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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경종 울린 ‘민노총 충격 보고서’

“민주노총 해체해야 노동운동 산다”

노동계 경종 울린 ‘민노총 충격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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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경종 울린 ‘민노총 충격 보고서’

‘민노총 충격보고서’ 저자 권영목씨는 민노총 초대 사무총장을 지냈다.

강승규 전 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2001년부터 4년 동안 조합정책에 협조하 는 대가로 80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가 구속된 사건과 현대자동차 노조 간부들이 8억원 가까운 뒷돈을 챙긴 취업 비리 사건, 현대차 노조위원장이 2003년 임금협상과 관련해 회사 측 관계자한테 2억원을 받아 구속된 사건, 2005년 1월 드러난 기아차 노조의 채용비리사건 등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권 전 대표는 이와 같은 민노총의 부패상을 이렇게 분석한다.

“썩어도 너무 썩었다. 민노총 출범 초기에 벌어진 비리가 문어발처럼 뻗어나와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쪽이나 저쪽이나 온통 시커멓게 썩었다. 권력이 집중되는 곳에 부패가 만연한다고 했던가. 이들은 허술한 감사제도와 투쟁이라는 무기를 내세워 힘을 얻고, 그렇게 얻어진 권력을 내세워 거리낌 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 비리가 너무 심해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만연되어 있다.”

# 2장 ‘파업공화국 민노총’

“민노총 설립 10년은 파업으로 해가 뜨고 파업으로 해가 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하는 국민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해마다 민노총의 총파업 뉴스가 세계 곳곳으로 배달되어 다른 나라 신문에 오르내릴 정도다.”

권 전 대표는 ‘깡패조직보다 무서운 노조의 투쟁방식’의 대표적인 예로 2005년 5월에 벌어진 울산 플랜트노조 파업을 들었다. 당시 배관공, 용접공 등 일용직 근로자들로 구성된 플랜트노조는 근로조건 개선, 근로기준법 준수 등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그러나 원청업체인 대기업과 이들을 직접 고용하는 전문건설업체들은 플랜트 노조원들과의 고용관계가 모호하다는 이유를 들어 단체교섭을 거부했고, 이에 노동자들이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협상이 결렬되자 노조원들은 울산공장 내 70여m 높이의 정유탑을 점거하고 고공농성을 벌였으며 경찰은 경찰특공대를 전격 투입해 상공에서 물대포를 쏘는 방법으로 진압했다.

권 전 대표는 “(18일간의) 울산플랜트노조 파업에 동원된 경찰력은 9개 중대 1000여 명에 달했다. 과격시위로 국가의 공권력이 낭비된 것이다. 경찰이 노조의 천막 안에서 압수한 물품을 보면 우리의 노동운동이 얼마나 과격한지를 짐작하고도 남는다”고 밝혔다.

당시 파업현장에서는 화염병 8개, 쇠파이프 497개, 쇠갈고리 16개, 새총 11개, 볼트와 너트 등 새총알 500개, 4리터짜리 시너통 4개 등 모두 1134점의 시위용품이 발견됐다.

저자는 파업으로 인한 경제손실을 지적하며 2005년 2월 강성 노조의 극한투쟁으로 폐업한 중소기업 대덕사의 사례, 노조의 극렬투쟁을 견디다 못해 파산기업인 금강화섬을 인수한 경한인더스트리가 낙찰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벌인 사례 등도 자세히 소개했다.

이 외에도 권 전 대표는 2004년 보건의료노조 파업과 GS 칼텍스 파업의 경우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는 중에 벌인 파업으로 노조의 일방성에 의해 벌어진 일”로, 2005년 벌어진 항공사 조종사 노조 파업의 경우 ‘그들만의 배부른 투쟁’으로 평가했다.

# 3장 ‘회의조차 하지 못하는 말뿐인 민주노조’

이 장에서 권 전 대표가 하고 싶었던 말은 한마디로 정리된다.

“자기 생각이 옳더라도 상대방을 설득하지 못한다 하여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민주가 아니다. 더구나 남의 강제에 의한 것도 아닌, 단결을 생명처럼 주장하는 사람들이 회의조차 진행 못하고 폭력과 욕설에 의존하면서 국민의 지지를 받고자 하는 것은 참으로 염치없는 일이다.”(83~94쪽)

화염병, 쇠파이프…깡패보다 무서운 노조

권 전 대표가 민노총의 비민주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은 사건은 2005년 3월에 열린 민노총 임시대의원회의다. 권 전 대표는 당시에 대해 “회의장은 강경파와 반대파 간의 몸싸움으로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고 적었다. 그는 또 “실제로 파업을 주도하는 강경파는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들만의 총파업을 위해 나머지 조합원들을 희생시키는 비민주적인 조직”이라고 민노총을 꼬집었다.

권 전 대표는 국민파, 중앙파, 현장파 등으로 불리는 민노총 내부의 정파 간 갈등이 민노총의 비민주성을 심화하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민노총 조합원 중 20~30%(전체 근로자의 2% 미만)에 불과한 현장파와 중앙파가 파업에너지를 분출한다는 게 권 전 대표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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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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