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호

미 의회조사국의 북한 탄도미사일 보고서

“러 기술 응용한 잠수함 장착 중거리 미사일 위협적”

  • 입력2009-04-02 14: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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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말 미 의회조사국(CRS)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분석한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보고서는‘대포동’으로 잘 알려진 장거리미사일 프로그램 못지않게, 북한이 2005년 일본으로부터 수입한 퇴역 러시아 잠수함의 미사일 발사장치를 응용해 해상배치형 탄도미사일을 개발했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보탐지가 쉽지 않은 잠수함 탑재 미사일이 완성될 경우 미국과 동맹국 안보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의 전문을 번역, 소개한다.‘편집자’
    미 의회조사국의 북한 탄도미사일 보고서

    1996년 강릉에 침투했다 좌초한 북한 잠수함

    대포동미사일 프로그램

    북한의 대포동미사일 프로그램은 1980년대 후반 중거리 미사일인 노동미사일 프로그램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인 조지프 버뮤데즈에 따르면, 북한은 1990년대 초반 대포동 1호와 2호로 서방세계에 알려진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했다. 버뮤데즈는 대포동 1호의 경우 탄두 중량 1000~1500kg 탑재가 가능하고 사정거리는 1500~2500km, 대포동 2호의 경우 같은 중량의 탄두를 4000~8000km까지 운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탄도미사일은 사정거리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s)은 150~799km, 중거리 탄도미사일(MRBMs)은 800~2399km,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MBs)은 2400~5499k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s)은 5500km 이상을 일컫는다).

    두 미사일 체계의 초기 원형은 1995~96년에 제조되기 시작했고, 이후 1997년 초부터 98년 사이에 대포동 1호가 생산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버뮤데즈의 분석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북한이 1999년까지 대포동 1호는 1~10기를, 2호는 1~2기를 이미 생산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그러나 이들 미사일은 아직 실전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대포동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중국, 러시아, 파키스탄, 이란으로부터 광범위한 해외원조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북한이 1998년 8월31일 대포동 1호(북한명 백두산 1호)를 함경북도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시설에서 발사하기 이전까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북한은 이 발사의 목적이 자신들의 최초 인공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려놓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정보기관은 처음에는 대포동 1호의 우주발사체(SLV)를 2단계 로켓으로 간주했다. 1단계 추진체는 무수단리 동쪽으로부터 300km 떨어진 공해상에 떨어졌고, 2단계 추진체는 일본 열도를 지나 일본 하치노헤 항구로부터 330km, 무수단리로부터는 1646km 떨어진 공해상까지 날아갔다는 게 미국 정보기관의 분석이었다.



    그러나 며칠 후 대포동 1호가 위성을 궤도 위에 올려놓기 위해 고체연료를 사용한 3단계 추진체가 미국 첩보위성에 의해 발견됐다. 3단계 로켓의 파편 일부가 발사지점으로부터 4000km 떨어진 곳까지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부 분석가들은 대포동 1호가 제대로 작동할 경우 사정거리가 3800~5900km에까지 다다를 것으로 분석한다. 한편 북한 매체는 인공위성이 지구 궤도에 안착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종류와 사정거리

    북한이 미사일로 미국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표와 같은 사정거리가 필요하다.

    목표 워싱턴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앵커리지 호놀룰루
    사정거리(km) 1만700 1만 8600 7900 5600 7100


