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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력, 추진력 갖춘 한국이 ‘진짜 아시아’

결단력, 추진력 갖춘 한국이 ‘진짜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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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년 9월호부터 칼럼을 쓴 타릭 후세인씨가 이번 호를 끝으로 연재를 마감한다. 그는 그동안 이 칼럼을 통해 ‘시장과 멀어지면 부패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창조적인 국민성을 지닌 한국인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관료적인 문화라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러나 이번 호에선 그가 ‘한국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를 써주었다. 그동안 애정 어린 비판을 해준 그에게 감사를 전한다.
결단력, 추진력 갖춘 한국이 ‘진짜  아시아’
2년반 전, 나는 한국의 미래에 대한 책을 쓰기 위해 글로벌 컨설팅 회사 ‘부즈앨런해밀턴’을 그만뒀다. 이번 호 ‘신동아’에 실린 나의 마지막 칼럼은 이러한 여정의 끝이 될 것 같다. 한국어와 영어로 된 책을 출간한 이후, 나는 다양한 강연과 세미나에 참석했고, 약 1년간 ‘신동아’에 칼럼을 썼다. 아쉽지만, 내겐 너무 흥미로웠던 시간이었다. 이제 내 본연의 업무로 돌아갈 때가 된 것 같다.

한국을 사랑하는 6가지 이유

지난 수년간은 내게 매우 값진 경험이었다. 책 서문에서도 밝혔듯 나는 내 책이 한국인에게 조금이나마 변화의 필요성을 깨우쳐주고, 그럼으로써 대한민국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 소견으로는 이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믿는다. 내가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받아들이기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특히 한국의 교육 문제처럼 어떤 부분에서는 한국의 현재 상황을 매우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것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비판적인 견해조차 많은 분께서 건설적으로 이해하고 지지해주었다. 바로 이 점이 한국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호 칼럼에선 한국인의 차별화된 장점을 언급하고 싶다. 한국인의 장점이야말로 내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점임은 물론, 내가 한국을 떠나지 않고 머무는 가장 큰 이유다. 궁극적으로 한국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며 책을 쓰게끔 했던 동기다. 나는 많은 비판 속에서도 한국이 결국 머지않은 장래에 지금보다 더 발전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1. 결단력과 추진력

지난해 나는 미군 사령관의 초대를 받아 용산에 있는 그의 자택을 방문한 적이 있다. 6·25전쟁 참전용사였던 그의 부친도 와 있었다. 그는 수십년 전 한국을 떠난 이후 첫 방문이라고 했다. 그는 초고층 빌딩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서울 경관을 둘러보면서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53년 전 한국을 떠날 때만 해도 전쟁으로 초토화된 흔적이 전부였는데…. 그 때는 우리가 왜 희생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지. 지금 이렇게 변한 모습을 보니 그때 우리의 희생이 결코 헛된 것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그런데 말이다. 도대체 한국인이 그동안 어떻게 했기에 이런 기적을 만들어낸 건지 얘기해줄래?”

나는 두 가지 해답이 있다고 했다. 우선 경제학자들이 온갖 복잡한 이론과 주장들로 한국의 경제 발전을 설명하고 있다고 했고, 둘째는 훨씬 간단하면서도 자명한 이유가 있다고 했다. 그것은 한국인의 결단력과 추진력이다. 이는 결코 포기하지 않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한국인의 숨은 저력이다.

그렇다면 그런 저력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가. 일각에서는 일제 강점기 이후 배고픔에서 벗어나기 위한 ‘부와 성공에 대한 강한 열망’ 때문이라고 한다. 어떤 이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 같은 걸출한 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건 일부 요인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나라에도 뛰어난 지도자가 있었지만, 한국처럼 엄청난 경제 발전을 일궈내지 못했다. 또 1980년대는 독재에 항거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나선 수많은 지도자가 있었고, 재벌그룹의 독점에 반대하고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투쟁한 이도 많았다.

따라서 한국인에게는 결단력과 추진력을 일깨우는 무언가 본질적인 특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류학자들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한국의 환경적 요인들이 한국인의 본질적 특성을 형성하는 데 중요했다고 한다. 이를테면 뚜렷한 사계절이 있어 한국인의 감정 표현이 분명하고 쉴 새 없이 일하는 기질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또 농업 국가로서 주식인 쌀 한 종류만 재배했기 때문에 일년 내내 쉴 새 없이 일하고 항상 근면한 성격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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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릭 후세인 경제칼럼니스트 tariq@diamond-dilemm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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