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eon of Herodes Atticus
헤로데스 아티쿠스 오데온은 아크로폴리스 성채 북서쪽의 공연장 유적이다. 원래는 지붕이 덮여 있었고 음악 공연에 주로 사용됐다. 오늘날엔 명사들의 콘서트가 열려 더욱 유명해졌다. 1930년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지휘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가 열렸고, 보수공사 후 1957년부터는 주로 아테네 에피다우르스 페스티벌(Athens Epidaurus Festival)에 활용됐다. 마리아 칼라스 등 세계적인 성악가, 연주자들이 이 무대에 섰다. 건축유산을 지속적으로 재활용하는 좋은 사례다. 이 페스티벌은 올해도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열린다.
이 공연장은 마라톤(Marathon) 출신의 부유한 고관 헤로데스 아티쿠스가 죽은 아내를 애도해 161년 지었다고 한다. 언덕 남서 기슭의 가파른 경사지를 이용해 건축했으며 수용인원 5000명 규모다. 객석과 마주한 벽면은 3층짜리 석조 벽과 목조지붕으로 이뤄졌다. 지붕에 사용된 재료는 당시 가장 값나가던 목재인 레바논 삼나무라고 한다. 267년 침공받아 파괴됐고, 1950년대에 보수공사를 하면서 객석과 오케스트라 스테이지를 수리했다. 이때 같은 아티카 지역 마라톤 남서부의 펜틀릭 산에서 채취한 펜틀릭 대리석(pentelic marble)을 사용했다.
프로필리어
Propylaea

내부에서 바라본 프로필리어.
프로필리어는 기원전 438~432년에 활발하게 활동한 건축가 네서클리즈(Mnesicles)가 설계했다. 재료는 오데온에서도 사용된 펜틀릭 대리석. 건축양식도 독특하다. 진입 쪽 전면과 내부 쪽 전면에 도리아식 기둥을 각각 6개씩 세웠고, 진입 방향의 가운데에 양쪽으로 3개씩 이오니아식 기둥을 세웠다. 파르테논의 도리아식보다는 조금 가늘고 여성적인 이오니아식 기둥을 내부에 세워 전체 공간에 균형이나 위계를 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 역사학자들은 이런 건축의 배경을, 펠로폰네소스 전쟁(기원전 431~404) 때 군주이던 페리클레스(Pericles)가 건축으로 아테네와의 동맹관계를 보여주고자 한 것으로 본다.
프로필리어의 북쪽 날개건물 앞에는 높고 커다란 빈 대좌가 하나 있어 구조물의 전체 균형을 약간 깨는 듯 보인다. 이 아그리파 대좌 위에는 전차와 말, 그리고 유메니즈 왕의 청동상이 있었다가 훗날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사위인 아그리파의 초상조각을 뒀다고 한다. 즉, 프로필리어는 아크로폴리스 언덕에 있는 모든 건물 중 유일하게 그 어떤 신에게도 헌정하지 않은, 비종교적 혹은 민간 건축물(secular building)인 것이다.

Erechtheion

ㄷ자 모양의 에렉테이온 서북쪽 포치.
신전은 보는 방향에 따라 모양이 각기 다르다. 건물의 전면인 동쪽 기둥회랑은 이오니아식 기둥이 6개 있는 헥사스타일(Hexastyle), 서북쪽은 높은 이오니아식 기둥 6개가 ㄷ자 평면으로 늘어선 ‘포치’, 남쪽은 카리아티드 포치로 되어 있다. 카리아티드 포치는 카리야 여성의 형상을 조각해 세운 6개 기둥(女像柱)이 ㄷ자 평면으로 서 있는 것을 말한다. 스파르타 마을 중 하나인 카리야의 처녀들은 아름답고 훤칠하고 건강해서 튼튼한 아이를 낳는다는 전설이 있다.
현장에서 볼 수 있는 조각상은 복제품이다. 진품은 새로 건립된 신(新)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 5개가 전시돼 있고, 나머지 1개는 영국으로 반출된 엘긴 마블(Elgin Marbles)군(群)에 속한다. 이 조각상이 영국으로 반출된 이후 남은 5개의 조각상이 잃어버린 자매를 그리워하며 밤마다 통곡하는 소리가 들렸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이 건물의 이오니아 기둥 장식에 사용된 에그 앤드 다트 몰딩(Egg-and-dart, 달걀 모양과 화살촉 모양이 번갈아 이어지는 테두리 장식) 및 길로시 장식 몰딩(guilloche ornamental mouldings · 2개 또는 여러 개의 물결무늬가 서로 엮여 반복되는 원형무늬 장식)은 이런 문양의 초기 예로 알려져 있다. 조선 궁궐의 담에 사용되는 무시무종문(無始無終紋 · 시작도 끝도 없는 영원함을 상징)과 같은 개념으로 영원성을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