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3000명 아리스 홀린 김호중의 매력 포인트
“별님 군백기 우리가 채우자” 목표 달성
‘스터디’로 덕질 익히고, 기부로 나누는 즐거움 충전
“트바로티와 동행하는 아리스라 행복”
“국내 넘어 세계로 뻗어가길 늘 응원”
2020년 군 입대 전 아리스 팬미팅 현장. [생각엔터테인먼트]
그렇다면 김호중의 어떤 매력이 이처럼 많은 이의 마음을 움직인 것일까. 아리스는 김호중을 어떤 심정으로 기다렸을까. 제대한 김호중에게 아리스가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소집해제 1주일 전인 6월 2일, 팬카페와 지역 응원 조직을 중심으로 열성을 다해 김호중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신동아’와의 토크에는 공식 팬카페에서 닉네임 ‘금지옥엽 서울’ ‘꽁여사 전주’ ‘조앤 서울’ ‘별님영영 서울’ ‘보배 서울’ ‘bok3 서울’ ‘순수지향 청주’ ‘스타더스트영 서울’ ‘아하바 대전’ ‘정으니 청주’ ‘태은맘 삼척’ ‘해바라기 제주’ ‘행복버튼 서울’로 활동하는 각지 아리스가 참여했다.
‘최애 가수’의 제대를 목전에 둔 감회를 묻자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설렌다”는 답을 내놨다. 그러면서 “기다린 만큼 너무 행복하다” “버선발로 마중 나가고 싶다” “떠나간 서방님이 돌아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앉으나 서나 ‘그대’ 생각
서울 영등포아리스 식구인 ‘이룬 동작’의 스티커와 다이어리. [영등포아리스]
‘별님영영 서울’은 같은 영등포아리스 식구인 ‘이룬 동작’(닉네임)의 스티커와 다이어리 사진을 보이며 “군백기 637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스티커를 붙이며 눈물과 응원으로 버틴 흔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때론 연인의 마음으로, 때론 어미 같은 마음으로 그의 무사 안위를 빌었다”고 고백했다. ‘금지옥엽 서울’은 “42세에 낳은 금쪽같은 늦둥이 아들도 30분 이상 기다린 적이 드문데, 그 기다림마저 행복을 안기는 이런 사랑스러운 가수는 또 없다”고 말했다. ‘해바라기 제주’는 “처음엔 안타까운 기다림이었지만 우리 가수가 매주 보내주는 군사우편을 보며 그에 대한 믿음이 더 커졌다. 그저 건강히 복무 잘 마치고 나오길 바랐다”고 했다. ‘꽁여사 전주’는 “3개월 개근상으로 커피상품권을 내걸고 같은 지역 아리스의 응원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독려했다”며 “그를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으니 청주’는 “호중 님이 대중에게 잊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응원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다른 아리스들도 “별님(김호중의 애칭)의 공백기는 우리가 채운다”는 각오로 응원에 힘을 쏟았다. 음원·영상 스트리밍은 기본. 김호중의 이름이 걸린 각종 스타 투표 애플리케이션(앱)에 가입해 화력을 모았다. 이런 ‘덕질’에 익숙하지 않은 아리스는 덕질 방법을 가르치는 ‘공부방’에서 학습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행동으로 증명하는 아리스 클래스
아리스들이 김호중을 응원하는 법을 가르치는 공부방을 꾸미고 있다. [영등포아리스]
‘정으니 청주’는 “200명 넘는 인원이 함께하는 ‘1뜽방’이라는 단톡방 방장으로서 그동안 응원 활동 외에도 생전 접하지 않던 트위터·쇼츠·인스타그램·릴스를 함께 학습하도록 독려해 별님을 빛내는 일에 열중했다”며 “우리는 별님을 지키는 정예부대라 자부한다”고 말했다. ‘아하바 대전’은 “별님의 군백기에 매주 정기적으로 스터디를 하고, 다른 아리스들과 김천 김호중 소리길도 탐방하고, 서로 식구처럼 격려하고, 주변에 별님 앨범을 기부하며 별님 알리기에 열중했다”고 밝혔다. ‘순수지향 청주’는 “별님을 응원하며 아리스 언니 동생들과 오랜 친구보다 더 가까이 의지할 정도로 진한 우정을 나눴다”고 고백했다. ‘금지옥엽 서울’은 “아리스의 일사불란한 응원으로 별님을 향한 팬들의 사랑이 더 깊어지고, 별님의 인지도가 군백기가 무색할 정도로 높아졌다”고 강조하며 “트바로티와 아리스는 하나임이 입증됐다. 김호중의 아리스요, 아리스의 김호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을 아리스로 만든 김호중의 매력 포인트는 한둘이 아니다. 우렁찬 발성, 영혼을 울리는 천상의 목소리, 독보적인 노래 실력, 열정적으로 노래하는 무대 매너, 바른 인성, 탁월한 곡 해석 능력, 음악적 천재성, 사람 냄새, 섹시함, 호소력 있는 감성, 상남자의 향기 등 저마다 달랐다. 김호중의 희망가를 듣다가 한 소절에 꽂혀 아리스가 됐다는 이도 있었다.
