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17일 경의선에서는 남측 열차(왼쪽)가, 동해선에서는 북측 열차가 비무장지대를 통과해 철도를 달리는 1회성 이벤트가 있었다.
지난 5월17일 남북은 56년 만에 철도를 잇는 1회성 이벤트를 열었다. 이날 금강산역에서 북한 열차를 타고 한국 동해안의 제진역까지 온 북한의 김용삼 철도상은 동승한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에게 “러시아 측에서 철도를 연결하는 데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장관이 “우리는 경부선이 잘 발달돼 있는데, 이를 활용하면 (연결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자, 김 철도상은 “(남측) 경부선으로 하면 러시아는 못 간다. 기술적으로 어렵다”라고 대꾸했다.
南 경의선, 北 동해선의 동상이몽
이에 앞서 금강산역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박정성 북측 철도성 국장은 격앙된 목소리로 “동해선 철도 완전 연결을 위해서는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동해선 전 구간의 철도를 연결해 민족 공영에 기여하자”고 원고에 없던 내용을 말했다. 우리는 남북 철도 잇기를 경의선 연결로 이해하고 있는데 북한은 일제히 동해선 연결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남북 철도 잇기는 군사분계선으로 잘린 한반도 종단철도(TKR)를 부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철도를 러시아의 시베리아횡단철도(TSR)에 연결해 유럽까지 잇자는 것이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일관된 정책이었다. 한국은 TSR에 연결할 TKR로 부산-대구-대전-서울-문산-개성-평산-세포청년-원산-고원-함흥-청진-나진-두만강을 잇는 노선을 생각했다. 두만강역에는 러시아의 하산역을 잇는 철도가 연결돼 있는데 여기서부터는 TSR이다.
그런데 북한이 내놓은 노선은 전혀 다르다. 북한은 부산-포항-삼척-강릉-금강산-원산-고원-함흥-청진-나진-두만강을 잇는 철도를 TKR로 생각하고 있다. 원산 이북 지역에서는 남북이 생각하는 TKR 노선이 같지만, 원산 이남의 일부 북한 철도와 한국 철도에 대해서는 180도 다른 것이다. 문제는 북한이 주장하는 이 노선은 중간에 철도가 깔려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