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호

난타전, 2008 美 대선 중간점검

오바마 순항? 힐러리 뒤집기? 매케인 무주공산 선점?

  • 최형두 문화일보 워싱턴 특파원 choihd@munhwa.com

    입력2008-04-05 13: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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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경선으로 후끈 달아오른 미국 대선. 버락 오바마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한번 이기고 한번 내주며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스코어는 ‘오바마 돌풍’에 힐러리 후보가 주춤한 상태. 혼란한 민주당 경선을 틈타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는 세를 정비하고 정책을 가다듬을 시간을 벌었다. 앞으로도 판세 변화를 거듭할 2008 대선, 미국의 선택은?
    난타전, 2008 美 대선 중간점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민주당, 공화당의 표정은 모두 조심스럽다.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간의 경쟁이 쉽사리 승부를 내지 못한 채 치열한 싸움으로 치닫자 내부 경선에서 멍들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일찌감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후보로 확정한 공화당은 민주당의 경선 열기에 묻혀 매케인이 언론과 유권자의 관심에서 멀어질까 걱정하고 있다. 치열한 경선전이 민주당에 득이 될지 독이 될지 모르지만, 3월 초순까지는 민주당이 경선흥행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부터 보면 3월 초순까지는 민주당의 클린턴과 오바마 후보 모두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를 앞서 있는 상황이다. 갤럽을 비롯한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 평균지지율을 따져보면 오바마:매케인은 47.5%:42.5%로 오바마가 5.0%포인트나 우세하다. 주요 여론조사의 평균을 산출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Real Clear Politics)이 2월28일부터 3월6일까지 ‘뉴스위크’ ‘워싱턴포스트’ 등의 여론조사를 종합 분석한 결과다. 클린턴:매케인의 경우도 48%:46%로 클린턴이 2%포인트 앞선다.

    민주당 내부 경쟁에서는 오바마가 조금 앞선다. 2월28일부터 3월9일까지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 47.5%, 클린턴 43.8%로 오바마가 3.7%포인트 앞섰다. 특히 3월7일부터 9일까지 한 갤럽 조사에서는 오바마 49%, 클린턴 44%로 오바마가 5%포인트 앞서나갔다. 클린턴 의원이 3월4일 오하이오, 텍사스에서 승리하면서 2월5일 슈퍼 화요일 동시경선 이후 11연패의 악몽을 털어내고 “오하이오에서 이긴 사람이 대통령이 됐다”고 최초의 여성 대통령후보 꿈을 되살려냈지만, 전국 지지율 평균에서는 오바마에 뒤진 상황이다.

    공화당의 걱정처럼 지금 미국 언론의 경선 보도는 민주당에 집중돼 있다. 미 언론들은 민주당의 경선상황을 ‘숫자에서 우세한 오바마’ 대 ‘기회를 다시 잡은 클린턴’의 대결로 묘사하고 있다. 오바마의 숫자계산(Math) 대 클린턴의 모멘텀(Momentum)이라는 대비다. 미시시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하루 앞둔 언론의 초점은 오바마가 클린턴의 러닝메이트 가능성을 일축했다는 뉴스에 맞춰졌다.



    물 건너간 드림티켓론

    오바마 의원은 이날 미시시피 유세에서 클린턴 의원이 자신을 ‘준비되지 않은 후보’라고 비판해온 것을 꼬집으며 “내가 준비되지 않은 후보라면 미국의 ‘위대한 부통령후보’ 역시 맡을 자격이 있겠는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지금까지 경선에서 내가 이긴 주의 숫자는 클린턴 의원보다 두 배 많고 표도 더 많이 얻었으며 대의원도 더 많이 확보했다”며 “그런데 2위 후보가 1위 후보에게 부통령 자리를 제안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오바마 의원은 “나는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출마하는 것”이라며 “여러분은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클린턴 의원은 “내 이름과 오바마 의원의 이름이 나란히 투표용지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처음으로 드림티켓론의 운을 띄웠다. 클린턴은 이어 “하지만 오하이오 유권자들은 내가 대통령후보가 돼야 한다고 말해줬다”고 해 오바마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할 뜻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측의 신경을 자극할 만했다.

    이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미시시피 연설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오바마 후보가 정부통령 후보가 돼서 나간다면 ‘거의 꺾을 수 없는 힘’이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경선에서 도시 득표율이 높은 오바마, 농촌지역 득표율이 높은 힐러리는 서로를 보완하는 멋진 조합”이라고 덧붙였다.

    난타전, 2008 美 대선 중간점검

    1월31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할리우드 코닥극장에서 열린 ‘CNN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 참석한 오바마(왼쪽) 후보와 클린턴 후보.

