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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국무총리 단독 인터뷰

“‘실세 총리’는 없어요, ‘실세’는 대통령뿐”

  • 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장 hans@donga.com / 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한승수 국무총리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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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국무총리 단독 인터뷰

한승수 국무총리(가운데)가 ‘신동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번 일련의 사태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생기면 정부가 수입을 중지하겠다’고 했고, 미국 정부도 제 담화를 지지했습니다. 그래도 국민들이 믿지 않으니까 앞으로는 총리가 국민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누구를 탓하기보다 정부가 스스로 자성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 6월13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에 가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추가협상을 벌이는 등 추가조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다수 국민은 협정 문구를 수정하는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에 어떻게 대응해갈 생각입니까.

“대다수 국민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과의 재협상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재협상은 기존의 협상을 파기하고 협상을 새로 시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국제 기준과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합의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위생조건에 대해 일방적으로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 국제적으로 한국에 대한 신뢰 문제가 발생하고, 국제 기준을 무시했다는 비판이 우려됩니다. 국제교역량이 세계 13위권에 이르는 통상국가인 우리로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신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확보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장관고시의 관보게재를 유보했고, 미국 측에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중단을 요청했으며, 대표단을 파견해 추가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추가협상을 통해 실질적으로 재협상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고, 그런 과정을 통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게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할 수 있는 제반 여건을 마련하겠습니다. 국민 건강을 담보하는 모든 조치를 다 취하겠다는 얘깁니다. 다만 정부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 정부의 이 같은 노력이 국민들 마음속까지 스며드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촛불시위 배경은 복합적”



▼ 취업난, 실업, 생활고 등 여러 가지 경제적 요인도 시민들을 거리로 나서게 하는 것 같습니다. 총리께서는 경제학자로 오래 활동했고 외교관 생활도 경험했으니 경제 현안과 미국과의 협상 등에 대해서도 분석과 대책을 내놓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국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뽑은 것은 ‘경제 살리기’를 기대했기 때문이죠. 대통령께서도 취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그 부분에 역점을 뒀고요. 그런데 불행스럽게도 국내외 여건이 정부가 그와 같은 정책을 실행하기에 유리한 방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취임하기 전에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 담보대출) 위기로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미국 경기가 계속 하강하고, 우리의 수출도 줄어들기 시작했어요.

지금 우리는 완전히 개방된 경제체제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의 경기침체가 우리에게 직접 미치는 영향력이 아주 큽니다. 유가는 연일 사상최고치를 갱신하고, 원자재·식량·광물가격이 동시에 올라가는 전대미문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에 나섰습니다. 국민의 기대는 크지만 여건은 너무나 좋지 않아요. 특히 유가, 그중에서도 경유 가격은 서민의 생계와 직결되기 때문에 정부의 고유가 대책이 미진한 데 대한 불만이 복합적으로 터져나와 촛불시위로 불거진 게 아닌가 합니다.

지난 10년동안 경제성장률이 6~7%에서 4%대로 떨어졌는데, 이명박 정부는 이것을 다시 6~7%로 끌어올리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일이 아닙니다. 여러 가지 개혁조치, 즉 규제개혁이라든지 감세, 공공부문 민영화 등을 통해 민간부문에 활력을 불어넣고 성장잠재력이 늘어나도록 해야 하므로 시간이 필요합니다. 2년에서 5년은 걸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지난 석 달 동안 이렇다 할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다 보니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가 경제 살리기 한다고 해놓고 이게 뭐야’ 하게 된 거라고 봐요.”

▼ 쇠고기 협상 문제는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꼬이게 됐습니까.

“협상 과정에서 미국과 밀고 당기기를 반복했는데, 공교롭게도 그것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연계되다 보니 어려워진 겁니다. 우리가 개방경제이기 때문에 FTA는 꼭 필요합니다. 미국과의 FTA를 통해 우리는 경제의 구조를 바꾸고 크게 활성화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본과는 고가품, 중국과는 저가품을 갖고 경쟁하는데, 한미 FTA 체결로 미국 시장을 먼저 차지해서 우위에 선다면 성장잠재력을 키우고 일자리도 늘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미 FTA와 관련해 미국은 자동차 협상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그 다음이 쇠고기 협상이었어요. 자동차 협상은 우리에게 아주 유리하게 이뤄졌습니다. 지금도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인 오바마 상원의원 등은 이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거든요. 그리고 쇠고기 협상은 OIE(국제수역사무국) 등의 규정에 따라서 했기 때문에 우리에게 그렇게 불리한 것만은 아닌데 국민들이 보기엔 부족하다고 해서 여기까지 온 겁니다. 쇠고기 문제가 하루속히 해결되고 18대 국회에서 한미 FTA 문제가 빨리 정리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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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장 hans@donga.com / 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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