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는 외형에만 신경 쓰는 게 아니라 브랜드 철학과 가치를 제품에 녹인 브랜드가 더욱 인기를 끌 것이다. 스위스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 가방은 트럭 덮개로 쓰던 폐 방수포(물이 스며들지 못하게 방수제를 발라 가공한 피륙)를 재활용해 만든다. 가방 끈은 폐기 처분된 자동차의 안전벨트를 이용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프라이탁의 기특한 아이디어와 제품 생산 방식은 남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좇는 소비자층의 주목을 받았다. 자칫 “쓸모없는 물건을 터무니없는 가격에 구입하는 것 아닌가” 하는 염려를 줄 수 있었지만 “세상에 하나뿐인 패턴의 가방”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인케이스와 프라이탁 모두 브랜드 철학을 라이프스타일로 풀어낸 브랜드다.
스마트폰 등장 덕분에 헤드폰 시장 역시 전성기를 맞았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헤드폰 시장의 규모가 최근 2년 새 50% 이상 커졌으며, 이 중 프리미엄 헤드폰 시장(판매가격 30만 원 이상) 점유율이 2011년 7%로 2년 새 7배 이상 성장했다. 스마트폰이 기존 MP3 시장을 대체하면서 음악 감상을 하는 가장 보편적인 기기가 됐을뿐더러, 헤드폰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고객의 삶을 바꾸는 브랜드

최근 인케이스코리아는 로컬 브랜딩의 일환으로 국내 창작 디자인 그룹인 스티키몬스터랩(Sticky Monster Lab, 이하 SML)과 아이폰 케이스 협업을 진행해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SML의 마니아층을 염두에 두고 300개만 제작했는데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지 7분도 채 되지 않아 완판된 것. 부창조 SML 아트디렉터는 “인케이스와의 협업은 새로운 시도였기 때문에 결과물이 나온 것 자체가 성과”라고 말했지만 고객 반응은 뜨거웠다.
인케이스코리아는 자체 비용으로 2011년부터 계간지 ‘스펙트럼’을 발간하고 있다.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잡지 스펙트럼은 패션과 아트, 디자인, 뮤직, 스트리트 등 다양한 하위문화를 지향하는 인케이스의 정체성을 대중에게 소개하고 국내 유망주 아티스트를 발굴해 알리는 게 목표다. 김세일 스펙트럼 아트디렉터는 “인케이스가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스토리로 녹여낸다. 디지털 기기의 액세서리를 디자인하는 인케이스는 어느 브랜드보다 디지털화된 동시에 아날로그적이다. 단순히 제품을 팔기 위해 광고하는 것으로는 영민한 요즘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인케이스는 사진작가를 위한 카메라 컬렉션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단순한 액세서리 브랜드에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발전하는 것이 목표다. 애플의 디자인 철학을 이해하고 여기에 문화적 감성을 더한 인케이스는 애플과 함께 세계 디자인 피플들의 삶을 더 편리하고 세련되게 바꿔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