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에듀강화이소학원의 우등생으로 꼽히는 유영빈, 박진영, 정병화 씨(왼쪽부터).
서울에서도 한 시간 반을 꼬박 달려서야 닿을 수 있는 한적한 시골 마을, 경기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 길 건너 전등사의 고즈넉함이 앞마당까지 내려앉은 비상에듀강화이소학원의 저녁은 고요하다 못해 경건하기까지 하다. 아직 수능시험을 치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수강생 모집이 시작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건물 가득 고요한 기운이 맴돌았다.
알고 보니 학생들은 숙소 건물과 조금 떨어진 강의동에서 윈터 학기 수업을 받는 중이었다. 수업 분위기는 상상했던 것과 사뭇 달랐다. 강의동으로 들어서자 중간중간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복도로 흘러나왔다.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재미있고 신선하다’는 쪽으로 모아졌다. 학생들의 눈높이를 이해하고 그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는 소수정예 방식에 스타 강사들의 노하우가 접목된 덕분이다.
집중력 높이는 전방위 시스템
숙소에서 강의동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2~3분, 학생들은 강의동과 숙소가 분리되어 있어 학습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생활 패턴을 관리하기 쉽고, 시간 활용 면에서도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2012년 한 해 동안 비상에듀강화이소학원에서 생활했다는 정병화, 박진영, 유영빈 세 학생에게 그간의 생활에 대해 물어봤다. 혹시 다시 한 번 입시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그때도 기숙학원에 입소할 것인가, 대답은 모두 ‘예스’였다.
비상에듀강화이소학원의 비용은 월 215만 원선. 여기에 입소 초기 입학금과 교재비가 50만 원가량 추가된다. 언뜻 다른 학원보다 비싸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 생활해보면 딱히 그런 것도 아니란 것이 학생들의 설명이다. 학원마다 스타 강사를 초빙해 특강비 명목으로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 보충수업비를 따로 받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비상에듀강화이소학원의 경우 특강이나 보충수업 등이 모두 무료로 진행된다.
“교과담임이 계시다 해도 아무 때나 찾아가서 질문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더라고요. 저희 같은 경우엔 12시부터 취침시간인데,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사람은 자습실을 이용할 수 있어요. 물론 그때도 감독 선생님이 계시니까 든든하죠. 추가 비용에 대한 부담 없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장점이더라고요.”
비상에듀강화이소학원에 입학하기 위해 청주에서 올라와 생활했다는 진영 씨의 설명이다.
“지금도 함께 생활했던 선생님들과 연락을 꾸준히 주고받는 걸요. 적어도, 단순히 비용을 지불했기 때문에 강의를 한다는 생각으로 학생들을 대하는 분은 없는 것 같아요. 제가 힘들 때, 벽에 부딪혔을 때 가장 큰 힘이 되어주신 분들이셨죠. 오히려 학교에서는 일부 상위권 학생들에게만 애정이 집중되는 것 같아 서운할 때가 많았는데 이곳에서 생활하는 동안에는 언제나 든든한 지원군이 뒤에서 지켜주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난생처음 가족들과 떨어져 낯선 이들과 생활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밤잠을 설치기는 병화 씨도 마찬가지였단다. 하지만 교과목을 지도하는 교과담임 외에도 학생들의 생활 전반을 돌보는 생활 담임제도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 공부에 대한 직접적인 해법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에 대한 고민도 부담없이 털어놓을 수 있었다고. 덕분에 낯선 곳에서의 불안감을 떨치고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저도 처음엔 TV 드라마 같은 곳에서 보던 감옥 같은 입시학원을 상상했었어요. 새벽부터 구보로 하루를 시작하는 지옥 같은 생활과 서로 밟고 일어서려 경쟁하는 살벌한 분위기, 흔히 생각하는 기숙학원은 그런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입소해보니 쓸데없는 압박감은 밖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덜하더라고요.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다보니 자연스레 공부하는 분위기도 조성되고, 서로 더 이해하고 배려하게 되더라고요.”
병화 씨의 이야기에 진영 씨가 맞장구를 쳤다.
“저희 같은 경우엔 둘이서만 한방을 쓰니까 룸메이트와 단짝친구처럼 지내며 서로 의지할 수 있었어요. 공부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눌 수 있었고 마음도 편했어요.”
