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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의 눈으로 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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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의 눈으로 본 풍경

남양주 능내 2004

“어느 맑은 날을 잡아 방의 창문을 모두 닫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을 모두 막아 실내를 칠흑과 같이 하고 구멍 하나만 남겨 볼록렌즈를 그 구멍에 맞추어 끼운다. 이 조그만 구멍으로 어떻게 가능하겠냐고 생각하겠지만, 투영된 영상이 눈처럼 희고 깨끗한 종이 판 위에 비친다.”

다산 정약용의 비상함은 방 전체를 ‘칠실파려안(漆室??眼)’으로 만드는 데까지 미쳤다. 칠실은 암실, 파려안은 렌즈를 일컫는 것으로, 다산은 초기 카메라의 원리인 카메라 오브스쿠라(Camera Obscura)를 구현했던 것으로 보인다.

1970년대 초 ‘여유당전서’에서 이 대목을 처음 발견한 사진작가 최인진이 최근 다산의 기록에 근거를 두어 칠실파려안을 재현했다. 볼록렌즈를 부착한 어두운 방을 만들어 여기에 투영된 영상을 살피는가 하면, 오래된 목재 카메라에 다산시대에 사용한 것과 비슷한 돋보기 안경알을 장치해 사진작업을 시도했다. 작업은 주로 경기도 남양주의 다산 생가 마을과 한강변, 다산이 유배 생활하던 전남 강진의 다산초당 주변에서 진행됐다.

3년여에 걸쳐 작업한 결과물은 21세기의 풍광임에도 마치 18, 19세기의 것인 양 보인다. “세밀하기가 실이나 머리털과 같아 중국의 고개지(顧愷之)나 육탐미(陸探微) 같은 사람도 능히 그려낼 수 없을 것”이라며 감격한 다산의 심정을 이해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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