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호

“집 사고팔 때 ‘바닥 시그널’ 5가지 꼭 확인하세요” [+영상]

부동산 컨설턴트 김인만이 알려준 아파트값 저점 신호

  •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입력2023-08-20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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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점 대비 30% 하락하면 집값 바닥 도달

    • 양도세 조특법은 부동산 매수하라는 신호

    • 당분간 보합세 이어져… 2차 하락 가능성도

    [+영상] 부동산 2차 하락 시그널 '이것' 주목하라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바닥을 지나가야 다음 상승장으로 진입할 수 있다. 만약 바닥 시그널을 감지하면 공포에 떨기보다 다행으로 여기라”고 조언했다. [조영철 기자]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바닥을 지나가야 다음 상승장으로 진입할 수 있다. 만약 바닥 시그널을 감지하면 공포에 떨기보다 다행으로 여기라”고 조언했다. [조영철 기자]

    8월 초 현재, 전국 아파트 가격은 3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8월 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7월 31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이전 주보다 0.02% 상승했다. 지방은 하락 폭이 줄었다. 일각에서는 이제 집값이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집값 바닥론’이 고개를 든다.

    한편에선 현재 아파트 매매 가격이 바닥을 찍었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집값이 저점을 찍고 상승기에 접어들었다는 ‘상승론’과 반짝 상승 후 다시 하락할 것이라는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가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이에 대해 “집값이 진짜 바닥을 찍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리트머스지는 ‘바닥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집값이 바닥을 나타내는 신호를 제대로 해석하고 합리적으로 대응하면 적절한 부동산 매매 시점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부동산 분야 컨설턴트로 대중적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부동산R114 VIP상담위원, 한국개발연구원(KDI) 부동산자문 등으로 활동하며 부동산 하락기에 나타나는 다양한 징조를 짚어내 주목받았다. 바닥의 시그널과 시장의 순환 분석을 바탕으로 부동산시장 상황을 예측하는 데 강점이 있다는 평을 받는다. 최근 ‘앞으로 3년 무조건 올라가는 곳 알려드립니다’(베가북스)라는 책을 낸 그를 8월 초 만나 얘기를 들었다.



    바닥 시그널이란 뭔가.

    “집값이 바닥을 지났음을 나타내는 신호를 뜻한다.”

    무엇을 바닥 시그널 지표의 기준으로 삼나.

    “부동산 분야에서는 집값이 바닥이라는 징조를 한 가지 지표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내 경우 부동산시장 전망에 활용하는 핵심 지표 다섯 가지를 분석해 집값 바닥 여부를 판단한다.”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집값 바닥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뉴스1]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집값 바닥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뉴스1]

    2021년 고점 찍고 이듬해 40% 하락, ‘바닥 시그널’

    바닥 시그널을 확인하는 다섯 가지 지표가 뭔가.

    “고점 대비 하락 폭 확인하기, 미분양 확인하기, 패닉 셀(panic sell·매도인의 심리가 공황 상태가 돼 비이성적으로 집을 파는 투매 현상) 발생자 확인하기, 강남 규제지역 해제 및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 양도소득세 특례다. 그중 양도세 특례가 가장 강력한 집값 바닥 신호라고 할 수 있다.”

    고점 대비 얼마 하락하면 집값이 바닥에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는가.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고점 대비 30% 또는 그 이상 하락하면 바닥에 도달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우리는 2021년 하반기 거래가가 최고점이라는 걸 안다. 2022년 12월~2023년 1월에 거래된 가격이 1차 바닥이라는 점도 확인했다. 일례로 2023년 6월 송도 더샵퍼스트파크 F15블럭 전용 84㎡ 실거래의 경우 2021년 9월 19층이 14억7000만 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이후 꾸준히 하락해 2022년 11월엔 11층 같은 평형이 8억8000만 원에 거래됐다. 고점 대비 40%나 하락했다.”

