이상 득표)도 어렵다. 그래서인지 보수정당은 호남 일부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이 후보는 그럼에도 항상 호남에 출마해 왔다. 호남 출마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이 후보는 “고향인 호남을 사랑한다”며 가끔은 호남에 집착하는 내 모습에 스스로도 화가 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호남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호남에서 당선이 목표였다면 보수정당을 떠나는 방법도 있었다. 이 후보는 “호남 사람들은 36년간 한 정당(더불어민주당)을 믿어줬지만, 그 결과는 호남의 낙후였다”며 “정치의 호남을 생활의 호남으로 바꾸기 위해 출마해 왔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도전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로 보였다. 1995년 광주시의원에 출마했으나 낙선. 2004년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했으나 결과는 같았다. 선거운동 중 이 후보가 보는 앞에서 명함을 찢는 사람도 있었다. 그럼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가능성이 비로소 보였다. 광주 서구을에 출마해 39.7%를 득표했다. 이후 2014년 보궐선거에 전남 순천·곡성 지역구에 출마, 당선했다. 보수정당 정치인이 민주화 이후 전남에서 당선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이후 2016년 재선에 성공했다.

    이 후보는 한동안 공백기를 가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문이다. 당시 여당 대표이던 그는 책임을 지고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을 떠났다. 그러곤 2022년 2월 9일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2022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다시 호남으로 복귀했다. 이번에는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 이래 보수정당 후보가 전남도지사에 당선된 이력은 없다. 당시 이 후보는 “승산이 있어 출마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지방선거 석 달 전인 2022년 3월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 호남권 득표율은 12.86%. 13%에 가까운 보수정당 지지세가 있었으나 결과는 낙선. 그가 얻은 득표율은 18.81%에 그쳤다.



    다만 총선 때 출마할 국회의원 선거구로 좁혀보면 희망이 보였다. 고향인 곡성에서는 40.97%, 순천에서는 31.98%의 유권자가 그에게 표를 던졌다. 그는 4월 10일 총선에서 다시 전남의 문을 두드린다. 선거구는 순천·광양·곡성·구례을. 그는 3월 16일 출마선언문에서 “민주당과 다르게 한번 해보겠다”며 “여러분(주민들이) 선거 기적(이정현의 당선)을 이뤄주시면 저 이정현은 섬진강의 기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에는 국민의힘도 호남권 후보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3월 5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역주의 극복 및 국민 화합을 위해 전국의 지역구에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남도 예외는 아니다. 보수정당이 전 지역구에 후보를 내는 것은 2008년 18대 총선 이후 처음이다. 이 후보는 “고무적인 일”이라며 “이번 선거를 시작으로 호남 주민들에게 진심을 보여준다면 보수정당이 호남 다수당이 되는 것도 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024 총선

    박세준 기자

    박세준 기자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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