전국 각지 아리스들이 버스 광고로 김호중의 소집해제를 축하하고 있다. [서울 강동송파아리스, 서남아리스, 영등포아리스]
김호중이 일깨운 지혜와 진심
김호중은 노래뿐만 아니라 평소 하는 말로도 아리스에게 큰 울림을 준다. 토크 참가자들이 꼽은 김호중의 감동 어록에는 “만나면 행복해지는 사람만 만나기도 바쁜데 뭐 하러 자신에게 스트레스 주는 사람을 만나느냐?” “아리스는 또 다른 김호중이다. 김호중의 또 다른 나!” “아리스는 다 식구다”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예의가 있었으면 좋겠다” “혼자 노래할 때도 행복했는데 함께 노래하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지혜롭게 넘어갈 수 있도록 지혜를 달라” “진심은 언젠가 통한다” 등이 올랐다. 아리스들은 김호중을 가수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나이에 비해 생각이 깊고 마음이 따뜻하며 지혜로운 청년”이라고 평했다.이들에게 아리스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일까. ‘금지옥엽 서울’은 김호중과 얼굴을 마주하며 따뜻하고 다정한 응대를 받은 팬사인회를, ‘bok3 서울’은 지난해 서초구청에서 진행된 2차 공연에서 김호중이 시한부 생을 살던 한 아리스의 손을 잡아준 일을, ‘순수지향 청주’는 붕 뜬 기분으로 관람한 김호중 단독 콘서트를 떠올렸다. ‘조앤 서울’과 ‘스타더스트영 서울’ ‘아하바 대전’은 아리스가 된 덕분에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스타더스트 서울’은 “아리스로 활동하면서 성격도 밝아지고 삶 자체가 더 행복해졌다”며 “이게 바로 김호중 효과”라고 말했다. ‘아하바 대전’은 “생판 모르던 사람들과 같은 가수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한식구처럼 정을 나눈다”며 흡족해했다.
성악가 겸 가수 김호중이 '신동아' 독자들을 위해 한 친필 싸인. [김지영 기자]
선행 습관이 가져온 변화
아리스의 이름을 걸고 펼친 기부와 봉사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아리스도 많다. 선행은 이들의 삶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다. ‘꽁여사 전주’는 “별님을 따라 선행을 많이 하려 한다”며 “부모가 없는 청년들에게 패딩을 선물하고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뭉클했다. 나눔을 통해 인생을 새롭게 배우고 느낀다”고 말했다. ‘금지옥엽 서울’은 “별님과 다른 아리스들에게 선한 영향을 받아 영등포 쪽방촌의 어려움을 살필 수 있었다”며 “작은 정성으로 봉사와 기부의 기쁨을 알게 된 것은 인생의 큰 소득”이라고 표현했다.‘스타더스트영 서울’은 “지역 응원방 식구들과 함께 ‘보호종료아동’들에게 기부하며 어린아이뿐만 아니라 다 큰 청년들에게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정으니 청주’는 “내가 속한 응원방 셀럽아리스는 주로 장애인체육회에 선행해 체육회의 운영이나 선수들의 열악한 환경에 대해 조금 알게 됐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꿈을 향해 도전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고 했다. ‘별님영영 서울’은 “선행을 통해 여유로움과 느긋함을 갖게 됐고, 주변 사람들에게 너그러워졌다”고 고백했다. ‘조앤 서울’은 “우리 가수를 알게 된 후 신세계에서 살고 있다. 남을 돕는 것이 이토록 즐거운 일인지 새삼 알았다”고 했다.
제주아리스가 지난해 김호중의 생일을 맞아 대한적십자사에 1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기탁하는 모습. 김호중의 생일에는 전국 각지 아리스들의 선행 릴레이가 펼쳐진다. [제주아리스]
토크 참가자들은 김호중이 제대한 후 그와 가장 하고 싶은 일로 하나같이 ‘단독 콘서트’를 첫손에 꼽았다. 몇몇은 ‘큰 리조트를 빌려 여러 날 단합 모임을 하는 미래’를 꿈꿨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고대하는 이도 있었다. 단독 콘서트에서 꼭 듣고 싶은 신청곡 리스트에는 많은 이를 ‘찐팬’으로 만든 ‘고맙소’와 ‘천상재회’를 비롯해 김호중이 입대 전날 열창했다는 ‘배웅’, 그의 음색과 찰떡처럼 어우러지는 이문세의 ‘기억이란 사랑보다’와 ‘소녀’ ‘상사화’ ‘나 가거든’ ‘바람남’. ‘다시 사랑한다면’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만개’ ‘나만의 길’ ‘백화’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아리스들은 토크를 마치며 김호중이 앞으로 “귀한 재능과 타고난 음악성을 마음껏 펼치기를”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하기를” “성악의 끈을 놓지 않기를” “본인이 얘기한 ‘만개’의 이행시(만만치 않은 세상을 개의치 않고 살아가자)처럼 꿈을 향해 전진하며 개의치 않고 ‘노래하는 사람’이 되길” “그저 행복하게 아리스와 선한 영향력으로 롱런하는, 진정성 있는 가수가 되길” “음악으로 사람들을 위로하는 가수로 쭉쭉 뻗어가길” 소망했다. 그러면서 아리스는 ‘강철’ 팬덤이자 일심동체임을 재차 확인했다.
“아리스라 행복해요. 우리는 하나니까요. 김호중의 아리스로 늘 응원합니다. 우리 별님, 꽃길만 걸으세요!”
*5개 꼭지로 이뤄진 <[Special Report] ‘영원한 식구’ 김호중과 아리스의 행복한 동행> 전체 기사는 오프라인 ‘신동아’ 7월호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김호중과 아리스의 행복한 동행’을 大특집으로 다룬 ‘신동아’ 7월호 표지.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방송,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대중문화를 좋아하며 인물 인터뷰(INTER+VIEW)를 즐깁니다. 요즘은 팬덤 문화와 부동산, 유통 분야에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 체계적 사내코칭 시스템으로 직원과 함께 성장
“‘아파트의 부활’ 전혀 상상 못 한 일… 로제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