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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號 70돌 | 김호기 교수가 만난 우리 시대 지식인

“통일 이후 통합정치 내각제로 준비해야”

강원택 교수

  • 김호기 |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통일 이후 통합정치 내각제로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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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이후 통합정치 내각제로 준비해야”
김호기 박사학위를 일찍 끝낸 것으로 압니다.

강원택 4년 만에 학위를 받았어요. 하지만 서울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것까지 포함하면 8년 이상 걸린 셈이에요.

김호기 숭실대 정치외교학과에 몸을 담았는데요.

강원택 학위를 마치고 돌아온 때가 1997년 외환위기 시절이었어요. 4년 정도 고생하다가 2001년 숭실대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서울대 정치외교학부로 돌아온 것은 2010년이었고요.

김호기 정치학이나 사회학은 기본적으로 서양 학문이지만, 자기 사회를 다루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서울대에서 한국 정치를 강의하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 생각입니까.



강원택 그전까지는 김학준 교수와 이정복 교수가 가르쳤어요. 한국 정치를 가르치는 것에 상당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고 있어요. 두 가지인데, 하나는 한국 정치만큼은 서울대 정치학과가 잘 가르쳐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고요. 다른 하나는 한국 정치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모두 고려한 비교정치적 시각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김호기 강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어떤 것인지요.

강원택 제도로서의 한국 정치를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할 것이냐가 핵심이에요. 그래서 가르칠 때 나눠서 가르쳐요. 대통령, 국회, 선거, 정당, 관료, 행정부, 지방정부, 언론, 시민사회 등이 중요 내용인데, 현재 돌아가고 작동하는 부분에 특히 주목합니다. 국제적인 수준에서 한국 정치학을 미국이나 유럽의 정치학에 끌려가지 않고 독자적인 학문 영역으로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고민이 크지요.

‘박정희가 세운 집’

김호기 ‘신동아’가 광복 70년을 맞아 준비한 이 기획에서 이른바 ‘386세대’로는 김상조 교수에 이어 강 교수가 두 번째로 인터뷰를 하는데요, 정치학 전공자로서 광복 70년을 어떻게 봅니까.

강원택 광복 70년이 분단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대한민국만을 놓고 보면, 우리 스스로 자랑할 만한 성취를 이뤄왔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이젠 흔한 말이 됐지만 경제적 성장과 정치적 민주화라는 두 과제를 한 세대 만에 이룬 나라가 많지 않아요. 저는 대한민국이 세워지면서 등장한 두 개의 이념적 기초에 주목하고 싶어요. 하나가 반공국가로서의 대한민국이라면, 다른 하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로서의 대한민국이에요. 돌아보면 반공이라는 이름으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많이 훼손했어요. 그래서 저는 4·19가 큰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요청으로 민주주의에 관한 책을 쓰는데, 흥미로운 것은 1950년대 후반 당시 도시화율도 낮고, 문맹률도 높고, 한 번도 민주주의를 제대로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4·19가 일어났다는 점이에요. 학생들과 언론이 힘을 합쳐서 만든 거잖아요. 한반도에 살기 시작한 이래 시민의 이름과 힘으로 처음으로 권력이 교체된 것 아니겠어요? 4·19를 통해 자유민주주의가 반공주의에 대치하는 가치와 전통으로 우리 사회에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자유민주주의는 서슬 퍼렇고 가장 어두웠던 유신체제와 전두환 정권 아래서도 끊기지 않았어요.

김호기 4·19의 연장선에서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이 있었어요. 우리 민주화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강원택 자세히 보면 한국의 민주화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성취한 것 이외에 별 것 없었어요. 동유럽 민주화는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바뀌었고, 남아공도 마찬가지였어요. 저항세력이 권력을 잡아서 새로운 질서를 끌고 나가는 민주화였지요. 우리나라는 과거의 적대적인 두 세력이 타협을 통해 새로운 라운드로 넘어가는 민주화였고요.

저는 노태우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에 이르는 20년이 수년 전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표현한 ‘박정희가 세운 집’을 시대에 맞게 교정해나가는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노태우 대통령은 북방정책으로 냉전에서 벗어났고, 김영삼 대통령은 문민통치를 시작했어요. 김대중 대통령은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뤄냈고, 노무현 대통령은 탈권위와 균형발전을 추구했지요.

최장집, 임혁백, 강원택

김호기 강 교수의 연구를 선배 학자들의 연구와 비교해보면, 1960년대 대학을 다닌 최장집 교수는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2002)에서 한국 민주화 과정을 비관적으로 평가하는 데 반해, 1970년대 대학을 다닌 임혁백 교수는 ‘비동시성의 동시성 : 한국 근대정치의 다중적 시간’(2014)에서 낙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어요.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이로서 강 교수는 선배 학자들 연구를 어떻게 보는지요.

강원택 임 교수는 정보화 이후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봐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낙관적으로 보지는 않아요. 오히려 최 교수의 견해에 더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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