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변호사는 특수부 베테랑 검사 출신이다. 1990년 대구지검 검사로 부임한 이후 2004년 말 창원지검 밀양지청장을 끝으로 현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14년간 굵직한 사건들을 도맡았다. 1995년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 시절에는 12·12와 5·18 사건을 맡았고, 2002년 부산지검 마약수사부 부장검사 시절에는 러시아 마피아가 연루된 국제 마약밀거래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런 오 변호사가 이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은 현직에서 물러나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05년 5월경이다. 청계천 개발을 둘러싼 각종 비리의혹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자, 서울시는 비상이 걸렸다. 당시 서울시장이던 이 대통령은 서울시에 ‘특명감사반’을 만들도록 지시했고, 이때 오 변호사가 합류하게 된 것. 특명감사반은 시 자체적인 내사를 통해 검찰 수사에 효율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마련된 조직이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과 관련된 논란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황제 테니스 논란을 시작으로 병역논란, 상암동 DMC 특혜의혹 등이 연달아 터진 것. 오 변호사는 이 대통령의 자문변호사 역할을 맡아 이 모든 논란과 의혹을 해소하는 데 앞장섰다. 대선 기간 중 법률지원단장과 DAS팀장 등을 맡은 것도 바로 이 연장선에 있었던 것.
오 변호사는 각종 의혹과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법리적 해명과 함께 음해성 논리를 제압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논란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았다. 그때 정치적 판단은 이 대통령의 몫이었다.
오 변호사는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해명하기가 쉽지 않았다. 자꾸 의심하고 정치적으로 덧칠하고 나올 경우 더욱 그렇다. 이명박 대통령은 몸에 기름칠하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심정으로 정면 돌파했다. 그게 바로 이명박식 정면 돌파인데, 참 맘에 들었다”고 말했다.
오 변호사가 이명박의 정치적 친위세력으로 나서기 위해 총선에 뛰어든 것도 그래서다. 그가 도전장을 내민 부산 동래구는 현역인 이재웅 의원이 버티고 있는 지역구다. 이 의원은 그의 동래고 선배이자 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인물.
오 변호사는 “동래구를 선택한 데는 나름대로 다 계산이 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 지역 분위기 등을 고려해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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