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음반사들이 한국 아이돌 가수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짧게는 2, 3년 길게는 9, 10년 동안 연습생 생활을 하며 춤, 노래, 끼를 익힌 ‘준비된 인재’이기 때문. 이들이 가진 무한한 성장 가능성에 세계적인 음반사의 지원이 더해지면, 한국 아이돌 가수의 미국 시장 진입과 성공은 좀 더 쉬워질 수 있다.
동시에 국내 기획사가 미국인을 선발해 길러낸 뒤 미국 시장에 진출시키는 전략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말 ‘만만하니’라는 곡을 발표한 ‘유키스’는 출범 당시부터 세계 공략을 목표로 밝힌 아이돌 그룹. 미국 국적의 멤버 케빈과 일라이는 영어와 중국어에 능통하고, 홍콩에서 태어나 마카오, 싱가포르 등에서 산 중국 국적의 멤버 알렉산더는 영어, 중국어뿐 아니라 포르투갈어, 일본어, 스페인어, 프랑스어까지 구사할 수 있다고 한다. 이들은 “한국에서 기반을 다진 뒤 해외에 진출하는 게 아니라 한국과 해외에서 동시에 활동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JYP 역시 “조만간 영어에 익숙한 재미교포, 또는 미국 현지인을 발굴해 미국에서 데뷔시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태국인, 중국인 등이 소속된 다국적 아이돌 그룹이 구성돼 있다. 이들은 해당 멤버의 국가에서 큰 인기를 누린다. SM은 그룹 ‘슈퍼주니어’의 중국인 멤버 ‘한경’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고, 그룹 ‘2PM’ 역시 태국인 멤버 닉쿤의 인기로 태국 황실의 초청을 받을 정도의 태국 ‘국민 그룹’이 됐다. 여성 그룹 베이비복스는 최근 그 전례를 따라 오디션을 통해 태국인 한 명을 멤버로 받아들였다. 이 그룹의 소속사인 DR뮤직 윤등룡 대표는 “외국인 멤버의 가세로 해외 시장 진출이 더욱 쉬워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제 이러한 공략 방법이 미국 시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JYP의 정욱 사장은 “미국 진출 성공은 곧 세계 진출 성공을 뜻한다. (미국은) 가수나 기획사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무대”라며 “미국 시장을 향한 우리 회사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추진중인 새로운 방식의 미국 시장 공략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때쯤이면, 한국 아이돌 가수의 미국 진출기를 다시 한 번 기록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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