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시장 조사업체 DRAMeX change의 자료에 따르면 삼성은 2009년 낸드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 45억75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세계 1위를 기록했고, 시장 점유율은 37.9%였다.
삼성이 낸드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뛰어난 생산 능력 덕분이다. 저렴한 가격에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삼성의 경쟁력인 셈이다. 이 같은 강점을 살려 삼성은 메모리 업체에 칩을 공급하는 B2B(Business to Business) 사업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삼성은 2009년 10월 프리미엄 메모리카드를 출시하며 카드 시장에도 진출했다. 삼성의 경쟁 상대는 미국의 ‘샌디스크’. 2008년 삼성의 인수 제안을 거절했을 뿐 아니라, 메모리카드 시장에서 SD협회를 주도하며 삼성이 밀었던 MMC카드를 밀어내고 메모리카드 시장을 SD카드로 재편한 강자다.
더욱이 플래시메모리 공정에 관한 원천기술을 많이 확보하고 있어 삼성으로부터 막대한 특허료를 받고 있기도 하다. 2009년 5월 삼성과 샌디스크가 상호 특허 재계약을 하기 이전까지, 샌디스크가 매년 벌어들인 5000억원 규모의 특허료 가운데 70~80%는 삼성이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삼성이 메모리카드 시장에 뛰어든 것을 두고 메모리카드 업계에서는 ‘샌디스크 인수에 실패한 삼성이 이번에는 메모리카드 시장을 통해 우회적으로 샌디스크 고사(枯死)시키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많다.
고품격 프리미엄 메모리카드

삼성이 대만과 유럽시장에 출시한 프리미엄 메모리카드들.
지난해 10월 대만과 홍콩 등에서 론칭 행사를 했고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시장에는 지난해 11월초부터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찾아볼 수 없다.
알루미늄 재질로 포장된 삼성의 메모리카드는 한눈에 보더라도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풍긴다. 그러나 경쟁 업체에 비해 같은 용량의 제품이라 하더라도 가격이 높게 책정된 것이 부담이다. 그 때문인지 삼성 메모리카드가 시장에 선보인 지 100일 정도 지난 2010년 2월 현재까지 시장 반응은 냉담한 편이다. 유럽의 경우 프랑스에서 시장 점유율이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등 선전했을 뿐 영국과 독일, 대만 등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