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레이건 대통령이 내세운 경제정책을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라 불렀다. 레이건 이름에다 경제학(economics)이란 말을 갖다 붙인 신조어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정책도 ‘MBnomics’라 불린다. 한국에서 ‘괴짜경제학’이라 번역된 ‘Freakonomics’란 책도 이런 맥락에서 붙은 제목이다.
‘Collabonomics’란 단어도 눈길을 끈다. 협력(collaboration)과 경제학의 합성어 아니겠는가. ‘콜래보 경제학’(데본 리 지음, 흐름출판)은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룬 책이다. 표지에 영어가 많아 얼른 보면 번역서 같다. 더욱이 저자 이름으로 봐서 한국인인지, 외국인인지 불분명하다. 저자 프로필을 보니 미국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고 한국에 와서 브랜드 관리 및 소비심리에 관한 컨설팅 활동을 벌인 것으로 소개됐다. 현재 미국 뉴욕시립대에서 콜래보레이션을 주제로 박사 논문을 쓰고 있다고 한다. 또 뉴욕시립대에서 소비자행동론과 마케팅전략을 강의하고 있다는데 정식 교수는 아니고 박사과정 학생으로 초보 강의 경험을 가진 듯하다. 저자의 경력을 다소 부풀린 것 같아 눈에 거슬린다. 그러나 책 내용은 생생한 마케팅 사례를 바탕으로 정리했기에 유익하다.

치열한 마케팅 현장에서 살아남는 5가지 협력 방안을 제시한 ‘콜래보 경제학’.
이 책은 5가지 전략적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아트 콜래보레이션’ 기법이 두드러진다. 요즘의 세계적 트렌드 가운데 하나는 스낵 과자를 끊임없이 먹는 것처럼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무언가를 즐기는 ‘스낵 컬처’다. 이 흐름에 따라 소비 행태도 바뀐다. 스낵 컬처의 첨병이라 불리는 브랜드인 ‘자라(ZARA)’나 ‘H&M’ 등은 재빠른 제품 출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소비자가 패스트 패션에 익숙하도록 한다. ‘명품=소장 가치’라는 가치가 흔들린다. 대비책으로는 자주 팔면서도 소장가치를 높이는 방안이다. 루이비통의 스테디셀러인 ‘모노그램 스피디 30’이라는 핸드백이 그 성공 사례다. 상품 이름은 유지하지만 매년 다른 디자이너의 작품을 새로 선보이는 것이다. 2003년엔 무라카미 다카시, 2004년엔 스테판 스프라우스가 디자인한 제품을 냈다.
시장경제, 최선의 체제인가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지구촌이 온통 뒤숭숭하다. 일각에서는 ‘30년 신자유주의의 종언’이라고 부른다. 정부가 시장에 자유를 너무 많이 주다 보니 시장경제 체제가 방종에 휩싸여 마침내 붕괴될 조짐을 보인다는 논리다. “세계 금융의 메카인 미국의 월 스트리트에 탐욕의 광풍이 휘몰아치는데도 정부 규제가 작동되지 않았다”고 꼬집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이번 사태를 모두 신자유주의 탓으로 돌리면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주의자들은 “국가주의자들이 금융위기를 기화로 자기 논리를 강변한다”는 반론을 펼친다.

맞수 학자의 논쟁으로 세계경제를 풀이한 ‘케인스&하이에크, 시장경제를 위한 진실게임’.
영국인 경제학자 케인스는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이론을 주장했다. 미국과 영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케인스 이론을 바탕으로 정부와 시장을 두 축으로 삼아 경제 황금기를 구가했다. 그 후 정부의 누적 재정적자와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 등으로 케인스 이론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경쟁과 자기 책임을 통해 효율을 올리는 시장주의가 해결책”이라는 하이에크 이론이 설득력을 얻었다. 영국에서는 대처 총리가, 미국에서는 레이건 대통령이 하이에크의 제자 역할을 해 번영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다 이제 또 하이에크 이론의 문제점이 불거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