    최근 실거래 추이만 보고 집값 바닥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단편적 해석이 아닐까.

    “과거 사례를 통해서도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하면 집값이 바닥에 가깝다는 걸 알 수 있다. 부동산시장 격동기이던 2006년 서울 강남구 도곡렉슬 아파트 84㎡ 19층 매물이 15억 원에 거래됐다. 2013년 3월 해당 아파트의 같은 평형 6층 매물이 9억5000만 원에 거래돼 최고점 대비 36% 하락했다.”

    바닥 신호 두 번째로 미분양 확인하기를 언급했다. 미분양 물량 추이가 어떻게 부동산시장 분위기를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 있나.

    “분양은 투기보다는 실거주 목적의 수요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미분양이 늘어난다는 것은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도 내 집 마련을 미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아무리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라도 집값이 더 내려갈 것 같은 분위기에서 용감하게 집을 사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주택을 구매하지 않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자금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구매 능력이 낮거나 자금은 있는데 굳이 주택을 구매하려는 의지가 약한 분이 많아서 부동산시장 침체기에 더욱 움츠러드는 경향이 있다.”

    부동산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보는 서울 및 수도권의 미분양 물량 수준은 얼마인가.

    “전국 기준 미분양 10만 호가 넘으면 부동산시장이 매우 좋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 기준 미분양 3000호, 경기 기준 2만4000호, 인천 기준 5000호 정도가 위험 수준이다. 미분양이 늘어나면 건설 경기가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도산하는 건설 회사가 늘어난다. 그 여파로 협력사들과 더불어 가구, 가전, 이사, 부동산 중개 등 여러 연관 업종이 불황에 시달릴 것이다. 내수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장기적으로는 공급 물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미분양이 위험 수위로 올라가면 정부는 건설 경기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집을 사고팔 때는 미분양 추이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강남 규제 풀지 않았다 = ‘최악의 바닥’ 아니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의 미분양 추이는 어떤가.

    “서울 지역 미분양 최고 기록은 2013년 9월 4331호다. 2023년 2월 2099호로 늘어났다가 5월 1144호로 줄어들었다. 우려할 단계는 아니며 전국 미분양 물량과 비교하면 상당히 안정권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2021년 12월 54호에서 1년 4개월 만에 1058호로 증가한 추이를 고려하면 예의 주시할 필요는 있다.

    다행인 점은 2023년 1월 이후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서울로 수요가 유입되고 있고 중도금 대출 허용, 실거주 요건 폐지, 무순위 청약 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당분간 서울 미분양 증가세는 지방과 달리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경기도는 2023년 1월 8052호로 급증한 후 5월 6958호로 소폭 줄어들었고, 아직 위험한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2021년 12월 1030호에서 1년 만에 7배가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향후 부동산시장 분위기에 따라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경기도의 최다 미분양 기록은 2013년 10월 2만8399호다.”

    2021년과 2022년 패닉 셀 추이는 어땠나.

    “보통 매수심리가 20 이하로 떨어지고 6개월이 지나도 회복하지 못하면 10 이하로 떨어지면서 패닉 셀 현상이 발생한다. 매수심리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위로 형성돼 있으면 매수심리가 우위며, 아래면 매도심리가 우위라고 해석한다. 2021년 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서울의 매수심리 지수 그래프를 보면 2021년 10월 100 아래로 내려온 후 계속 하락하다가 2022년 상반기에 잠시 반등했다. 6월부터 하락 폭이 가팔라지더니 2022년 10월 패닉 셀 라인인 20 아래까지 떨어졌다. 다행히 3개월 만인 2023년 1월 심리 지수가 패닉 셀 라인 위로 올라와서 큰 고비는 넘겼다, 만약 정부의 규제 완화가 몇 달 더 늦었더라면 심리 지수가 과도하게 낮게 유지되면서 예상보다 빨리 패닉 셀이 발생했을 수도 있던 위험한 상황이었다.”