    대포동 1, 2호의 사정거리는 3500km 떨어진 괌을 비롯해 일본 본토와 오키나와에 이른다. 우주발사체를 장착하지 않은 대포동 1호는 노동미사일의 개량형을 1단계로, 화성 6호로 불리기도 하는 스커드 개량형을 2단계 로켓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구성을 갖춘 대포동 1호는 700~1000kg의 탄두를 2500km까지 발사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사정거리를 늘이기 위해서는 탄두중량을 줄여야 한다. 일부에서는 대포동 1호의 탄두 중량을 200kg으로 줄이면 미국 중부까지, 100kg으로 낮추면 워싱턴까지 도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정확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대포동 2호(목성 2호, 혹은 백두산 2호로도 불린다)의 경우 지난 수년 동안 비행실험을 하지 않았다. 대포동 2호는 길이 35m의 2단계 미사일로 알려져 있다. 이 미사일의 1단계 로켓은 중국의 CSS-2호나 CSS-3호와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2단계 로켓은 노동미사일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2단계의 개량형은 최대 사정거리가 3750km로 알려져 있고, 3단계 추진체를 장착하면 최대탄두를 장착하고도 사정거리가 4000~4300km에 다다른다. 일각에서는 탄두중량을 700~1000kg으로 조절하면 최대 사정거리가 6700km에 다다를 것으로 분석한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 미사일 유도장치 실험을 실행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정확도는 크게 떨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일각에서는 대포동 2호가 이동식 시스템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격납고에 배치된 것인지 이동식 미사일인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분석가들은 대포동 2호가 하와이나 미국 본토에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탄두 중량을 200~300kg까지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북한이 대포동 2호를 다른 나라에 수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06년 6월, 대포동 2호(백두산 2호)가 북한 동해안에 있는 무수단리 발사기지에서 조립되고 연료가 주입되는 것이 관측됐다. 일각에서는 시험 발사가 임박했다고 봤고, 다른 한편에서는 중대한 기술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이후 2006년 7월4일 북한은 대포동 2호를 발사했다. 대포동 2호 발사를 전후해 스커드와 노동 등 이보다 사정거리가 짧은 탄도미사일이 3발씩 잇따라 발사되기도 했다.

    미군 북부사령부(NORTHCOM)에 따르면 대포동 2호는 발사 40초 만에 1단계 로켓에 문제가 발생해 동해상으로 추락했다. 발사실패의 원인은 분석되긴 했으나 공개되지 않았다. 일본 매체인 ‘슈칸요미우리’는 대포동 2호를 제외한 다른 탄도미사일들이 탄착지에 정확히 떨어져 그간 제기됐던 일반적인 분석에 비해 북한 탄도미사일의 정확도가 향상됐다고 보도했다. 대포동 2호의 발사실패와 관련해 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대니얼 핑크스톤은 미사일 기체, 추진체나 유도장치의 구조적 결함이 실패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대포동 2호를 개발한 배경에는 러시아의 기술협력이 예상보다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으며, 일각에는 북한이 2005년에 대포동 2호 생산을 개시해 2006년에는 20기를 생산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 상태다.

    2009년 2월초 들어, 북한이 무수단리 기지에 레이더와 감시 장비를 설치해 대포동 2호 발사 준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미사일 시험발사가 “우리의 관계를 진전시키는 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는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직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718호 결의안을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은 추가적인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을 발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 역시 미사일 발사는 “매우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2009년 2월말 북한은 1998년 발사한 것과 유사한 통신위성의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군비지출

    일각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군비지출 수준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북한은 최대 국내총생산(GDP)의 40%를 군사분야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4년 리언 라포트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이 한미연합군에 대해 “비대칭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군사비의 상당부분을 핵무기, 생물무기, 화학무기 및 미사일 프로그램에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포트 사령관은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핵무기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개발이 점차적으로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북한이 GDP의 상당부분을 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투입하는 것은 그간 북한이 외국과 진행해온 무기거래 전력에 비춰볼 때 추가적인 우려를 자아낸다. 여러 증거를 종합해보면 북한은 이란, 파키스탄, 러시아, 시리아, 예멘, 리비아 등과 탄도미사일, 심지어는 핵무기 프로그램을 거래해왔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파키스탄의 핵과학자 압둘 카다르 칸이 리비아에 판매한 중국의 핵탄두 설계도가 북한의 수중에 이미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만약 그렇다면 장거리 핵미사일을 개발하려는 북한의 노력은 가속화될 수 있다. 더욱이 북한이 이들 나라의 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 기술을 획득하게 되면 북한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장거리 핵미사일 개발에 성공할 수도 있다. 다른 나라에서 이미 입증된 미사일 설계도를 이용할 경우 광범위한 시험 없이도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거리 및 중장거리 미사일

    다양한 보고서가 북한이 적어도 두 종류의 새로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 배치하고 있다는 분석을 담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이 약 200기의 노동 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해당하는 신형 대포동 미사일(대포동 X)을 개발하고 있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북한의 새로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두 종류는 소련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인 R-27 모델을 기초로 해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뮤데즈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R-27 모델을 1990년대 러시아로부터 도입했고 러시아 미사일 기술자들의 협력을 통해 그 성능을 개선했다. 이처럼 향상된 R-27은 새로운 미사일 시스템 구축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평이다. 북한은 40년 전 만들어진 이 미사일의 액체연료 기술을 이미 기술적·산업적 수준까지 끌어올렸고 R-27 엔진을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R-27이 이미 성능이 입증된 미사일이기 때문에 북한이 광범위한 지상 및 비행시험을 거치지 않고도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009년 2월 한국 국방부는 북한이 사정거리 1800km에 달하는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배치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2007년에 군사 퍼레이드를 통해 이 미사일을 선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명칭과 수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미 의회조사국의 북한 탄도미사일 보고서
    지상 배치형 탄도미사일

