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호

한화생명, 불모지 베트남에서 보험의 꽃 피우다

[韓-베트남 수교 30年 연중기획 | 한국 기업, 飛上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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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2-07-22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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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년 영업점 3곳으로 출발, 현재 140개로 늘어나

    • 지난해 수입 보험료 2150억 원… 13년 만에 120배 증가

    •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보험시장 성공적 안착

    • 저축성 보험 선호하는 고객 니즈 맞춘 상품 출시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한 지 올해로 30주년을 맞는다. 한 세대 만에 양국은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로 격상됐고, 긴밀한 협력국가가 됐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양국이 서로에게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베트남은 지난해 중국·미국에 이어 한국이 수출을 가장 많이 한 세 번째 국가였고, 중국·미국·호주·일본·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여섯 번째로 수입을 많이 한 나라다. 한국과 베트남 양국이 이처럼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은 일찌감치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들의 노력 덕택이다. 한국-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상생 경제협력 모델 구축에 앞장서 온 우리 기업들의 활약상을 연중기획으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한화생명 베트남법인 전경. [한화생명]

    한화생명 베트남법인 전경. [한화생명]

    “베트남 보험산업은 해마다 10% 이상 고성장하고 있고, 보험 수요층인 30세 이하 인구가 전체 인구의 60%로 보험시장의 성장잠재력이 매우 크다. 60여 년간 한국에서 생명보험산업 발전을 선도해 온 것처럼, 베트남에서도 최고의 상품과 고객 서비스로 베트남 보험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위대한 도전’의 역사를 펼쳐나가겠다.”

    2009년 3월 31일, 신은철 당시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부회장은 베트남 영업 개시에 앞서 열린 하노이 사무실 개소식에서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신 부회장이 언급한 ‘위대한 도전’은 13년 만에 ‘비약적 매출 증가’로 증명됐다.

    지난해 한화생명이 베트남에서 거둔 신(新)계약 실적은 1조169억 동으로 원화로 환산하면 564억4000만 원에 달한다. 이는 영업을 개시한 2009년 첫해 410억 동(22억8000만 원)에 비해 25배 정도 성장한 것이다. 수입 보험료도 2009년 322억 동(18억 원)에서 지난해 3조8748억 동(2150억 원)으로 120배 가까이 늘었다. 영업점도 2009년 호찌민 2개, 하노이 1개 등 3곳에서 현재는 다낭과 껀터 등 베트남 주요 도시 140곳으로 크게 늘어 전국적 영업망을 구축했다.

    한국인 주재원 3명뿐

    한화생명 베트남법인 고객센터. [한화생명]

    한화생명 베트남법인 고객센터. [한화생명]

    한화생명은 2005년 12월 베트남 하노이에 주재사무소를 개설한 지 3년 3개월 만인 2009년 4월 한국 생명보험사로는 최초로 베트남 보험시장에 진출했다.



    인구 1억 명에 육박하는 베트남은 인구구조 측면에서 젊은 층이 많고, 보험침투율과 밀도가 아시아에서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보험업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시장이다. 한화생명이 일찌감치 베트남에 진출한 이유가 그 때문이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 보험사들이 베트남 정부로부터 영업허가를 얻은 뒤 본격적 영업을 시작하는 데 5년 정도 소요된 것에 비해 한화생명은 최단기간에 영업 준비를 마치고 보험 영업에 뛰어들었다. 더욱이 국내 생명보험사가 단독으로 지분 100%를 출자해 해외 보험 영업을 위한 현지법인을 설립한 것은 한화생명이 첫 사례였다.

    베트남은 한동안 국민 사이에 보험에 대한 인식이나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베트남 국민 사이에 보험을 통한 보장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보험산업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베트남 진출 13년째를 맞이한 한화생명은 안정적인 조직 확보와 실적 달성으로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생명이 베트남 생명보험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보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꼽을 수 있다.

    황준환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장(왼쪽) 및 임직원들. [한화생명]

    황준환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장(왼쪽) 및 임직원들. [한화생명]

    500명이 넘는 한화생명 베트남법인 직원 중 한국인은 법인장을 포함해 주재원이 3명뿐이다. 영업과 교육, 재무관리 등 대부분 업무를 현지 인력이 담당하는 것. 이들 현지인은 베트남 생명보험 및 금융 환경에 밝을 뿐만 아니라 9062명에 달하는 보험설계사들과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유대감이 강해 조직 경쟁력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황준환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장은 “현지인들은 한화생명이 한국에서 거둔 성공 사례를 현지 실정에 맞게 접목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이 3년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베트남 보험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도 현지에서 채용한 인력들의 노력 덕택”이라고 말했다.

    현재 베트남 생명보험 시장에는 총 18개사가 영업하고 있다. 이 가운데 베트남 현지 회사는 바오비엣 1개사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신규 판매액 기준으로 10위에 랭크돼 있고, 주력 판매 루트인 설계사 채널만 놓고 보면 6위를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 보험시장은 보장성보험보다는 저축성보험이 더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 주식시장 및 부동산시장의 활황에 힘입어 높은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투자형 상품인 변액보험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흐름에 발맞춰 한화생명 베트남법인도 금리연동형 저축상품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보험 가입 기간에 고객의 사망·재해 등을 보장하고, 만기 때는 고객에게 약정한 이율에 따라 만기보험금을 지급하는 종합 금융형 상품이다. 2019년에는 단체보험 시장에도 새로 진입해 베트남 진출 계열사를 포함한 한국 기업은 물론 로컬 기업을 대상으로 단체 보장성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황 법인장은 “지난해부터 변화하는 고객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베트남 최고 자산운용사인 비나캐피털과 함께 변액보험을 출시했다”며 “변액보험이 현재 보험 판매 비중의 15% 정도인데, 앞으로 30%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영업 네트워크 확장 외에도 다양한 베트남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 확대와 현지 맞춤형 상품 개발, 고객 서비스에도 주력하고 있다.

    디지털 금융 서비스 확대 추진

    2020년 9월 현지에 설립한 자회사 HFT(한화금융기술)가 베트남 금융의 중심축 역할을 할 예정이다. 최근 고객 전용 앱 ‘라임(LIME)’과 보험설계사용 앱 ‘라임프로(LIME Pro)’를 개발하는 등 베트남법인의 디지털 경쟁력을 고도화했다. ‘라임프로’는 교육과 고객관리, 가입 설계와 청약, 소득 관리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고객이 직접 필요한 보장을 조합해 자신에게 꼭 맞는 보장 상품을 구성할 수 있는 모듈형 보험도 온라인에서 곧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에서 생명보험 산업 발전을 선도해 온 한화생명은 선진 교육 시스템과 활동 관리 시스템 노하우를 베트남 현지 문화에 맞게 이식함으로써 수교 30주년을 맞는 베트남에서 보험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것은 물론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에서 일하는 현지인들의 소득수준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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