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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대표 자신을 향한 사법리스크를 최대한 늦춰 내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그가 공천권을 행사할 당대표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이 대표는 현재 여러 사법리스크에 노출돼 있습니다.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을 필두로, 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금 논란 등에 휩싸여 있습니다.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정자동 호텔 특혜 의혹까지 그가 자치단체장 시절 행한 굵직한 사업 상당수가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됐습니다. 여기에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제기돼 있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몰랐다는 대선후보 시절 언론 인터뷰로 인해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 대표를 둘러싼 이 같은 사법리스크 중 어느 것 하나라도 현실화될 경우 정치생명이 크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인 것이지요.
이 대표가 이 같은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대표직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깔끔하게 사퇴하고 검찰의 수사를 받은 후 법원의 판단을 거쳐 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 그 때 돌아오면 안 되는 걸까요.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이 사법리스크 방어에 유리할 뿐 아니라 총선 이후 자신의 정치적 미래까지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란 시각이 많습니다. 총선 공천은 자신과 정치적 미래를 함께할 동지를 만들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은 윤석열 대통령을 선출했습니다. 정권교체를 선택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대표가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뛰어들면서 6·1 지방선거는 ‘대선 연장전’으로 비쳤습니다. 결과는 국민의힘 압승, 민주당 참패였습니다. 국민이 또다시 민주당과 이 대표를 심판한 것입니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 나서 당대표에 올랐습니다. 그 결과 윤석열 대 이재명 대결 구도가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국민이 끝난 것으로 여기는 ‘대선’이 축구에 비유하면 ‘인저리 타임’에 접어든 느낌을 주는 겁니다.
대한민국 주권자이자 유권자인 국민은 내년 총선에서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요. 전망은 엇갈립니다.
정권 중반에 치러지는 총선은 정권심판 여론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일반적 시각입니다. 그런데 내년 총선은 특이하게도 이재명 심판, 또는 민주당 심판론이 작동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전당대회 돈 봉투 논란, 김남국 의원 코인 투자 논란 등에 대한 심판 여론이 총선 민심으로 표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국민은 투표장에 나가 ‘최종 선택’을 합니다. 그에 앞서 주권자에게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은 정당 몫입니다. 이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어떤 선택지를 제공할까요. 이른바 ‘개딸’과 친명이 선호하는 선택지를 내밀까요. 아니면 더 많은 국민이 원하는 선택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내려놓을까요.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 하반기 국정운영을 좌우할 풍향계일 뿐더러, 정치인 이재명과 제1야당 민주당의 정치적 명운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총선까지 7개월가량 남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확인해 주십시오.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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