체력·건강관리로 컨디션 유지
비상에듀강화이소학원의 숙소는 2인1실을 기본으로 하는데, 방마다 욕실이 딸려 있어 공동 욕실과 화장실을 사용하는 곳에 비해 효율성이 높다. 탁구장과 농구장, 배드민턴장, 실내자전거, 축구장 등 다양한 체력관리 시설과 학생들의 건강을 상시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양호실이 마련돼 있는 점도 만족도를 높인다. 정해진 운동 시간은 따로 없지만 점심시간, 저녁시간 그리고 매주 일요일 주어지는 자유시간이 주로 학생들의 체력관리와 휴식을 위해 사용된다.
“일반 재수학원을 다녔다면 이런저런 유혹을 견디기 어려웠을 거예요. 휴대전화도, 컴퓨터도 없는 곳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선생님들과 어울려 탁구나 배드민턴, 축구 같은 운동을 하는 것으로 휴식시간과 자유시간이 대체되더라고요. 덕분에 체력관리에도 큰 도움이 됐죠.”
영빈 씨의 말이 끝나자 부모님이 계신 청주에서 기숙학원을 찾아 이곳까지 왔다는 진영 씨가 이야기를 거든다.
“처음엔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어서 너무 힘들었어요. 가까운 사람들과 멀어지면 어쩌나, 그냥 이대로 잊히는 건 아닌가…. 제 경우엔 집도 머니까 1년에 딱 두 번 있는 휴가 때를 제외하곤 부모님을 뵐 기회도 없었죠. 그런데 적응을 하고나니 휴대전화, 인터넷 등 공부에 방해되는 요소들이 싹 사라진 게 오히려 다행스럽더라고요. 생활도 훨씬 규칙적이고, 휴식 시간까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됐죠. 딱 1년이니까, 도전해볼 만한 생활이었던 거 같아요.”
진영 씨가 꼽은 또 한 가지 중요한 장점은 사우나 시설이다. 다른 기숙학원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사우나 시설은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기에 최적의 장소였단다.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전의를 다진 공간도 바로 사우나였다고 한다.
과목별 책임제로 성적 관리
세 학생 중 영빈 씨는 재수와 삼수를 모두 비상에듀강화이소학원에서 했다. 눈에 띄게 성적이 오른 건 삼수를 하면서부터다. 영빈 씨 스스로 공부 방법을 바꾼 덕도 컸지만 재수 때와 비교하면 선생님들의 실력도 한층 보강됐고, 성적관리와 생활관리도 훨씬 체계적으로 진행됐다고 한다. 특히 최소 1주일에 한 번 진행되는 상담을 통해 공부하는 방법부터 가이드라인을 차근차근 세워주고, 부족한 부분을 꼼꼼하게 살펴 해법을 제시하는 맞춤 교육법이 그에게는 큰 도움이 됐단다.
“사실 재수 때는 선생님들이 하시는 말씀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았던 거 같아요. 선생님들이 제 공부 방법과 취약점을 지적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셔도 자습시간엔 늘 인터넷 강의를 듣는 편이었거든요. 인강에 대한 맹신이 있었던 거죠. 그런데 삼수를 하면서 방법을 완전히 바꿨어요. 인강을 들으면 문제를 푸는 사람이 제가 아닌 선생님이니까, 제가 스스로 풀 수 있는 문제가 하나도 없더라고요.”
재학시절 6등급 정도였던 성적은 3등급으로 훌쩍 뛰었다. 성적이 오른 것은 병화 씨와 진영 씨도 마찬가지다. 병화 씨는 언어영역에서, 진영 씨는 수리영역에서 1등급의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병화 씨의 경우 재수를 결심했던 재작년 12월만 해도 언어영역이 9등급이었으니 무려 8등급이나 향상된 셈이다. 다른 과목들도 재작년 수능 때보다 최소 2~3등급씩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수능이 다가오면 이과 학생들의 경우 언어를 소홀하게 다루는 경향이 있는데 이곳에 있으면서 끝까지, 모든 과목을 놓지 않았던 것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인 것 같아요. 특히 실력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는 걸 믿고 기다리는 게 중요해요. 처음 기숙학원에 들어왔을 땐 모두가 당장에라도 성적이 쑥쑥 올라 최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죠. 그런데 5월이 되고 6월이 되어도 성적이 제자리니까 크게 좌절하는 거죠. 초조함이 극에 달하니 처음 재수를 결심했을 때보다 심리적 압박감이 더 심해졌어요. 그런데 실제 성적이 눈에 띄게 오르는 건 대부분 여름이 지나서더라고요.”
학생들은 이왕 재수를 생각했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자기 페이스를 찾아 공부를 시작하는 편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 입을 모았다. 기숙학원, 생각만큼 딱딱한 곳도 살벌한 곳도 아닌, 같은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사람들이 모여 시너지효과를 만들어가는 곳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다는 것이 세 학생의 공통된 의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