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2로 끝나는 해가 저점
20년 주기 투자 기회 중 최고는 1982년
10월 말 사서 장기 보유하면 볕 들 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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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윌리엄스는 세계 선물 트레이딩 월드컵(World Cup Championship of Futures Trading)이라는 실전투자대회에서 1년 만에 1만 달러를 110만 달러로 불리면서 우승한다. 이 기록은 그 후에 한 번도 깨지지 않았다.
투자 기법을 가르치는 일에도 뛰어났다. 1997년 윌리엄스는 당시 열일곱 살이던 딸 미셸 윌리엄스에게 투자 기법을 가르쳤다. 미셸은 그해 세계 선물 트레이딩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아쉽게도 딸은 전업투자자가 아니라 영화배우가 됐다. 그녀는 2012년 영화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래리 윌리엄스는 강의하는 도중에 주식 투자를 해 100만 달러를 벌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이 도전에 ‘래리 윌리엄스 백만 달러 도전(Larry Williams Million Dollar Challenge)’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는 도전에 성공했다. 제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100만 달러를 벌었다.
주가에도 패턴 있다는 주장
래리 윌리엄스는 스무 살 되던 해인 1962년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그는 주식시장의 패턴을 파악하는 일에 집중했다. 수십 년간의 투자와 분석 끝에 그는 주식시장의 수익이 고르게 분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정 연, 월, 일에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보였다. 그는 이를 법칙으로 만들고 본인 거래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2003년에는 패턴 투자 기법을 바탕으로 ‘The Right Stock at the Right Time’이라는 책을 썼다.필자는 이 책을 10여 년 전 처음 읽었다. 책에 나온 패턴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미국 주식시장이 2022년 10월쯤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이는 현실이 됐다.
래리 윌리엄스의 책에서는 미국 주식시장을 10년 패턴으로 설명한다. 미국 주식시장은 대부분 2로 끝나는 해에 바닥이 온 경우가 많았다(간혹 3으로 끝나는 해도 있었다). 예를 들면 1922, 1932, 1942, 1962, 1982, 2002, 2022년에 실제로 주식시장에 바닥이 왔다. 1952, 1992, 2012년도 바닥은 아니었지만 주식을 사서 장기 보유하기 상당히 좋은 시점이었다.
다우존스 지수(미국 30개 대표 종목 주가를 산술평균한 지수)의 10년간 패턴을 분석한 그래프. [강환국]
매년 하반기, 대통령 임기 중반이 투자 적기
래리 윌리엄스는 4년마다 시장에 저점이 생긴다는 점을 짚었다. 이는 미국 대통령의 임기와 관계가 깊다. 주로 대통령 2년차, 즉 중간선거가 있는 해가 주식시장의 저점이었다. 그리고 이듬해 주식이 크게 상승하는 패턴을 발견했다.실제로 S&P500 지수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대통령 3년차에 단 한 번도 하락한 적이 없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집권 2년차인 2022년 미국 시장에 저점이 왔다. S&P500 지수가 3500대로 떨어졌다. 그리고 대통령 3년차인 2023년 주가가 반등했다. 7월에는 4500선까지 올랐다.
미국 대통령 임기와 주가의 상관관계를 나타낸 그래프. [hinch holdings]
1980~2021년까지 각 해 5~10월과 11~4월의 S&P500 지수를 비교한 그래프. [강환국]
1980~2021년까지 각 해 5~10월과 11~4월의 KOSPI 지수를 비교한 그래프. [강환국]
투자하려면 20년 주기에 주목
지금까지 언급한 조건을 전부 종합해 투자한다고 가정해 보자. 2로 끝나는 해 가운데 미국 중간선거가 겹치는 시점은 20년에 한 번씩 온다. 11~4월에 주가가 낮아 투자할 경우 주식 수익이 좋으니 그해 10월 말부터가 투자의 적기다.1922년부터 분석해 보자. 1922년 말은 주식을 사기 매우 좋은 시점이었다. 당시 다우존수 지수(미국 30개 대표 종목 주가를 산술평균한 지수)는 60~70대를 횡보했다. 하지만 1929년 다우 지수는 150~160대로 올랐다. 주가를 추종하는 대장주만 사들였어도 7년 만에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던 시점이었다.
20년 뒤인 1942년 말도 투자의 적기였다. 당시 다우 지수는 100선을 유지했다. 이듬해부터 급등세를 보이더니 1946년 200대까지 올랐다. 이때 전량 매수하지 않고 10년을 더 버텼다면 5배 정도의 수익을 기대해 볼 수 있었다. 1956년 다우 지수는 500을 상회한다. 1962년 말의 투자 수익률도 비슷했다. 1961년까지 700을 상회하던 다우 지수는 550대로 급락했다. 이때 산 주식을 1966년까지 보유했다면 약 2배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 당시 다우 지수는 1000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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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윌리엄스의 20년 주기설을 근거로 필자는 지난해 3분기부터 예언에 나섰다. “우주의 기운이 모인다”는 농담과 함께 주식시장의 반등점이 가까워졌다고 주장했다. 래리 윌리엄스의 이론을 빌린 내 주장은 맞아떨어졌다. 지난해 9월 30일 S&P500 지수는 3585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날을 기점으로 주가는 상승세에 돌입했다. 올해 8월 2일에는 S&P500 지수가 4513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30일에 비해 26%가량 올랐다.
그리고 또 20년이 흐른 후 미국 주식시장은 다시 바닥을 찍었는데 현재 바닥에서 약 30% 상승한 단계다(S&P500 기준). 최근 100년간 미국 시장은 한 번도 예외 없이 2로 끝나는 해와 중간선거가 겹치는 해에 저점을 찍었다. 그 후 주식시장이 1942년, 1982년처럼 5배, 10배 상승한 적도 있다. 덜 올라도 4~5년에 걸쳐 2배 정도 올랐다.
물론 이번에도 이 역사가 되풀이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일단 저점이 잘 맞은 것을 보면 향후 몇 년간은 미국 시장이 상승할 것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미국 주식시장의 우상향은 한국 주식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강환국
2021년 7월 직장인 투자자에서 ‘30대 파이어족’으로 변신한 인물.계량화된 원칙대로 투자하는 퀀트 투자를 통해 연 복리 15%대의 수익률을 거둬 입사 12년째인 38세 때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나와 파이어족이 됐다. 현재 전업투자자이자 구독자 13만2000명 유튜브 채널 ‘할 수 있다! 알고 투자’를 운영하는 유튜버, 투자 관련 서적을 집필하는 작가, 온·오프라인 투자 강의를 하는 강사로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