    하지만 오바마 측이 거세게 비판하자 클린턴 캠프의 하워드 울프슨 대변인은 오바마 의원이 지난 2002년 이라크전 참전 여부를 결정하는 상원 결의 당시 의원 신분이 아니었던 점을 지적하며 “클린턴 의원은 명백히 국가안보를 위한 선택의 시기에 책임을 분담할 수 없었던 인물을 부통령후보로 지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바마 의원은 지난 오하이오, 텍사스 패배가 클린턴 진영의 집중적인 네거티브 공세 때문이라고 결론짓고 앞으로는 클린턴에 대해서도 거친 공세를 펼칠 것을 밝히기도 했다.

    실제 오바마 의원은 이튿날 “클린턴 의원은 나보다 훨씬 더 철저한 검증을 받았다고 했는데, 윤리성과 투명성과 (숨김없는) 공개 측면에서 그의 주장을 검증해야 한다”며 “과연 누가 나은지, 누가 공화당의 공격에 더 잘 견딜 수 있는지 따져보자”고 말했다. 이어 “클린턴 의원이 지난해 개인소득 신고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공격했다.

    민주당 경선주자들이 갑론을박을 벌이는 사이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는 전열을 정비하는 여유를 얻고 있다. 후보 지명에 필요한 1191명의 대의원을 텍사스, 오하이오 등 4개 주 동시경선을 끝으로 모두 확보하면서 공화당의 단결을 이끌어내고 본선 준비 시간을 벌게 된 셈이다. 그는 이제 경선 때 자신을 거부했던 공화당 보수파와의 결합을 모색하며 경선 캠프를 본선 캠프로 전환하고 본선 탄환을 비축하기 위한 펀드 레이징(fund raising)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한 달에 20~30차례의 펀드 레이징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민주당, ‘추한 전당대회’ 걱정

    지난 1월말까지 매케인의 모금액은 5500만달러로 오바마의 1억4100만달러, 클린턴의 1억3800만달러보다 크게 뒤진다. 피 말리는 경선전을 일찍 끝내면서 얻은 여유지만 매케인 진영은 향후 언론과 여론의 관심이 민주당 경선으로 쏠릴까봐 걱정이 크다. 잘못하면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8월말까지 민주당 경선에 가려질 판이다.

    가뜩이나 매케인의 전국지지율 평균이 오바마나 클린턴보다 낮은 상태다. 여전히 공화당 보수주의자들은 이민정책 등에서 공화당 본류와 견해가 다른 매케인 지지를 주저하고 있다. 민주당에 밀리는 선거자금도 모으고 보수 표심도 붙잡고 무당파 등 매케인의 원 지지자층과 전체 유권자를 강력하게 견인할 수 있는 정책도 마련해야 하는 매케인 진영의 마음은 바쁘다.

    AP통신 집계에 따르면 3월10일까지 오바마와 클린턴이 각각 확보한 대의원은 1579명(슈퍼 대의원 211명 포함):1473명(슈퍼 대의원 247명 포함). CNN 집계로도 오바마 1553명(슈퍼 대의원 206명 포함):클린턴 1438명(슈퍼 대의원 238명 포함)으로 오바마가 앞섰다.

    언론사마다 집계 추산이 조금 다른 것은 슈퍼 대의원들의 의사를 각사가 따로 접촉해 확인했기 때문. 슈퍼 대의원은 각당의 지도부와 상하원의원, 주지사 등 당연직 대의원을 뜻한다. 이들은 주별 경선결과와 무관하게 자신의 의지대로 전당대회에서 지지후보를 정할 수 있다.

    문제는 지금까지 양측이 워낙 팽팽한 각축을 벌이며 대의원을 나란히 나눠가지는 바람에 현재 두 후보 모두 대통령후보로 지명될 수 있는 정족수(2025명)를 채우기에는 한참 부족하다는 것. ‘워싱턴포스트’와 CNN 등은 이날 향후 두 후보 중 누구든 60% 득표율로 계속 승리해도 남은 경선 동안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수를 확보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거겐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경선 일정을 앞당겨 전당대회 대의원을 배정받지 못한 미시간, 플로리다에서 경선을 다시 하더라도 두 후보 누구도 정족수를 채울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최종 후보 지명은 8월말 덴버 전당대회까지 미뤄지고, 당 지도부와 의원 등으로 구성된 슈퍼 대의원이 결정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그런데 오바마는 “전체 대의원수에서 앞선다”고 강조하고, 클린턴은 “뉴욕, 캘리포니아, 텍사스, 오하이오 등 큰 주에서는 모두 승리했다”며 맞서고 있다. 자칫 전당대회 직전까지 다투는 ‘추한 모습’으로 얼룩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클린턴 공격, 정당하지 못했다”

    ‘뉴욕타임스’는 3월6일까지 지지후보를 밝히지 않은 347명의 슈퍼 대의원을 두고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즉 향후 경선에서 현재까지의 경선 득표율로 오바마와 클린턴이 대의원을 나눠가진다면 오바마는 남은 슈퍼 대의원의 34%로부터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반면 클린턴은 슈퍼 대의원 65%의 지지를 얻어내야 한다. 클린턴이 남은 경선에서 모두 60% 득표율로 내리 승리하면 슈퍼 대의원 46%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반면 오바마가 내리 60%씩 득표할 경우엔 슈퍼 대의원 16%의 지지선언을 얻어야 한다.