    무수단 혹은 노동-B로 불리는 북한의 지상배치 미사일은 사정거리 2500~3200km에 달하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의 길이는 R-27보다 2.4m 긴 12m로 노동미사일과 대포동 1호보다 짧지만, 이들 미사일보다 사정거리가 길다. 전문가들은 노동 2호의 사정거리가 일본 본토와 오키나와 도달 수준인 데 비해 노동-B의 사정거리는 괌과 오키나와의 미군기지를 포함하는 동아시아 대부분 지역에 다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무수단 미사일의 초기 원형은 2000년에 최초로 식별됐고, 생산 이전 단계 모델과 새로운 이동식수직발사대(TEL)는 2003년 중반에 완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미사일은 아직 비행실험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실전배치 여부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신중론을 제기하는 반면 북한이 시험을 거치지 않고도 15~20기를 이미 배치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무수단(노동-B) 탄도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는 두 개의 새로운 미사일 기지 건설을 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곳은 평안남도 양덕군 부근이고, 다른 한 곳은 이전에 노동과 대포동 미사일 기지로 알려졌던 함경북도 허천군 상남리다. 북한은 이들 기지에 미사일과 이동식수직발사대를 보관하기 위해 지하터널을 만들었고, 행정 및 유지시설도 건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상 배치형 탄도미사일

    R-27의 해상 배치형 미사일은 최소 사정거리가 2500km로 잠수함이나 수상함에 장착될 수 있다. 러시아가 보유한 R-27 미사일은 두 종류로 알려졌는데, 한 개의 핵탄두를 장착한 대기권 재진입체를 탄두로 한 것과 각기 200kt의 폭발력을 보유한 3개의 재진입체를 장착한 미사일로 구분된다. 북한이 러시아처럼 R-27 미사일에 재진입체를 장착했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북한은 현재까지 재진입체 시험발사를 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북한은 해상 배치형 탄도미사일 능력을 적극적으로 확보하려는 징후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미국 안보에 잠재적이지만 중대한 함의를 갖는다.

    1993년 9월 북한은 일본 회사로부터 퇴역한 러시아의 폭스트롯(Foxtrot)급과 골프-2(Golf-2)급 잠수함 12척을 고철용으로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3기의 SS-N5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는 골프-2급 잠수함은 북한에 판매될 때 미사일과 전자발사장치가 제거됐지만, 발사관과 안정화 시스템을 포함한 몇 가지 중요한 발사 하부장치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장치들이 이미 성능이 입증된 R-27과 결합되어 북한이 잠수함이나 수상함에 탄도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북한이 자체적으로 신형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거나 이미 보유한 탄도미사일을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로 전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석이 많다.

    북한은 확실히 골프-2 미사일 안정화 시스템과 발사기술을 신형 재래식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에 통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잠수함은 러시아의 골프-2급이나 로메오(Romeo)급 잠수함을 개조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관측자들에 따르면 북한은 이러한 미사일 발사기술을 민간 상선에도 적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이러한 신형 시스템을 다른 나라에 이미 판매했는지 혹은 판매하려 하는지는 불확실하다. 이란이 과거에 해상 배치형 탄도미사일 능력 확보를 추진한 사례에 비춰볼 때, 이란이 이러한 시스템에 관심을 두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일부 분석가들의 판단이다.

    안보적 함의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스템은 점차적으로 미국에 위협이 되고 있다. 만약 북한이 R-27 미사일 개량에 성공한다면 북한은 기존 탄도미사일보다 더 정확하고 사정거리가 긴 탄도미사일을 갖게 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해상 배치형 미사일이 미국 본토에 최대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북한이 바다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한국, 미국, 일본의 정보수집 절차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미사일방어체제(MD) 가동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다다를 수 있는 해상 배치형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04년 8월5일자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북한은 현재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탑재 잠수함을 갖고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들 관리는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목적으로 화물선에 은폐해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하려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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