    2022년 금리인상으로 집값이 내려가자 정부가 6월 30일 경산, 여수, 순천 등 11개 지역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했다. 2023년 1월 3일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하고 모든 규제지역이 해제됐지만 끝내 강남권 규제는 풀지 않았다. 무슨 의미인가.

    “정부가 아직 최악의 바닥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정부로서는 실수요층이 두꺼운 강남의 집값이 오르면 전체 부동산시장에 풍선효과가 생기기에 강남의 규제만큼은 풀어주고 싶지 않을 것이다. 만약 강남에 대한 규제가 해제된다면 부동산시장이 매우 어렵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DSR 규제 해제를 예의 주시해야 하는 이유가 뭔가.

    “DSR는 소득과 연동한 상환 능력에 비례해서 대출한도가 결정된다. 연간소득이 1억 원일 때 DSR가 40%면 모든 대출의 연간 총원리금 상환액은 4000만 원 이내여야 한다. DSR는 주택담보대출 연간 원리금(원금+이자) 상환액에다 다른 대출도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적용한다. 대출은 구매 능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구매 능력이 떨어져 주택 수요 감소 효과가 발생한다. 결국 집값이 더 떨어지면 정부는 DSR을 풀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꺼번에 규제를 풀기보다 조금씩 비율을 조정하거나 한시적으로 기간을 정하고 풀어줄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DSR 규제가 언제 풀리는지, 풀리더라도 전면적으로 풀리는지, 관찰하면서 바닥 시그널을 포착해야 한다.”

    왜 양도세 특례가 부동산시장의 바닥을 지나가고 있다는 가장 강력한 시그널인가.

    “양도세 특례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99조의 2 내용으로 한시적 기간 내 9억 원 이하 신규 또는 미분양주택을 구매하거나 1가구 1주택자가 보유한 9억 원 또는 85㎡ 이하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 5년간 양도소득세를 면제해 주는 정책이다. 정해진 기간까지 조건에 맞는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 취득 시점부터 5년 동안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해 양도세가 면제되고, 5년이 지나도 그 이후부터 발생한 양도차익에만 양도세를 내면 된다, 또 기존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특례로 구매한 주택은 주택 수에서 제외돼 기존 주택을 1가구 1주택 비과세로 양도할 수 있다. 단 9억 원까지 비과세 처리가 가능하다. 보통 양도세 감면 조특법은 집값 바닥 직후 나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양도세를 감면해 준다는 조특법이 나오면 그때가 부동산을 매수해야 하는 시기다.”

    양도소득세 특례는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지나가고 있다는 가장 강력한 시그널이다. [Gettyimage]

    양도소득세 특례는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지나가고 있다는 가장 강력한 시그널이다. [Gettyimage]

    하반기 V자 반등 기대 어려워

    2023년 하반기 집값은 어디로 흘러갈까.

    “과도한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에서 빠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1차 하락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폭락한 가격에서 일정 부분 회복한 수준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당분간 보합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폭락도 폭등도 어렵다는 의미다.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보합이 L자처럼 등락 없이 바닥 가격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점이다. 등락을 거듭하면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팽팽한 줄다리를 한다는 의미다. 1차 바닥을 확인한 후 어느 정도 회복하면서 반등하겠지만, V자 반등이 될 수 없다. V자 반등은 전고점을 뚫고 더 높이 상승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 과연 2021년 하반기 가격을 넘어 더 높이 오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금리, 전세, 집값, 경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어렵다고 본다. 오히려 ‘2차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김 소장은 마지막으로 “부동산 투자자들이 불안한 마음을 접고 발상을 전환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새벽이 지나야 해가 뜨고 내리막길을 내려와 산골짜기를 지나야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 부동산 투자도 마찬가지다. 바닥을 지나가야 다음 상승장으로 진입할 수 있다. 만약 바닥 시그널이 나온다면 공포에 떨기보다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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