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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권력’ MC 연구 국가 대표급 MC 5人5色

‘코치’‘맏형’‘능구렁이’‘큰언니’‘재간둥이’

‘TV권력’ MC 연구 국가 대표급 MC 5人5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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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만 틀면 나오는 얼굴들이 있다. 예능 MC들이다. 만날 보는 얼굴이 지겹기도 하지만 밉지는 않다. 유쾌한 입담과 어울리지 않는 애교, 거침없는 몸 개그를 보고 있노라면 칙칙한 기분이 싹 가신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한민국 대표 MC가 된 이들의 성공 스토리.
‘TV권력’ MC 연구 국가 대표급 MC 5人5色
한국의 방송 MC는 크게 아나운서, 전문가, 예능 MC로 나뉜다. 교양 프로그램은 전문가나 아나운서가, 예능 프로그램은 예능 MC와 아나운서(이들을 ‘아나테이너’라고 부른다)가 진행한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런 구분이 모호해졌다. 개그우먼 김미화는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섰고, MC 임성훈은 오락과 교양을 넘나들며 차분하게 진행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교양물과 오락물의 장르 경계도 희미해졌다. 연예인이 시사를 다루는 프로그램과 시사를 첨가한 오락 프로그램이 수두룩하다.

캐릭터라이즈드 쇼의 등장

이런 방송의 장르 파괴는 예능 MC의 입지 강화를 불러왔다. 교양 프로그램 진행자는 예능 프로그램을 맡으면 보통 적응하지 못한다. 교양 프로그램에 주로 출연하던 변호사나 교수가 토크버라이어티에 출연하면 뭔가 어색하지 않은가. 예능 프로그램에 진출한 아나운서도 노현정, 강수정을 제외하고는 크게 성공한 사례가 없다.

하지만 예능 MC는 교양물에도 어렵지 않게 정착한다. 김제동과 남희석은 각각 어르신과 주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익적 성격의 예능물을 훌륭하게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현재 공중파 프로그램의 진행자 분포도를 보면 연예인 출신 MC가 60%로 압도적이다. 그 다음은 현직 아나운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전문 진행자 순으로 이어진다.

‘캐릭터 구축’이 성패를 결정하는 요즘 예능 프로그램의 성격도 MC의 부상과 관련이 있다. 기존 프로그램은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인기가 좌우됐다. 출연자는 각본에 따라 사담을 늘어놓거나 게임을 하면 됐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구성’ 중심 방식이 시청자의 호응을 얻지 못한다. 각 캐릭터에 분명한 성격을 부여한 후 그들 간 관계에서 파생되는 예기치 못한 상황과 에피소드로 웃음을 유발하는 게 하나의 추세가 됐다. 그래서 요즘 오락 프로그램을 ‘캐릭터라이즈드 쇼’라고까지 말한다. 그러면서 개성과 배경이 다양한 가수, 연기자, 개그맨이 예능 MC로 대거 입성했다.



요즘 예능 MC를 살피면 새로운 리더십이 보인다. 몇 년 전만 해도 리더십이라면 카리스마와 권위가 떠올랐다. 요즘 리더십은 오히려 반대다. 유머 감각과 친근한 이미지의 예능 MC들이 이상적인 리더의 모습에 가깝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이 21세기 리더십의 핵심이다. 그래서 리더십과 예능 MC의 조합이 자연스럽다. 변화무쌍한 대중의 마음을 잘 읽어내 오랫동안 인기를 누리는 예능 MC들은 리더의 소양을 지닌 셈이다.

국민MC라 불리는 유재석과 강호동은 각 프로그램에서 맹활약 중이다. ‘무한도전’의 유재석과 ‘1박2일’의 강호동은 메인 MC의 타이틀에 상관없이 출연자들과 같은 수준에서 어울린다. 몸소 ‘눈높이 리더십’을 실천하는 것이다.

유재석은 대한민국 전세대에 걸쳐 사랑받는 MC다. 방송 출연료만 매주 4000여만원을 받는다. 회당 출연료는 900만원에 달한다. 그러면서도 ‘안티’가 거의 없다. 겸손과 배려가 몸에 밴 그의 진행스타일 때문이다.

‘배려’와 ‘맏형’ 리더십

그는 게스트와 출연진을 편안하게 하는 데도 일가견이 있다. 간간이 면박을 주기도 하지만 더 많은 반격을 허용한다. 최근 연예물의 대세인 리얼 버라이어티에서는 그의 이런 성격이 더 빛을 발한다.

웃음은 권위를 무너뜨려야 가능하다. 여기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남을 무너뜨리거나 자신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유재석은 후자에 속한다. 그의 이런 배려형 개그는 어느 한순간에 콘셉트로 탄생한 게 아니다. 10년 넘게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로 계발된 것이다.

그에게도 오랜 무명의 세월이 있었다. 1991년 제1회 ‘KBS 대학 개그제’로 연예계에 입문해서 올해 17년차를 맞았다. 지금은 ‘진행중독증’이 있을 정도로 말 잘하는 MC지만, 그런 능력은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초창기 ‘연예가 중계’ 리포터 시절 유재석은 여러 번 말을 더듬는 실수를 했다. 초기에는 카메라 울렁증이 심했고 무대 공포증까지 겪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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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헤럴드경제 대중문화전문기자 wp@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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