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호

제2 공항으로 제주 하늘길 '정체' 뚫는다!

[심층 분석] 제주 제2 공항 톺아보기

  •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0-06-02 1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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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1 “이용객 안전·편의, ‘두 마리 토끼’ 잡는다”

    • 02 “도민이 개발·운영 이익 누리는 공항 만든다”

    • 50년 넘은 제주공항 포화 상태, 안전 우려

    • ‘제주-김포’ 운항편수 세계 1위

    • 제2공항, 연 2000만여 명 이용 예상

    • 道, 제2 공항 투자·운영 적극 참여

    • “개발 과정에서 주민들과 적극 소통”

    제주국제공항.

    제주국제공항.

    2019년 6월 국토교통부는 ‘제주 제2 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국토부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약 540만㎡ 규모 부지에 사업비 5조1000억 원을 들여 제주 제2 공항을 건설한다는 게 뼈대. 2025년 개항 예정인 제2 공항은 연간 2000만 명의 여객을 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기 ‘정체’ 시달리는 제주 하늘길

    새로운 공항 건설은 1980년대 이후 제주의 숙원 사업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89년 3월 제주도를 방문해 “제주공항은 세계적 관광지로서 수용 능력이 부족해 대규모 국제공항 건설이 필수적”이라며 연내 타당성 조사 실시를 언명했다. 그러나 이후 인천국제공항 등 다른 공항 건설 사업에 밀려 실제 추진은 미뤄졌다. 이에 따라 2012년 6월 당시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제주 신공항 건설 촉구 대정부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기도 했다. 

    제주도의 하늘은 전 세계에서 가장 붐빈다. 2019년 영국 항공교통시장 조사기업 OAG에 따르면, 제주-김포 노선의 여객기 운항편수는 7만9460회로 전 세계 국제선·국내선 중 가장 많았다. 제주국제공항 이용객 숫자도 2019년 기준 3131만 명에 달한다. 이용객 수 3000만 돌파는 전국 15개 공항 중 인천국제공항에 이어 두 번째다. 2019년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오는 2055년 제주국제공항 여객 수요는 4100만 명으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 보니 비행기가 다니는 하늘길도 정체에 시달린다. 국토부가 내놓은 ‘2018년 항공교통서비스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국제공항의 항공기 지연율은 16.1%로 전국 6개 국제공항 중 가장 높았다. 항공기 지연율이란 항공기의 공항 이착륙이 국내선 기준 30분, 국제선 1시간 이상 지연되는 비율을 뜻한다. 

    1968년 개항한 제주국제공항이 한 해에 소화할 수 있는 항공기 운항 횟수는 17만2000편. 그러나 실제 제주국제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 운항 횟수는 2019년 17만5000회를 기록하는 등 이미 포화 상태다. 평소 2분에 한 대, 연휴에는 1분 43초에 한 대꼴로 비행기가 이착륙할 정도다. 공항 설비의 ‘소화불량’이 아찔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2017년 9월 29일에는 제주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민항기와 해군 초계기가 충돌할 뻔하는 아찔한 장면도 연출됐다. 공항의 제한된 활주로와 관제 능력에 비해 지나친 운항 횟수로 과부하된 탓이라는 분석이다.



    지역 특성 맞는 공항 개발·운영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의 제주 제2 공항 예정 부지 전경.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의 제주 제2 공항 예정 부지 전경.

    국토부는 2019년 12월 발표한 ‘제3차 항공정책기본계획’을 통해 지자체의 공항인프라 개발·운영 참여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지역 특성에 맞는 공항 개발·운영이 가능하게끔 공항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것이다. 1월 10일 도는 이를 반영해 ‘제주지역 공항 운영권 참여 방안 연구’를 발표했다. 도는 우선 제주공항공사(가칭)를 신설해 제2공항 내 일반업무지역에 투자할 방침이다. 일반업무지역은 공항의 터미널·면세점·세관 등을 포함해 현재 한국공항공사가 담당한다. 항공기이동지역(활주로와 항공관제·보안시설 등)과는 구별된다. 향후 도는 중장기적으로 공항 운영에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상헌 공항확충지원단 단장
    “대화·소통으로 ‘도민의 공항’ 만들 것”

    제주특별자치도는 2016년 1월 ‘공항확충지원본부’를 신설했다. 숙원 사업인 제2 공항 확충 등 항공교통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다. 지원본부는 공항 확충을 위한 중앙정부와의 협력, 주민 소통 및 지원도 도맡았다. 이상헌 공항확충지원단 단장은 “제2 공항을 명실상부 ‘진정한 도민의 공항’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왜 제2공항 건설이 필요한가. 

    “아시겠지만, 그동안 제주 관문 구실을 한 제주국제공항은 여객 수용 능력이 포화 상태다. 여객 터미널이 혼잡해 이용객 불편도 크고 안전 문제도 있다. 공항 관제 능력 이상의 많은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용해 사고 위험성도 상존한다. 기존 공항 시설 확충이 아닌 제2 공항 신설이 필요한 이유다.” 

    - 예정 부지(서귀포시 성산읍 일대)는 어떻게 선정됐나. 

    “2014년 국토교통부가 공항 인프라 확충 용역을 실시하면서 부지 선정이 구체화됐다. 원활한 항공기 이착륙을 위한 공역 확보와 환경에 끼칠 영향, 건설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용역 결과 이듬해 11월 성산읍 일대가 제2 공항 건설 최적의 부지로 결정됐다. 물론 이 과정에서 도민 의견 수렴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어 2018년 6월 국책사업 재조사 용역도 유례없이 실시했다. 국토부는 14차례 검토 회의와 3차례의 공개 토론회를 거쳐 추진 과정에 중대한 하자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 공항 건설과 관련해 예정 부지 지역민들이 소음·환경문제를 제기하는 등 갈등도 있었는데. 

    “주민들이 걱정하는 소음이나 환경뿐 아니라 삶의 지속성 등의 문제에 대해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찬반을 떠나 지역 주민들과 대화를 이어나갈 것이다. 향후 국토부와 주민대표,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 간 상충 문제 협의·조정을 위한 ‘민관협의기구’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공항 건설 과정에서 예상되는 갈등을 조정하고자 한다.” 

    - 도가 구상하는 제2공항 개발·운영 로드맵은 뭔가. 

    “우리 도의 원칙은 제2 공항 개발과 향후 운영에 따른 이익을 인근 주민, 더 나아가 제주도와 도민 전체로 환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와 협업으로 공항 운영에 따른 이익 공유 및 지원 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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