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사진=박해윤 기자
9월 7일 권성동 원내대표겸 당대표 직무대행은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새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비대위도 그렇지만, 국회 부의장이 비대위원장을 하겠다는 것도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홍 복판에 서 있는 논쟁적 인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7일 오후 경북 칠곡군에서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인터뷰했다. 그와 나눈 대화 중 일부를 2회로 나눠 소개한다. 전체 인터뷰 내용과 동영상은 ‘신동아’ 10월호에서 다룰 예정이다.
- 윤석열 대통령은 어떤 사람인가.
“지금 (윤 대통령이) 많이 위축돼 있다.”
- 걸음걸이는 당당해 보이는데….
“정치권에서 믿을 만한 사람과 성과를 내는 사람이 누군지 파악을 잘 못하고 있기에 위축됐다고 표현한 거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은 압도적으로 이길 것 같은 상황에서 (지지율이 떨어져) 겨우 이긴 기괴한 선거를 치렀다”며 “그 선거 경험이 유일하기 때문에 무엇 때문에 (지지율이) 오르고 내려가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 무엇을 해야 국민이 좋아하는지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고 부연했다. 그는 “대선 때 누가 표를 얻는데 기여했는지 누가 표를 까먹게 했는지 분석을 잘해야 하는데, 행상(行賞)은 둘째 치고 논공(論功)도 제대로 못했다”며 “선거 끝나고 백서도 안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 대선 백서를 안 만든 건 당 대표 이준석의 직무유기 아닌가.
“지방선거 끝나고 만들려 했는데 그럴 시간을 내게 안 줬다.”
- 국민의힘 내에는 대선 때 이 대표가 소위 ‘두 차례 가출’ 하는 바람에 지지율이 떨어져 선거가 어려워졌다고 얘기하는 이들이 있다.
“어떤 데이터도 뒷받침하지 못하는 그들만의 주장이다. ‘윤핵관’이 나를 들이받으면 지지율이 내려갔고, 나와 (후보가) 손잡았을 때는 지지율이 올라갔다. 그게 팩트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아직까지 그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
- 이준석 없어도 가능하다고 여기는 것 아닐까.
“내후년 총선을 앞두고 한동훈 장관을 키워서 내 자리에 앉히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런데 한동훈과 이준석 지지층은 완전히 다르다.”
- 지지층이 어떻게 다른가.
“한동훈 장관 좋아하는 층은 주부층이 많고, 이준석은 2030 인터넷 커뮤니티 세대다. 보완재로 삼으면 모를까 대체재는 말이 안 된다. 2030와 6070세대는 작은 정부, ‘자유’에 대한 가치 등에서 공감하는 지점이 있다. 그에 비해 4050은 정책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이기려면 세대연합, 세대포위론을 강화해야 하는데 지금 당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세대포위론이) 깨졌다.”
- 왜 국민의힘이 지금의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고 보나.
“대선 이기고 내가 빠져 있는 동안 자기들끼리 기운 싸움을 했기에 그렇다. 인수위원장이 뭐하는 사람이기에 정부조직법도 안 만들었나. 자기들끼리 논공하다 망가진 거다.”
*‘이준석의 亂, 이준석의 辯②’로 이어집니다.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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