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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복 전 국정원장 동생 주도한 ‘안중근장학회’ 기업 모금… 장학금 지급 않고 대선 후 ‘개점휴업’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김만복 전 국정원장 동생 주도한 ‘안중근장학회’ 기업 모금… 장학금 지급 않고 대선 후 ‘개점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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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년 6월 해운대서 ‘안중근장학회’ 개소
  • 김만복 동생 말복씨, 임원으로 참여
  • 국정원 직원이 후원금 모금說
  • 부산 사업가가 3억원 출연
  • GS건설 등 기업에서 8000만원 후원
  • GS건설 측 “누가 후원 요청했는지 확인 어렵다”
  • 김만복, ‘국정원, 안중근 만나다’ 출연
  • 해운대교육청, “운영 제대로 신고하라” 독촉
  • 김말복씨 “형님은 장학회와 상관없다”
김만복 전 국정원장 동생 주도한 ‘안중근장학회’ 기업 모금… 장학금 지급 않고 대선 후 ‘개점휴업’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난해 제17대 대통령선거 직전 방북 문제로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김 전 원장은 방북 당시 본인과 북측 김양건 통일전선 부장이 나눈 대화록을 스스로 유출한 사실을 인정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김 전 원장 재임 시절 국정원은 ‘이명박 X-파일 작성’ 의혹, ‘김경준 기획입북 관여’ 의혹 등에 휩싸인 바 있는데 이들 사건도 지금껏 미제로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전 원장의 동생이 임원으로 등재된 신생 지방 장학회에 지난해 기업들이 잇따라 후원금을 내 눈길을 끈다. (재)안중근장학회는 지난해 6월22일 부산시 해운대구 좌동 아파트 상가에 설립됐다. 이 장학회의 자산은 3억원이며, 김 전 원장의 동생 말복(49)씨 등 10명이 임원이다. 1992년 9월 중국 하얼빈 공대에서 설립되어 10여 년째 장학금을 지급하고 항일운동 세미나 개최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는 안중근장학회와는 이름만 같은 별개의 장학회다.

“사회주의 시장경제 지원”

신설 안중근장학회의 설립 목적은 “안중근 의사의 뜻을 받들어 가난하지만 우수한 청년 학생과 대한민국을 위하여 봉사하다가 사망한 사람(단, 국가 보훈 대상자 제외)의 직계자녀 및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위한 학술연구 및 연수경비 지원에 목적을 둔다”로 되어 있다. 설립 목적에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용어를 넣은 점이 눈길을 끈다. 사회주의 시장경제란 1992년 10월14일 중국의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채택된 체제이론으로, 사회주의의 골간을 유지하면서 자본주의의 기법을 도입하는 중국의 대표적 개혁·개방이론이다.

장학재단은 통상적으로 일정 기간마다 관할 교육청에 사업내역을 신고하도록 되어 있는데, 부산 해운대교육청이 최근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 측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안중근장학회는 설립 후 GS건설로부터 5000만원을 받는 등 4개 기업으로부터 도합 8000만원을 후원받았다. 그러나 3월 현재까지 9개월간 지출 내역은 장학회 운영비로 사용한 150만원뿐이었다. 장학금으로는 한 푼도 집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대교육청은 이 장학회의 신고 내용에 문제가 있다며 ‘재신고’를 여러 차례 요청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정원 직원이 이 장학회의 대기업 대상 후원금 모금에 관여했다는 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GS건설 측은 “지난해 부산 해운대 소재 안중근장학회에 5000만원을 후원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그 지인이 누군지는 몰라”

그러나 GS건설 측은 “누가 안중근장학회에 후원금을 내달라고 요청했는가”라는 질의에 대해선 “담당자가 ‘지인’으로부터 ‘안중근장학회 사업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아는데, 그 지인이 어느 기관 소속의 누구인지는 모르겠고 확인하기도 어렵다”고 답했다. “장학금 수여 실적이 전무한 지방 소재 신생 장학회에 적지 않은 액수인 5000만원이나 후원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의에 GS건설 측은 “우리 회사가 부산 해운대 주변에서 사업하는 것도 있고, 장학사업이 좋은 일이고…”라고 했다.

안중근장학회가 설립된 뒤인 지난해 11월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은 ‘국가정보원, 안중근을 만나다’라는 홍보 동영상물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이 동영상은 국정원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안중근장학회는 김 전 원장의 부산 기장 총선 출마 대비용으로 만들어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현재 김 전 원장의 출마는 물 건너갔고, 대선 이후 최근까지 이 장학회는 개점휴업 상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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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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