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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일·유럽 사면초가 한국만 환율전쟁 희생양?

하반기 세계경제는 어디로?

  • 유재동 |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jarrett@donga.com

미·중·일·유럽 사면초가 한국만 환율전쟁 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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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의 ‘기관차’ → 세계경제의 ‘블랙홀’?

미·중·일·유럽 사면초가 한국만 환율전쟁 희생양?
‘차이나 리스크’는 올해 더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목표로 내건 7%대 성장조차 어렵다고 전망한다. 올 1, 2분기에도 중국의 성장률은 7% 안팎에 그쳤다. 그나마 지난해 11월 이후 4차례나 거듭된 기준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책에 힘입은 바 크다. 당국은 추락하는 경기를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애를 쓰지만 아무래도 힘에 부치는 분위기다. 중국은 최근 한국과 비슷하게 수출 부진에다 내수 침체가 겹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최근에는 실물경제의 부진이 금융시장의 불안감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증시가 널뛰기를 하면서 잦은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 지수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150% 이상 급등하더니 6월 중순 이후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급락 장세를 연출했다. 단순한 ‘조정’이라고 보기엔 낙폭이 너무 커서 드디어 중국의 거품 경제가 붕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심지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주곡이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빗대 ‘중국판 서브프라임’이 터질 것이라는 경고음도 들린다. 중국이 금융위기 직후 경기부양책을 내놓는 과정에서 지방정부의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도 간과하기 어려운 문제다.

‘G2 경제대국’ 중국이 흔들리면 글로벌 경제 전체가 심대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은 일본과 동남아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며 미국, 유럽 등과의 교역 규모도 상당하다. 남미, 중동 등 원자재 강국들도 ‘자원의 블랙홀’인 중국 수요가 줄면 타격을 피할 수 없다.

중국이 기침을 하면 한국은 독감에 걸린다. 올 상반기(1~6월) 기준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은 전체 대외 수출액의 25%를 넘었다. 하지만 수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2.1% 줄었다. 비중은 높은데 실적은 뒷걸음질치고 있으니 충격이 더 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말 보고서에서 중국 성장률이 1% 하락하면 한국 성장률도 0.17%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대중 수출 부진은 일시적인 경기 요인 탓도 있지만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한 측면도 크다. 중국 정부의 성장전략이 과거의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으로 변하면서 수입 규모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또한 한중 두 나라 간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면서 중국이 한국에서 예전처럼 부품이나 중간재를 수입할 필요성이 줄었다는 점도 수출 둔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유로존 위기 → 글로벌 경제 반영구적 리스크?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로 다시 불거진 유로존 위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글로벌 경제의 단골 리스크였다. 그만큼 해결이 쉽지 않고 앞으로도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유로존의 문제는 경제력이 서로 다른 국가들을 하나의 단일 통화로 묶은 데서 출발했다. 일반적으로 산업 경쟁력이 약한 나라들은 환율 상승을 통해 수출을 늘리면서 위기 극복을 모색할 수 있다. 하지만 유로존에 편입된 그리스는 별도의 통화정책을 펼 수 없다보니 재정을 동원해 경기를 살릴 수밖에 없고, 결국 빚만 늘어나 지금의 위기를 키우게 된 것이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그리스와 다른 국가들이 유로존을 잇달아 탈퇴하고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지는 최악의 국면이 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채권단 협상과 추가 구제금융 과정에서 정치적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확산될 것이고, 유로존의 체제 불안은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계속 표류하는 국면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유로존이 완전히 해체돼 새 출발하지 않는 한 글로벌 경제가 반(半)영구적인 골칫덩이를 계속 안고 가야 하는 것이다.

유로존 사태는 한국 경제에 금융과 실물 양면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 부문에서는 불안심리 확산 정도에 따라 외국인 자금의 이탈로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 과거 남유럽 재정위기가 발생했을 때도 유럽계 은행들은 저마다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등 신흥국에 투자한 돈을 대거 회수했다. 지금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위기에 대비해 외환 부문의 방파제를 많이 쌓아둔 터라 4, 5년 전과 같은 큰 혼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유럽발 위기가 미국의 금리 인상이나 중국 금융 불안 등 기존의 악재와 맞물려 증폭될 경우 국내 시장도 투자심리 악화 등으로 큰 고통을 받을 수 있다.

실물 부문에서는 유로존의 불안이 유럽 전역의 경기침체를 고착화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한국의 대(對)유럽연합(EU) 수출은 전체 수출의 8~9%로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유럽에 대한 수출은 지금도 유로화 가치의 상대적 약세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로존의 불안은 이런 유로화의 추가 하락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다. 전문가들은 유로존 위기가 당장은 잠잠해지더라도 세계 경제 흐름과 각국의 재정 상황에 따라 만성적으로 다시 불거져 한국 경제를 괴롭힐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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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동 |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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