    향후 경선 전망과 관련,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선거전략가였던 딕 모리스는 3월9일 자신의 웹사이트에 “지난 4일 ‘미니 슈퍼 화요일’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끝났다”며 “문제는 클린턴이 충분한 차이로 이기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모리스는 “클린턴이 남은 경선을 모두 이긴다 해도 오바마와의 대의원 격차를 따라잡긴 어려우며, 선출직 대의원수에서 오바마가 결국은 140명가량 앞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796명의 당연직 슈퍼 대의원이 8월말 전당대회에서 유권자의 표를 더 많이 받은 오바마를 외면하고 클린턴을 선출할 경우 파멸을 자초한다는 것을 알기에 슈퍼 대의원들은 경선 결과에 따라 지지 후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오하이오·텍사스 주 동시 경선일이던 3월4일 AP통신과 주요 TV방송사 공동 출구조사 결과 투표자 10명 중 6명은 “당 지도부와 상하원의원 등이 차지하는 슈퍼 대의원들도 오는 8월말 덴버 전당대회 때 각주의 경선결과에 따라 투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CNN 출구조사에서는 66%의 투표자가 “슈퍼 대의원도 전체 경선결과에 따라야 한다”고 응답했다. 심지어 클린턴 의원에게 투표한 응답자의 절반도 “슈퍼 대의원은 각주의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코커스(당원대회) 결과에 따라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슈퍼 대의원 확보면에서 다소 뒤져 있는 오바마 지지자들의 반응은 “당연히 슈퍼 대의원들은 각주의 경선결과에 따라 투표해야 한다”는 쪽이었다. 민주당원들의 이 같은 압력은 향후 힐러리 클린턴에게는 불리하다. 현재까지 경선결과를 통해 확보한 대의원 수에서 뒤져 있는 클린턴은 8월 덴버 전당대회에서 슈퍼 대의원들의 자유투표에 크게 기대하고 있다.

    출구조사 결과 오하이오, 텍사스의 클린턴 지지투표자 10명 중 4명은 “오바마가 미국의 장래에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오바마 투표자들이 클린턴에게 보인 호감도는 이보다 훨씬 낮았다. ‘변화’라는 말 역시 오하이오와 텍사스 민주당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가장 절실한 바람인 것으로 출구조사에서 나타났다. 오하이오의 노조표는 지난 2004년 대선 때보다 낮아졌지만 CNN 출구조사에서 클린턴 지지율이 다소 높았다.

    학력별로 보면 대졸자 이상에서는 오바마 56%:클린턴 42%였지만 대졸 미만 졸업자의 경우엔 클린턴 56%:오바마 43%로 역전됐다. CNN의 텍사스 출구조사에서는 외교안보정책 능력면에서 클린턴 55%:오바마 39%의 응답률을 보였으나 클린턴의 공격은 정당하지 못했다는 응답도 52%에 달했다. ‘오바마는 미숙하다’는 클린턴의 공격이 먹혔지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둘러싸고 “공·사석에서 서로 다른 말을 한다”는 식의 마구잡이 공격이 부정적 이미지를 남긴 것이다.

    클린턴은 4월22일 펜실베이니아를 가장 중요한 승부처로 본다. 펜실베이니아는 188명의 대의원이 걸린 중요 지역. 주지사와 주도(州都) 필라델피아 시장이 클린턴 지지를 선언한 곳이다. 실제 3월9일 라스무센의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 52%:오바마 37%, 아메리칸 리서치는 52%: 34%로 모두 클린턴이 오바마를 크게 앞섰다.

    펜실베이니아는 클린턴 지지층인 저소득 노동자 계층과 노인 인구가 많아 일단 클린턴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미국 내에서 인구가 6번째로 많은 펜실베이니아는 철강도시 피츠버그의 경기 침체 등으로 경제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클린턴 진영은 이곳에서의 승리와 함께 슈퍼 대의원들을 집중공략, 대선후보 티켓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펜실베이니아 승리를 통해 ‘대형주 표심은 힐러리’라는 모멘텀을 극대화시켜 전당대회 전까지 슈퍼 대의원의 표몰이에 나선다는 것.

    펜실베이니아 대회전에 쏠린 눈

    하지만 펜실베이니아 경제 상황은 클린턴이 승리를 거둔 오하이오와는 달라 이 같은 차이가 민주당 경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3월9일 ‘뉴욕타임스’는 “펜실베이니아 경제 사정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승리를 안겨준 이웃 오하이오 주와는 다르며, 클린턴으로서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유세를 펼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곳 경제 상황은 경쟁자인 오바마 후보에게도 크게 불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펜실베이니아 경선전은 이명박 정부의 첫 한미정상회담 시기와 겹쳐 있어 NAFTA 등을 둘러싼 민주당 경선전의 전개양상이 자칫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의 현재 실업률은 4.8%로 지난해 1월의 4.3%보다 높아졌지만 전국 평균보다는 낮은 상황이라고 한다. 지난 연말 현재 펜실베이니아의 실업률은 미국에서 25번째. 50개 주 중 45번째인 오하이오보다는 좋은 편이다. 클린턴에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준 오하이오는 심각한 경제난 때문에 투표자의 59%가 경제를 가장 큰 근심거리로 꼽았다.

    피츠버그 철강산업 등의 퇴조에도 불구하고 펜실베이니아 경제가 그나마 괜찮은 것은 교육, 보건의료 등의 지식기반 산업이 전통적인 제조업을 대체해가고 있기 때문. 주정부의 데니스 야블론스키 경제부 장관은 “우리는 2000~2001년의 작은 경제 침체시기를 극복했고 특히 2003년부터는 꾸준히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오하이오 접경 서부지역이나 북부지역에서는 공장 문을 모두 닫은 마을이 많아 여전히 NAFTA가 일자리를 빼앗아갔다는 서민의 여론이 식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펜실베이니아대 도널드 케틀 교수(정치학)는 “이곳의 경제는 다른 곳에 비해 매우 건강한 편”이라며 “사람들은 당장의 경제난 대책보다는 장기적인 일자리 대책에 더 관심이 많다”고 분석했다. 펜실베이니아 전체를 보자면 필라델피아와 그 이남은 신산업의 성장으로 오바마 지지성향이 높은 반면 오하이오와 경계한 서부와 북부는 클린턴 지지성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3월5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지선언을 받고 공화당의 보수표심 확장에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텍사스, 오하이오 경선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 1191명을 초과 확보한 매케인 의원에 대해 “미국을 이끌 차기 대통령으로 매케인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부시는 “매케인의 놀라운 용기와 인품은 위험에 굴하지 않고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대통령직에 필요한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부시와 다시 손잡은 매케인

    2000년 공화당 경선에서 맞선 부시와 매케인은 그동안 정치적으로 소원한 관계였다. 특히 부시 선거 운동진영의 흑색선전은 뉴햄프셔, 미시간 등에서 잇달아 승리하던 매케인으로 하여금 분노를 삼키게 했다. 이후 매케인은 부시의 감세정책, 지구 온난화 정책 등에 반기를 들어 공화당 주류로부터 ‘이단아’로 찍혔다. 하지만 임기말 이라크전으로 인기가 추락한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주둔군 증강계획에 대해서는 ‘옳은 전략’이라며 지원했다.

    부시는 자신의 낮은 지지도가 매케인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는 내게 투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유권자들은 매케인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임기말 주요과제로 “국가안보를 지키고 이라크, 북한, 이란 문제 등을 다루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문제들을 최대한 잘 풀어 매케인이 대통령이 됐을 때 평화를 이룰 수 있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매케인은 1994년 북미 간 제네바 합의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로버트 갈루치 전 차관보(현 조지타운대 외교대학원장)를 ‘역적(traitor)’이라고 비판할 만큼 원칙론자였다. 핵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지 못한 채 북한의 위협에 경제적 보상을 주는 잘못된 선례를 남겼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2006년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에서 중국이 계속 주저할 경우 무역을 포함해 여러 분야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중국의 대북압박을 촉구했다. 2005년 상원군사위 청문회 때는 “미군이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에 군사력을 집중하면서 중국, 북한 같은 도전세력들에 대해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며 태평양지역 미군의 해군력 증강을 강조했다. 한미FTA에 대해서는 민주당 주자들과 달리 확실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매케인의 수석경제정책 보좌관인 더글러스 홀츠-이킨은 “매케인 의원은 자유무역이 미국경제를 강하게 만든다는 뚜렷한 신념 아래 NAFTA 이후 모든 자유무역협정을 지지해왔고 한미FTA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매케인의 맞수가 될 민주당 오바마, 클린턴 의원은 모두 NAFTA를 강하게 비판하며 한미FTA도 사실상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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